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는 통증 중에서 일반적으로 배가 아픈 복통이 가장 흔하다. 사람들은 복통이 생기면 대부분 참고 지나간다. 단순한 소화불량은 하루나 이틀 아프다가 말면 괜찮지만 자주 아프고 속이 쓰리고, 윗배나 아랫배 통증이 심상치 않은 경우도 있다. 김방선 내과 전문의는 “복통이 생기면 어떤 경우는 그냥 참아도 되지만 어떤 경우는 참으면 생명과도 직결되는 경우가 있다. 복통의 위치와 정도, 설사나 열이 동반되는지, 통증이 천천히 진행되는지 혹은 빨리 진행되는지 등 특징을 살피면 어느 정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복통은 의외로 다양한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김방선 내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복통이 생겼을 때 부위에 따라 의심할 수 있는 질환과 꼭 체크해야 될 응급상황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복통은 흔한 증상 중 하나이지만 대개 참고 말게 되는 증상이기도 하다. 통증의 위치와 병의 병소가 꼭 일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다양한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윗배 아프면 대부분 위염
궤양·담석 가능성도
오른쪽 아랫배 갑자기 통증
미열·구토땐 급성 맹장염
복통 부위별 의심 질환
#복통의 부위와 관련 있는 질환은
김 전문의는 “통증의 위치와 병의 병소가 꼭 일치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개 일반적으로 배꼽이나 배꼽 위쪽이 아픈 경우는 위, 췌장, 간, 쓸개 등에 주로 병이 많고, 복부 아래 쪽은 대장의 병을 의심할 수 있는데, 장염이라든지, 장이 막힌 경우 등이 있다. 또한 여성은 난소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결석은 주로 한쪽 배, 등, 옆구리가 아픈 경우 의심할 수 있다. 배와 등이 함께 아프기도 하다. 등쪽이 아프거나 배와 등이 함께 아플 때는 췌장 병이 의심되기도 한다.
#윗배가 아플 때
상복부가 아플 때 일반적으로 한인에게 가장 많은 질환은 바로 위염이다. 또한 위나 위 십이지장 궤양이 있는 경우를 의심할 수 있다. 위염은 소화불량처럼 통증보다는 소화만 잘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궤양은 통증이 동반된다.
또한 담석도 의심할 수 있다. 담석은 담즙 구성성분이 담낭(쓸개)이나 담관 안에서 돌처럼 굳어져 덩어리가 된 것을 말한다. 담석은 소화불량이나 복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담낭 안에 보통 돌이 그냥 있는 상태라서 은근한 통증, 소화불량을 주로 일으킨다. 여성, 비만, 40대 이상,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이 담석증에 잘 걸린다. 소화가 잘 안 되고 거북함을 느끼거나 얹힌 듯한 증상이 나타나며 통증이 심하지 않아도 때로는 토하기도 한다.
김 전문의는 “만성 위염이 계속되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쓰리면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한번 하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재발위험이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그 외 담낭염, 췌장염 등도 의심할 수 있다.
#배꼽 아랫배가 아플 때
원래 대장 벽은 타이트하게 일정한 톤을 유지해야 하는데 어떤 이유로 약해져 우물처럼 쏙 들어가 음식 찌꺼기가 걸리거나 막히면 균이 생기고 게실 근처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게실염이라 한다. 게실은 주로 오른쪽 아랫배에 주로 많이 발생하지만 왼쪽 아랫배인 경우도 물론 있다. 주로 한쪽 아랫배가 아프면서 열도 나고 맹장염과 혼동되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환자가 많고, 갑자기 배가 아프고 미열이 나며, 내시경을 해보면 게실염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오른쪽 아랫배가 갑자기 아플 때
대표적인 것이 급성 맹장염이다. 그러나 맹장이라고 해서 다 급성 통증이 오는 것은 아니다. 김 전문의는 “맹장염은 흔한 질환 중 하나다. 하루에 맹장염 환자를 2명이나 본 적도 있었다. 한 사람은 바로 수술실로 직행했지만 다른 사람은 CT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장에서 일을 할 정도로 통증을 참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급성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충수돌기염’(appendicitis)이다. 맹장 끝에 자리한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증상이 여러 가지라 일반인은 놓치기도 하며 의사도 때로는 진단이 쉬우면서도 어렵다.
전형적인 증상은 처음에는 상복부가 체한 듯 얹힌 것 같고 거북한 느낌이 들며 평상시보다 소화도 잘 안 되고 통증도 심하다가 토하기도 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아픈 것이 내려와 배꼽 근처에 막힌 듯한 느낌이 나는 듯 하다가 반나절 지나면서 오른쪽 아랫배가 끊어질 듯이 아프며, 미열이 있고, 토하거나 대변은 못 보는 증상이 나타난다.
