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의 채무 불이행 상태가 장기화되는 경우에 채권자가 취하는 대손상각과 채권자와 채무자의 합의로 이루어지는 부채감경은 채무자의 신용 보고서의 내용, 신용 점수 및 채무자의 이후의 재무 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러한 사항은 비우량주택모기지의 부실 사태가 전반전인 신용 경색 사태로 발전되면서 주택 모기지 뿐만 아니라 상용 건물 모기지, 사업체 융자, 신용 카드 융자, 학자금 융자, 자동차 융자 등을 상환할 수 없는 채무자가 크게 늘어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어려움에 처한 채무자가 꼭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다.

1. 차지 오프의 의미
차지 오프(Charge-Off)는 보통 6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을 금융 기관 등 그 채권의 보유 회사의 자산에서 제외시켜 이를 손실로 처리하는 대손상각을 의미하지만, 이러한 대손상각의 대상이 된 대손 채권 자체를 말할 수도 있다. 대손상각을 하는 이유는 그 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희박해짐으로써 그 자산 가치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수적인 융자 기관에서는 연체 기간이 6개월이 되기 이전의 채권에 대하여도 대손상각을 할 수 있다.

2. 미지급 대손채권
대손상각 이후에 아직 지급되지 않은 채권은 미지급 대손채권(Unpaid Charge-Offs)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대손상각을 하는 경우에 그 채권은 세무상으로 더 이상 자산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손상각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무상 또는 회계상의 처리와 법률상의 채권 채무 관계는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대손상각 사실이 신용 보고서에 나타나면 이는 채무자에게 불리한 기록이 되며 특히 대손상각 채권이 장기간 미지급 상태로 남아 있게 되면 채무자의 신용 상태를 매우 위태롭게 한다. 이러한 사실이 신용 점수를 크게 악화시키는 것이 당장 나타나는 불이익이다. 대손처리한 채권자의 보고에 따라 대손 처리가 이루어진 신용 구좌의 대손상각 사실, 그 금액과 시기가 신용 보고서상에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CHARGE OFF FOR $5,000 ON 08/98’라고 표시된다.

대손상각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채권자나 채권 추심 회사의 채권 회수 노력은 계속된다. 채권자가 대손채권을 제 3자에게 당초의 채권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받고 팔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채권이 여러 차례 팔리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또한 당초의 채권자나 이를 인수한 새로운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을 받게 되면 채무자는 당초의 원금 뿐 아니라 미지급 이자와 소송비용까지 포함한 금액을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된다. 판결이 내려지면 채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은행 구좌나 급여에 대한 압류와 추심 등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채무자에게 소득이 있거나 자산이 있는 한 채무자가 강제 집행의 손길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3.대손채권의 지급
대손처리된 채권을 지급한 경우에 이 채권은 지급필 대손채권(Paid Charge-Off)으로 분류된다. 신용 보고서상 지급필 대손채권은 미지급 대손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기록이 된다. 그러므로 미지급 상태에 있던 대손채권을 채무자가 지급하면 신용 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신용을 얻기가 용이해지며 신용을 얻는 경우에도 좀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손처리된 채무를 지고 있는 채무자가 모기지 융자를 얻는 경우에는 소액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클로징 때에 이를 모두 지급해야만 한다.

4. 부채감경의 의미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도 채무가 소멸되도록 허용하는 것을 부채감경(Debt Settlement)이라고 한다. 이러한 부채감경의 대상인 채권은 대손 처리된 채권일 수도 있으나 대손 처리하기 이전의 채권일 수도 있다. 이러한 부채감경이 이루어지면 채권자 입장에서는 손실을 부담하게 되며 그 금액만큼 채무자는 이익을 보게 된다. 이러한 부채감경의 사실이 신용 보고서에 나타나면 이는 채무자에게 불리한 기록으로 작용한다.

5. 부채감경 과정
채권자나 채권 추심 회사(Collection Agency)가 먼저 채무감경을 제안해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이 없는 경우에도 채무자가 먼저 이를 제안할 수 있다. 잔존 채무의 50% 또는 그 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도 부채감경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상호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채권자나 채권 추심 회사 쪽에서 합의 내용을 서면화해서 채무자에게 보내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 서면의 내용은 보통 특정한 일자까지 합의된 금액을 영수하면 채권자가 이를 부채 감경으로 인정하여 모자라는 금액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면제하겠다는 것이다. 채무자가 합의 이후에도 이를 서면으로 확인해주지 않으면 채무자는 합의된 금액을 보내기 전에 반드시 이를 요구하여야 한다.

많은 채권자가 이러한 부채감경을 허용한다. 이를 통하여 채권자는 채권의 일부라도 회수하게 되고 채무자는 채무의 일부를 면제받고 더 이상 채무 독촉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 채무자는 이러한 혜택을 보는 반면에 신용이 악화되는 것을 감수해야 하므로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한다. 한편 면제받은 금액은 세제상 소득에 해당하므로 다음해의 소득세 보고 때에 이를 반영하여야 한다.

6. 신용 보고서 상의 표시
부채감경 협상을 할 때에 합의된대로 지불했다는 기록(Paid?As?Agreed Notation)을 신용 보고서에 표시해달라고 채권자측에게 요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록을 얻을 수만 있다면 이러한 기록은 채무자의 신용에 상대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채무자가 전액은 아니지만 합의된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여 구좌를 폐쇄시키는 과정에서 마지막 남은 협상력을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협상은 합의된 금액을 보내기 전에 이루어져야 하고 합의 서면에 이러한 기록에 관한 합의 내용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현근(Simon S. Capital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