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험생 둔 부모가 할일
긴 여름방학도 이제 끝났다. 수험생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 마지막 고등학교 과정에 충실하면서 입시전쟁을 치러야 한다. 자녀들은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생애 첫 고된 시기를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자녀를 바라보고, 또 한편으로는 도와야 하는 부모들의 마음 역시 초조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어떻게 남은 4개월이란 시간을 꾸려나가야 할까. 전문가들을 통해 부모들이 해야 할 지원사격의 의미와 방법을 정리해봤다.
지원서·입시 일정 등 기본정보 파악
늘 격려와 동시에 도전의식도 북돋워야
부모는 조연일뿐, 선택 강요는 말도록
■ 알아야 돕는다
미국의 입시전쟁은 과거 한국에서 부모가 겪었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
지원서에 작성해야 하는 것도 많고,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많다. 게다가 나름대로 자녀에게 가장 적당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맹목적으로 명문 사립대에 무조건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자녀를 도우려고 한다면, 오히려 자녀와 불협화음을 키울 수 있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입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자녀의 지원사격에 나서야 도움이 된다.
1. 자녀 능력 받아들여야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의욕 또는 기대만 앞세우면 4개월이란 시간은 정말 힘든 시간의 연속만 될 뿐이다. 자녀의 성적과 각종 학력시험 점수, 그리고 과외활동 경력에 대해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에 맞는 대학을 고르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어떤 대학을 지원하든 그것은 그들의 얘기일 뿐, 자녀와는 분명 다른 길을 걷는다. US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대학 랭킹 등을 보면 기본적인 판단자료를 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소 높은 대학, 안정권 대학, 확실한 대학들을 추려봐야 한다. 운을 믿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 입시 요강 파악
대학들이 어떤 서류를 원하고, 입시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자녀가 챙겨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런 것들을 잘 모른다면 칼리지보드 웹사이트(www.collegeboard.com) 같은 곳을 서치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희망하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3. 대학들 서치하기
소위 아이비리그 또는 그에 버금가는 명문 사립이나, UC계열은 웬만한 부모들도 잘 아는 대학들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다른 대학들은 거의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에는 수천 개의 대학들이 있다. 별로 들어보지 못한 대학이라고 좋지 않는 대학으로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실책이 될 수 있다.
종합대학과 리버럴 아츠 칼리지 그룹 중 자녀에게 맞는 대학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도록 한다. 알아야 지원 여부와 합격 가능성을 점검해 볼 수 있다.
■ 든든한 후원자
입시에서 부모는 조연이다.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대학에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등에 관해 아이가 얘기하는 것들을 충분히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충분한 대화는 원활한 준비를 만들어준다.
1. 격려가 힘이다
입시에 필요한 것들은 사실상 새로 만들어 낼 것이 거의 없다. 다만 10월의 SAT 점수와 12학년 GPA를 끌어 올리는 것이 가능한 것들이다.
이젠 현재 갖춰진 것들을 바탕으로 지원서와 에세이를 잘 작성해 제출하는 것뿐이다. 무엇이 부족하다고 해서 자녀에게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통해 최고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자녀와 힘을 모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 항상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자녀에게는 힘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한다.
2. 챙겨줄 것들이 있다
지원할 후보 대학들의 입학 요강 자료와 지원서 접수 마감일 등 체크 리스트 작성은 부모가 쉽게 도울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대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너무 뒤로 물러서 있는 것보다는 부모가 나름대로 현실에 맞게 고른 대학들을 자녀에게 제시해 보는 것도 시도해 보자.
그리고 자녀가 작성한 에세이에 대해 한 번 꼼꼼하게 읽어보고 난 뒤, 부모의 의견을 전해주는 것도 유익한 지원사격이다. 간혹 자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 가운데 제법 알찬 소재거리가 부모의 기억에서 나올 수 있다.
이밖에 지원서 제출 시 학비보조 또는 장학금 신청 등과 관련해 가정의 재무상황을 점검해야 할 때 부모가 참여해 주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3. 지원과 영향력 행사는 다르다
그렇다면 반대로 부모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조력이 아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에세이를 통째로 뜯어 고치려고 하는 것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매우 비판적으로 얘기를 하는 것이 해당될 수 있다. 또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부모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무조건 고집하는 것도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의 이런 자세는 자녀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심어주는 것은 물론, 훗날 잘못된 선택의 휴유증에 시달리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 적극적인 도전
지원서를 제출하기 시작하면서 항상 갖게 되는 것이 “더 지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8-9개 대학을 추천하지만, 주변에서 10개 이상씩 지원서를 제출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막판에 심하게 마음이 흔들려 부랴부랴 지원서 제출을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부모와 자녀는 도전하는 것에 소극적일 필요가 없다. 물론 턱없이 높은 목표에 도전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일부는 그 대학이 자녀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거나, 무조건 합격이 안 될 것이라고 단정짓기도 한다.
검토를 통해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해 보자. 맞고 안 맞고는 합격한 다음의 얘기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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