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치아교정’ 하면 청소년기의 통과의례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에는 20~40대 성인들의 치아교정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교정치과학회에 따르면 2008년 브레이스(braces) 교정기를 착용한 성인은 1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9년 이후 25%나 늘어난 수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교정치과 치료는 커리어나 결혼을 위한 만남 같은 개인적인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인상을 좋게 만들고 고른 치아는 좀 더 지적인 인상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직업상 좋은 인상을 갖기 위해, 삐뚤삐뚤한 치아를 보기 좋게 하기 위해, 평생 콤플렉스였던 돌출 입을 교정하기 위해, 많은 성인들이 교정치과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성인이 돼서 교정치료를 하는 만큼 혹시 잇몸이 약해지지는 않을지, 교정 후에 다시 되돌아가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다. 문대원 교정치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성인 교정치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치주·잇몸 건강하면 OK… 청소년처럼 보통 2년 걸려
돌출된 입 고민하는 사람들, 미용 목적으로 이용 많아
성인이 치아를 교정하려면 치주조직과 잇몸 상태를 면밀히 검사한 후 자신에게 알맞은 교정술을 택해야 한다. 문대원 교정치과 전문의가 환자의 치아를 살펴보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교정이 가능한가
문대원 교정치과 전문의는 “교정은 크게 나이 제한은 없다고 보면 된다. 이론적으로는 치주가 건강하면 칠순, 팔순에도 교정치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교정을 늦게 하면 잇몸이 약해진다고 잘못 아는 경우도 있는데 문 전문의는 “그렇지 않다. 성인의 경우 교정을 고려하고 있다면 청소년들보다 잇몸과 치주상태를 더 꼼꼼하게 검사하게 된다. 잇몸과 치주가 건강하면 교정이 끝나고 나서도 잇몸이 약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잇몸이나 치주가 원래부터 건강한 사람이 교정을 했다고 해서 잇몸 건강상태가 더 나빠지거나 약해지지는 않는다는 것.
하지만 원래부터 치주염이 있거나 잇몸이나 잇몸 뼈가 약한 사람은 검사 후 아예 교정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문 전문의는 “이제까지 본 환자 중에서 가장 연령대가 높았던 경우는 50대였지만, 예를 들어 칠순이 돼서도 치주가 건강하다면 교정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든 후에는 귀찮은 이유나 비용, 체면문제도 있고 해서 안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성인이 된 후에 교정은 왜 할까
미용목적이 가장 크다. 교합문제 때문에 하기도 한다. 성형 관심이 높은 한국의 경우는 성형외과와 스킨케어, 교정치과까지 함께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대개 성인 여성의 경우 교정을 고려하는 경우는 돌출 입 때문이다. 문 전문의는 “20~40대에 교정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이제까지 본 환자들 중에서 대략 5명 중 3명꼴로 돌출 입을 고민하다 교정을 고려하는 케이스였다”고 말했다.
나온 입이 들어가 보일 정도로 달라지려면 치아를 뽑지 않고는 힘들다. 치아를 뽑고 공간을 이용해 튀어나온 치아를 들어가게 한다. 문 전문의는 “어른 교정의 얼굴 변화는 청소년기보다는 눈에 띄는 변화가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교정이 끝난 후에는 돌출됐던 입이 어느 정도 들어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환자에 따라 교정 후 만족할 정도로 돌출을 교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인 교정은 기간이 더 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물론 성장기 청소년보다 뼈가 더 단단하기 때문에 좀 더 걸릴 수는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대략 2년 정도 걸린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기간의 차이는 생길 수 있다. 문 전문의는 “하지만 성인은 교정치료를 할 때 협조를 더 잘한다. 교정기가 부서지거나 고치거나 하는 일은 청소년 환자보다 적다. 아이들은 성장기에 음식문제 등 때문에 잘 부서지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성인 교정을 고려한다면
- 먼저 치주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교정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30대 이상이 되면 남녀 모두 치주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 인터넷 과다 정보로 인해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 교정기간이 빠르다고 해서 완성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인내를 갖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후 치료법을 선택하고 의사와 팀웍을 이루는 것이 치아교정 완
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 교정 치료 중에도 일반치과 첵업은 꼭 해야 한다.
