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총 여섯 번의 공직선거를 치렀다. 그 중 네 번은 이겼고 두 번은 졌다.
맨 처음으로 선거에 출마했던 것은 1995년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선거였다. 이 선거에서 브래덕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는데 당시엔 선거에 출마하면서도 내가 이길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당시 교육 현안에 대해 아는 것도 부족했고, 선거 경험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주류 사회에서의 활동도 그 때까진 아직 미비한 편이라 지명도도 낮았다. 당시 내 캠페인 매니저도 나와 마찬가지로 이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 당시 나의 목표는 최선을 다해 선거를 치루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개표를 해 본 결과 뜻밖에도 내가 51%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두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선되었다. 예상을 깬 이변이었다.
그런데 그 후로 4년 후인 1999년 재선 도전에선 실패의 쓴 맛을 보았다. 이때는 첫 번째 선거 때와 정반대로 모두가 내가 질 수 없는 선거라고 단정했었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들은 그 동안 현역으로서 쌓은 경험과 지명도 그리고 선거 경험 등을 놓고 볼 때 당연히 내가 이기는 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의 낙선이었다. 이전 선거에서 큰 표차로 이겼던 바로 그 공화당 후보에게 지고 말았던 것이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질 수 밖에 없는 선거였다. 선거란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1999년 재선 도전 때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 선거 때 겪었던 힘들고 곤란한 일은 가능한 한 피하고 싶었다. 선거에서 가장 확실히 표를 얻는 방법은 지역구 유권자들의 집을 가가호호 직접 방문하는 것인데 이럴 때 항상 호응을 받는 것이 아니다. 종종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고, 조롱에 찬 언사를 상대해야 할 때도 있다. 나는 그런 힘들었던 경험들이 반복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가능하면 나의 생업인 변호사 업무, 무더운 기온 등을 핑계로 힘든 유권자 방문 활동은 피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역시 선거결과는 냉혹하게 정직했다.
다행히 재선 실패 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로 2003년 훼어팩스 카운티 전체를 대표하는 광역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어 교육위원회에 복귀했고, 2007년 다시 한 번 광역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3선에 성공하게 되었다. 뼈아픈 실패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이후 2009년 나는 다시 가슴 아픈 선거실패를 경험한다. 당시 수퍼바이저였던 샤론 불로바가 카운티 수퍼바이저 의장에 당선되어 공석이 된 브래덕 지구 수퍼바이저를 뽑는 보궐선거였다. 민주당 후보를 결정하는 당내 예비선거에서 당내 경쟁자를 제법 큰 표 차이로 이기고 민주당 후보가 되었다. 당시 공화당은 단일 후보로 당내 예비 경선 자체가 없던 상태였다.
그런데 당시 민주당 경선을 치루면서 그만 민주당 조직이 둘로 갈라져 버렸다. 본선까지 남아있던 4주라는 시간은 당내 경선에서 패한 후보나 그 후보의 지지자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보듬어 같이 캠페인에 동참하도록 이끌기에는 턱없이 짧았다. 반쪽이 난 조직을 가지고 처음부터 한 마음으로 단결되어 있던 공화당 조직과 후보를 상대하기가 버거웠고 결국, 89표라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본선에서 지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그때 내 편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당내 경선에서 패했던 후보에게 손을 내밀었어야 했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후보 경선 후 내 나름대로 경쟁 후보를 직접만나 정중하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지만, 반응이 미지근했을 때 좀 더 간절하게 도움을 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승자인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낮은 자세로 당내 경선 과정 중 생긴 양 캠프 사이의 감정의 앙금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어야 했지만 그런 역할을 제대로 감당치 못했던 것이다.
올 11월에 있는 교육위원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하며 과거 실패경험이 준 교훈들을 되새겨 본다. 이미 3선을 했다고 캠페인에 태만해서도 안 되고, 때로는 경쟁 입장에 서게 될지도 모르는 같은 민주당 내의 다른 광역후보들도 선배이자 동료로서 잘 보듬고 같이 갈 수 있는 좀 더 큰 그릇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그것이 나를 아껴주고 지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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