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적합한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 흥미, 가치관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본인 흥미·성격·가치관 등 고려
정말 집중할 수 있는 분야 정해야
‘졸업 후 잘나가는 직업’만 따지면
재능발휘 못하고 ‘행복한 삶’멀어져
대학에서의 전공과 대학 졸업 후 갖게 될 커리어에 대해 올 가을 대학 진학을 앞둔 예비대학생이면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자신의 진로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한 채 대학에 발을 들여놓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한 전공을 선택해 필수과목을 모두 이수해야 하는데 철저한 준비와 분석을 거쳐 전공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많은 한인 학생들이 부모나 교사의 추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전공을 결정한 뒤 대학에서 갈등을 겪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는 개인의 특성(individuality)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데서 비롯된다. UCLA를 졸업하고 USC에서 MBA를 취득한 뒤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에드윈 홍(31)씨를 통해 바람직한 전공 및 커리어 선택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정답’(right answer)은 없다고 생각하자
상당수 한인 학생들이 부모의 권유에 따라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 약사 등 소위 ‘사’자 커리어로 가기 위해 적합한 전공을 택한다. 입시위주 교육 시스템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획득한 이민 1세 부모들이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자녀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모든 사람은 제각기 다르며 행복은 나에게 맞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얻어진다는 진리를 깨닫게 만드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진정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너는 꼭 뭐가 되어야 한다. 그게 못되면 사회적·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허물고 자녀의 개성과 특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아이가 “나는 다르다. 그래도 괜찮다”(I’m different and I’m OK) 라고 생각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첫 단계인 것이다.
■ 나의 흥미(interest)는 무엇인가?
전공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흥미는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을 말한다. 흥미에 관한 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개인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흥미가 변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흥미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나의 흥미와 일맥상통하는 전공을 찾으려면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잘 떠오르지 않으면 부모 또는 친척, 친지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취학 전 연령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가 오랫동안 무엇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면 흥미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스트롱 흥미검사(Strong Interest Inventory)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 성격(personality)을 파악하라
사람들 앞에 서면 절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정치인이 될 수는 없다.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면 오랫동안 일을 지속할 수 없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도 없다.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일 경우 혼자서 하는 일이 적성에 맞을 가능성이 크고 활달하고 사교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면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서 하는 일이 최적일 수도 있다. 전공을 선택하기 전에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 보자.
스위스 출신의 분석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의 성격관련 이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격 테스트를 치러보면 내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가치관(values)을 정립한다
가치관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있어서 그 ‘무엇’에 해당되는 것이다. 가치관은 한 사람의 행동과 사고,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가치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무작정 진로를 결정해 버린다.
만약 나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전공이나 커리어를 선택할 경우 행복감 대신 좌절과 불만을 가져올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내가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부와 명예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영적 성장을 위해 매진하거나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평생 헌신하는 사람도 있다.
전공을 정하기 전 관련 학과가 나의 가치관에 적합한지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공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전공과 커리어는 어떻게 다른가
전공은 지식을 습득(acquire knowledge)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에 커리어는 개인의 재능(talent), 지식(knowledge), 기술(skill), 연습(practice) 등 4가지가 융합되어 탄생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들은 이 4가지 중 ‘지식’ 부문에 강하지만 다른 3가지를 더 끌어 모아 이상적인 커리어를 만드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재능을 발굴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고, 획득한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노력이 타인종에 비해 모자란다는 얘기다.
전공은 자신에게 적합한 커리어를 찾기 위한 한 단계에 불과하다. 삶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하나의 조각인 것이다. 전공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 전공이 커리어로 연결될 필요는 없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다고 졸업 후 컴퓨터 관련 분야에 종사해야 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수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전공과는 무관한 직업을 갖고 있다. 또한 평생 커리어를 2~3번씩 바꾸는 사람도 꽤 많다.
학생 및 부모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어떤 커리어를 택하든 전공 분야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흥미, 성격, 가치관을 확실히 파악해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정하면 나에게 적합한 커리어를 설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꼭 기억해야 할 점은 미래에만 시선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거를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부모의 바람을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성공한 사람의 커리어를 그대로 쫓아가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미래를 상상해 보고 나의 과거에서 열쇠를 찾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결국 포커스는 ‘나’(I)에게 맞춰야 한다.
<구성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