미니 스크루 교정 이용하면
치아 뽑지 않고도 시술 가능
플래스틱 교정기를 사용하는 인비절라인(사진 앞쪽 컬러)이 있기는 하지만 환자에 따라 선택폭이 좁고 완성도 역시 환자에 따라 다르다.
철사 등 사용 메탈 브라켓 대신
투명한 ‘인비저블 브레이스’이용도
리테이너는 치료 후에도 계속 껴야
대개 교정 1년 후 밤에만 착용
#기간이 빠르다고 능사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초고속 스피드 교정으로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된 경우도 있다.
문 전문의는 “단순히 교정을 하는 것이 아니고 턱을 잘라서 수술해 턱뼈를 안쪽으로 집어넣어 교합을 맞추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단기간으로 걸리지만 뼈세포에 상처가 남거나 부작용이 생기는 등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유명 배우가 급속교정으로 치아를 교정한 후 너무나 달라진 얼굴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교정 때 꼭 치아를 뽑아야 할까
치아를 뽑는 확률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아를 뽑지 않고도 하는 미니 스크루 교정시술을 이용하는 교정도 가능해졌다.
문 전문의는 “입 돌출도에 따라 발치를 고려하게 되지만 돌출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치아를 뽑지 않고도 어금니 사이 잇몸에 미니 나사처럼 생긴 타이태늄을 박아 치아 전체를 당기는 방법이 있다”며 “이때 하는 임플란트는 순수하게 교정목적을 위해 뼈 속에 넣었다가 교정이 끝난 후 다시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미니 나사는 뼈세포와 밀착돼 치아를 뒤로 어느 정도 당기는 효과를 낸다. 미니 스크루 교정시술법은 5~6년 전만 해도 없었던 시술이다. 돌출도가 아주 심하지 않은 경우는 시도해 볼 수 있다.
#리테이너를 교정 후에도 계속 껴야 한다는데
리테이너(retainers)는 말 그대로 보전만 하는 치아 고정장치다. 한인 중에는 리테이너로 교정을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리테이너 자체는 치아를 이동시키는 도구가 아닌 교정치료가 끝나고 나서 치아상태를 그대로 잡아주는 장치다. 사실 리테이너는 평생 껴야 하지만 쉽지는 않다. 보편적으로 교정이 끝난 후 1년 간은 밤낮으로 착용하며, 1년 후에는 잠을 잘 때 착용한다. 이후에는 환자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 꼈다 뺐다 하는 리테이너의 불편함을 보완해 치아 안쪽에 고정하는 리테이너도 있지만 장단점이 있다.
#티 나지 않는 인비저블 브레이스는 어떨까
보편적인 교정기는 철사와 금속 받침대를 이용한 메탈 브라켓(metal bracket)을 쓰는데, 최근에는 인비저블 브레이스가 나왔다.
메탈이 아닌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브라켓을 이용하는데, 강도가 메탈보다는 덜하기 때문에 좀 더 두껍게 만든다. 철사는 그대로이며 치아교정 모습이 조금 덜 보이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용은 메탈 브라켓보다 좀 더 비싸다.
투명교정으로 잘 알려진 인비절라인(invisalign)은 투명한 플래스틱 틀을 꼈다 뺐다 하는 장치로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문 전문의는 “모든 교정 케이스에 다 해당되지는 않는다. 주로 리테이너를 잘 착용하지 않았거나 교정 후 다시 2차 교정이 필요한 경우 브레이스 대신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환자에 따라 간단한 케이스는 인비절라인 사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문 전문의는 “성인의 경우 인비절라인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하는데 직업상 도저히 메탈 브라켓을 착용하지 못하는 경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조금 나아지는 정도만 고려해 인비절라인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비절라인은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지 못하며 비용도 기존 교정치료보다 2배 정도 더 높은 편이다.
설측 교정은 70년대 유행했던 교정방법으로 최근 미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교정법이다. 치아 안쪽에 메탈 브라켓을 설치하며 교정하는데, 혀도 불편하고 치아를 움직이기도 힘들며 비용도 3배 이상 높고 교정 결과도 좋은 편은 아니다.
(도움말 주신 분)
문대원 교정치과 전문의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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