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명 여가수 이효리, 배우 배종옥, 그리고 송일국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채식이다.

최근 CNN의 닥터 산제이 굽타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심장 건강을 위해 육류, 유제품, 달걀, 생선 등을 완전히 끊은 채식(vegan)을 하고 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두 차례나 심장수술을 받았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기름진 햄버거, 스테이크, 치킨, 바비큐, 프렌치프라이 등을 선호했었지만 채식을 하면서 더 건강해지고 체중은 무려 20파운드나 줄었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심장건강을 위해, 체중감량을 위해, 종교적인 이유에서, 동물보호 실천을 위해, 혹은 광우병이나 각종 질환의 걱정으로 채식을 하는 한인들도 의외로 많다. 그런데 채식을 하면 영양섭취의 불균형은 없을까?

채식만으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건강한 채식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채식, 건강한 선택일까?
2006년 전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성인 인구의 약 2.3%, 즉 490만명 이상이 육류, 가금류, 생선을 먹지 않는 채식 습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채식의 장점은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섭취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콜레스테롤,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면 제2형 당뇨병, 관상동맥질환 등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임상영양학 저널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채식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았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도 고혈압 환자가 채식을 하는 경우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됐던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채식을 시작하면 단백질이나 영양소 결핍이 혹시 문제가 될까 걱정하게 된다.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 철, 칼슘, 아연, 비타민 B-12 등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하지만 콩이 지닌 단백질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2배 이상 함유돼 있다. 또한 현미잡곡밥만 먹어도 하루 필수 영양소는 거의 해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론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vegan) 식단을 하게 되면 비타민 B-12나 철분, 칼슘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콩이나 채소, 곡물 등을 다양하게 고루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영양학회(American Dietetic Association)의 가이드라인은 채식 식단을 유지하는 경우 지방은 2서빙, 과일은 2서빙, 채소는 4서빙, 콩류나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 음식은 5서빙, 홀그레인 곡물은 6서빙으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기본적인 채식 식단은 동물성 식품을 최대한 줄이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주의할 점은 한 가지 음식만 먹지 않는 것. 채식을 하더라도 다양하고 컬러풀하게 골고루 음식을 먹어야 한다.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s)은 컬러풀한 과일과 채소, 곡류에 함유된 성분으로 생리활성을 지닌 자연물질을 말한다. 주로 과일과 채소의 초록색, 빨간색, 노란색, 흰색, 보라색 등 색과 관련이 있다. 브로콜리의 루테인, 토마토의 라이코펜 같은 성분들이다.

파이토케미컬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각종 질병 및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성분들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채식을 한다고 해도 살이 꼭 빠지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단 음식, 염분 함유가 높거나 특히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이 높은 음식은 섭취를 자제해야 하며, 단일 탄수화물보다는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채식의 종류
일반적인 채식주의자(vegetarians)는 육류, 가금류, 생선을 먹지 않는 것이 기본이지만 채식 식단에도 종류가 있다. 간단하게 육류만 끊거나, 우유와 달걀까지 포함해서 동물성 음식은 전혀 먹지 않는다든지, 해산물은 포함시킨다든지 등으로 분류된다.

- 비건(Vegan): 완전 채식으로 육류, 가금류, 생선, 달걀, 유제품은 먹지 않는다. 완벽한 채식으로 식물성 음식만 먹는다. 벌이 만들어낸 꿀 같은 음식조차도 먹지 않는다.

- 락토-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 우유나 치즈, 요거트, 버터 같은 유제품은 먹지만 육류, 생선, 가금류, 달걀은 먹지 않는다.?

-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 육류, 생선, 가금류는 먹지 않지만 달걀과 유제품은 먹는다.

- 세미베지테리언(semivegetarian 혹은 flexitarian): 기본적으로 식물성 음식 위주로 먹지만 때때로 가끔 육류, 유제품, 달걀, 가금류, 생선 등을 먹거나 아주 소량으로 먹는다.

- 페스코(pesco): 유제품, 달걀, 생선까지는 먹는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