충수돌기의 위치 변형이 있는 경우는 일반적인 복통과 미열이 생기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배가 아픈데도 참을 만하다가 2~3일 지나 충수돌기가 터지는 경우도 있고, 의사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왼쪽 윗배 아프면 췌장염일 수도
한쪽 배·등·옆구리
함께 아프면 신장결석 의심
복통으로 암 예측은 어려워
통증 퍼지는 증상도 살펴야
김방선 내과 전문의가 복통과 관련된 질환, 응급질환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전문의는 “전형적인 증상이 있다면 하루 사이에 진행되는 통증이 하복부로 내려가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며 미열이 있고 먹지도 못하면 급성 맹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맹장염은 그냥 놓아두면 복막염으로 진단될 수 있으므로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필요한 질환이다. 또한 김 전문의는 “아프다가 집에서 통증 약이나 항생제를 먹고 괜찮아지다가 갑자기 더 아프면서 터진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복막염의 경우 통증이 전반적으로 심해지며 맹장이 터지기 직전이나 맹장이 터졌을 경우 복막이 자극이 돼서 배를 만지려고 하면 배에 힘이 들어가서 못 만지게 하고 만지고 나서 손을 뗄 때 굉장히 아프다.
한편 맹장염과 증상이 비슷한 경우도 있다. 장 단막에 임파선 염이 생기면 맹장 근처 장에 임파선이 붓는데, 목 임파선이 붓듯이 아프지만 며칠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증상은 맹장염과 같아서 체한 것 같고 열도 나며 오른쪽 배를 눌러보면 아프다.
#왼쪽 윗배가 아플 때
궤양성 대장염, 급성 췌장염 등 때문에 아플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증상이 심하며 장이 헐어 대장암으로도 진행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장이 어떤 원인으로 변비나 설사를 반복하며 설명이 안 되
는 개스나 복통을 일으키고 음식을 먹으면 바로 화장실에 간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역시 나이에 상관 없이 흔한 증상 중 하나지만 생명에는 큰 관계가 없다.
#아랫배가 아플 때 여성질환 의심
여성의 경우 아랫배가 아프면 특히 가임기 여성은 자궁 외 임신이 의심될 수도 있다. 생리를 거르거나 어지럽거나 심한 복통이 생길 때 임신반응 검사를 해보도록 한다. 생리 주기에 따라 하복부 한 쪽이 자꾸 아프다면 난소 물혹을 의심할 수도 있다.
#배가 아픈 걸까? 가슴통증인 걸까?
윗배가 아프면 위식도 역류질환일 가능성도 높다. 가슴이 불타는 듯한 증상이 오며 심근경색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가슴 양쪽 갈비뼈가 만나는 가운데 뼈가 꺼지는 부분의 배를 명치라고 하는데, 명치 윗배에 통증이 있으며 가슴통증 때문에 응급실에 갔다가 위식도 역류질환 진단을 받기도 한다. 설명이 안 되는 천식이 생겼거나 숨이 차고 목이 따갑거나 기침을 자주 한다든지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응급실로 바로 가야 하는 복통은
충수돌기염(맹장염)이 가장 흔하다. 결석도 통증이 심하다. 요로 결석의 경우 결석에 따라 요도를 막게 되면 요도가 꼬이고 경련이 올 수 있으며 심한 옆구리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명치가 끊어지게 아프거나 명치 약간 위쪽이 아프면서 속이 얹히거나 복통이 오면 협심증, 심근경색(heart attack)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병하면 가슴이 아픈 경우도 있지만 환자에 따라 어깨나 명치가 아픈 경우도 있다. 김 전문의는 “나이도 있고, 명치가 아픈데 설명이 안 되고 이상하게 전보다는 더 아픈 것 같고 뭔가 숨도 답답하다면 병원을 바로 찾아가 꼭 체크를 받도록 할 것”을 조언했다.
또한 심장에 허혈이 오는 것처럼 장 혈관이 막혀 장에 허혈이 오는 허혈성 장질환 역시 응급질환으로 볼 수 있다. 밥을 먹을 때 장에도 산소가 공급되고 혈액순환이 잘 돼야 하는데 장 주변 혈관이 막혀 급성으로 배가 끊어지게 아프거나 대변에 피가 나오기도 한다. 이 경우 장에 손상이 올 수도 있으며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복통, 암과 관련 있나?
암이 통증을 유발할 정도가 되면 보통 장기에서 내려가는 관을 막아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다. 또한 암 조직이 주변 신경을 눌렀을 때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김 전문의는 “통증으로는 암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또한 통증이 나타나면 심각한 암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대개 일반적으로는 암은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통증이 퍼지는 방산통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통증을 느끼는 부위도 중요하지만 통증이 퍼지는 증상도 잘 살펴 병원을 찾았을 때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된다. 통증이 다른 부위로 퍼지는 것이 방
산통이다.
급성 췌장염이 생기면 가운데 윗배도 아프지만 구토 증세도 동반되며 허리 쪽으로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담석의 경우 오른쪽 윗배가 아프고 소화가 잘 안되면서 옆구리 쪽이나 가슴 아래쪽, 혹은 오른쪽 어깨 쪽으로 방산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협심증은 턱이나 어깨, 등이나 명치쪽으로 통증이 퍼진다. 신장결석일 때는 옆구리나 사타구니 쪽으로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소화 안 될 때와 배가 아픈 것은 다르다
소화불량은 밥을 먹고 난 뒤 실제로 소화가 잘 안 되는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 가지 증상만이 아니라 밥 먹고 나서의 거북함이나 속쓰림, 구토 등 여러 가지 동반된 증상을 말한다. 꼭 통증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며, 거북함 증상이라든지 개스가 차거나 속이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소화불량으로 본다. 복통은 복부 통증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소화기관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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