■ 전문가들이 말하는 대비책은
10월1일 실시되는 SAT I 시험을 위해 12학년 학생들은 지난 여름 무척 바쁜 시간을 보냈다. 개학과 함께 입시생의 정점에 선 이들에게 이 시험은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10월 시험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학교수업에 지원서 작성 등을 하느라 시간을 쪼개 SAT 시험을 다시 준비하는 것 자체가 사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이런 상황이 온다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전문가들을 통해 답을 알아봤다.
서너번 응시결과가 비슷하다면 그게 실력
11월·12월에 또 보기엔 시간 많이 부족
재응시 준비 땐 기출문제 풀이 위주가 좋아
■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한다
10월 시험에서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나, 오히려 떨어졌다면 수험생들의 마음은 상당히 조급해 질 수 있다. 원하는 대학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11월은 물론, 12월 시험까지 주어진 기회를 모두 활용하겠다는 쪽으로 쉽게 흘러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당연한 심리적인 반응이지만 다음과 같은 점들을 한 번 꼼꼼하게 따져보자. 그러면 어느 정도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는 “자신이 원하는 점수에만 눈을 집중하다 보면 자신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분석을 소홀히 하게 된다”면서 “가장 현실적인 시각과 대안마련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 몇 번을 응시했나
대학 입시에서 SAT 시험 응시에 제한을 두는 학교는 없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응시는 자칫 SAT에 모든 것을 거는 학생으로만 비쳐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0월 시험까지 3, 4번을 봤는데 점수에 큰 차이가 없다면 다음 시험에서도 큰 폭의 상승을 그릴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는 SAT 시험의 성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2. 과거 점수 분석
추가 시험을 고려하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원했던 점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시험에서 받았던 점수들을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분석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2, 3번을 봤는데 계속 비슷한 점수대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본인의 실력이 그 정도 수준이란 얘기다.
물론 실력이 아닌 다른 확실한 이유 때문에 10월 시험을 망쳤다면, 재도전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실력과 능력을 배제한 채 맹목적으로 지금보다 무조건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도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 11월과 12월 중 어느 것을
지난 시험 성적들을 충분히 분석한 결과, 실력에 미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추가 시험을 치르게 된다. 올해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은 11월5일과 12월3일 두 번이다. 그런데 10월 시험 성적은 중순이 넘어야 알 수 있고, 11월 시험 등록마감은 10월7일이다.
시험을 치르고 난 뒤 점수가 기대에 미달할 것이라는 생각에 무조건 11월 시험을 등록하기보다는 일단 결과가 나온 뒤 12월 시험 응시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히려 11월 시험에서는 한국어 시험이 포함된 SAT 서브젝트 테스트가 필요한 경우 이를 응시하고, 12월 SAT I에 도전하는 것이 권장할만한 방법이다. 이는 어느 정도 재시험을 준비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 시험 준비는 어떻게
12학년 1학기는 사실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바쁘다. 이런 와중에 SAT 시험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시간적인 제약 속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틀린 문제들을 반드시 재검토해 자신의 약점을 보강해 가는 방식이 적당하다.
이와 함께 그동안 치렀던 과목별 점수를 비교해 본 뒤, 점수가 낮은 과목 중 잦은 실수가 발생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도 권장할만한 방법이다.
수 양 유에스 에듀 컨설팅 수석 컨설턴트는 “어느 과목 전체를 공부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약간의 노력을 기울였을 때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면서 “룰이나 규칙, 공식 등 암기성 문제들에서 실수하는 것들을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SAT에 매달려 GPA에 악영향 미치면 곤란
■ 지원서와 GPA
SAT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이 시험에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면 자칫 더 중요한 것들을 잃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학교성적(GPA)이 영향을 받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성적이다. 특히 명문대 진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공부해야 할 과목도 많고, 내용도 어렵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성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과연 SAT 시험에 어느 정도까지 투자를 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부여된다.
예를 들어 중간 정도의 대학에 지원할 계획이고, 그 수준의 SAT 점수를 받았거나 다소 못 미친다면, GPA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와 함께 지원서와 에세이 작성 등 입시준비 역시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 안배가 필수적이다.
지원서 작성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다. 수없이 검토를 반복해야 하고, 여기에 지원한 대학들에 맞게 버전이 부분적으로 제대로 수정됐는지도 살펴야 한다.
몇 십 점을 끌어올리기 위해 학업과 지원서 준비 시간을 줄이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특히 지원할 대학에 맞는 레벨이라면, SAT는 접고 차라리 그 시간에 학업에 충실하면서 탄탄한 지원서를 만들어 제출하는 편이 입시에서는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수 양 컨설턴트는 “ 개인적으로는 10월까지 3~4회 시험을 치렀는데 점수에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SAT에 매달리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면서 “SAT 점수가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몇 십 점을 올렸다고 해서 그것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로 명문대 입학사정에서 만점자들이 무수히 탈락하는 현상들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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