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이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 등 제3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를 ‘북한 이탈주민’(탈북민)이라 하고, 이들이 합법적으로 한국에 와서 살고 있으면 한국국민이고, 미국에 와서 살고 있으면 미국 영주권자이거나 시민권자이고, 영국 등 유럽에 가서 살게 되면 그 나라 국민이 된다. 미국 거주 한국동포들이 조건 없는 사랑을 더욱 더 베풀어야 할 대상은 한국인, 미국인, 유럽인이 아직 안 된 제3국 거주 탈북민들이다. 미국동포들이 이들을 지금보다 더욱 더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동포들은 한국계(Korean Family)이기 때문이다. 미국동포들이 어떤 배경으로 해서 미국에서 거주하게 되었든 상관없이 그 뿌리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둘째, 탈북민들은 미국동포들처럼 동일한 우리민족이기 때문이다. 같은 동족이 저렇게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지 않는가.
셋째, 우리민족이 중국 등 제3국 정부, 국민, 사회에 더 이상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등소평이라는 위대한 지도자를 만나 오늘날의 거대 중국으로 등극하였지만 경제발전과정에서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나 지방간의 소득격차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서 자국민이 아닌 이방인들을 걸림돌로 여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넷째, 탈북민들은 북한당국으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고 몰래 북한국경을 넘었기 때문에, 그리고 중국 당국의 허락 없이 입국하였기 때문에 법을 어긴 자들이어서 협박, 공갈, 사기 등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어떤 불가피한 사정으로 혹은 사기로 인한 위장결혼으로 탈북여성들이 낳은 아기들의 국적이 가장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다섯째, 탈북자들은 단지 북한국경을 몰래 넘었을 뿐, 법적으로는 엄연한 북한주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한주민도, 중국주민도, 남한주민도 아니어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도 없고, 인권도 비참하게 유린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서도 그들을 못 본 채 하는 것은 비인간적이고도 비도덕적인 행위에 해당한다.
여섯째, 그나마 다행히 중국국경을 넘어 중국탈출에 성공한 탈북자들은 수용환경이 매우 열악한 태국 난민수용소에서 여전히 인간의 기본 권리를 박탈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을 언제까지나 외면할 것인가.
일곱째, 내년부터는 미국동포들도 직간접적으로 모국인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미국동포들도 한국이 G7그룹 대열로의 등극을 위하여 직접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여덟째, 통일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그 때에 소요될 천문학적인 규모의 통일비용을 현재의 시점에서 점차 줄여나가야 하는 과업에 미국동포들도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탈북민들이 한국인이 되면 남북한 간의 문화적 대립과 갈등을 완화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통일 후 남북한 사회통합에 긍정적인 기능을 발휘하여 사회적 통일비용을 축소시켜 줄 것이다.
아홉째, 중국거주 탈북민 구출프로젝트는 중국내에서의 문제이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다소 비교열위에 있는 한국 정부나 민간단체들이 수행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서 한국의 선교단체들이 파송한 선교사들이 목숨 걸고 수행하고 있는 탈북민 구출프로젝트과정에서 그들이 수행하기가 어려운 국제단체와의 연결고리를 외교적으로 비교우위에 있거나 대응한 위치에 있는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이 담당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런 이유들로 250만명의 미국동포들이 ‘탈북민 자유 인권보호 평화센터’를 설립하라고 주장하고 싶다. 이 센터의 설립목적은 중국 등 제3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구출하여 자유와 인권보호가 보장되어 있는 나라 중 그들이 희망하는 나라에 가서 살게 하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를 되찾아 주고, 그들에게 인간으로서 누릴 기본적인 권리를 회복시켜 주어서 결국 ‘한반도평화’, ‘동북아시아 평화’, 나아가 ‘세계평화’의 초석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윤기관
SFSU객원교수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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