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비디오게임 문제점과 대책
바쁜 부모들 관심소홀 자극적인 내용에 빠져
게임시간 정해주고 조른다고 들어주면 안돼
여름방학을 맞아 각 가정마다 ‘게임중독 비상’이 걸렸다. 이제 막 말문이 트인 유아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또는 비디오 게임을 하느라고 책과는 담을 쌓고 지내 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많은 부모들은 테크놀러지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게임을 어느 정도 해야 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가 있다. 하지만 게임은 도가 지나치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뿐더러 두뇌를 관장하는 전두엽에 손상을 끼칠 수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치고 있는 태블릿 PC 열풍도 어린이들의 게임중독을 부추기고 있어 부모들의 세심한 자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어린이 게임중독의 원인과 대책을 짚어본다.
■ 유아들도 자유롭지 못해
요즘 잘 나간다는 애플 아이패드 2를 큰 맘 먹고 구입한 한인 김모(36)씨는 3세난 아들이 자신과 눈을 마주칠 때마다 아이패드를 달라고 졸라대는 통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기게임 ‘앵그리 버드’를 하면서 게임의 세계에 입문한 아들은 어느덧 농구게임인 ‘NBA 잼’, 카레이싱 게임인 ‘패스트 파이브’ 등 여러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게임 매니아’가 되어 버린 것. 그림책을 읽는 것도,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아이패드, 아이패드”하며 징징거리는 게 습관처럼 됐다.
김씨는 “내가 즐기려고 다운로드 받은 게임들을 아무 생각 없이 하게 했는데 이렇게 빨리 중독될 줄은 몰랐다”며 “아이가 깨어 있는 동안 아이패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 게임 중독의 원인
어린이들이 쉽게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제상황 악화로 부모들이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집에 돌아오면 피로를 풀기위해 쉬어야 하고 아이들을 방치한 채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또 집에만 있으면 게을러지는 부모도 상당수다.
둘째, 어린이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학교, 가족 및 친구와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자존감이 약한 아이일수록 게임을 통해 강렬한 자극을 얻기를 원한다. 게임 제작사들이 빠르고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을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널려 있다. 컴퓨터, 인터넷, 태블릿 PC, TV와 연결하는 게임기, 휴대용 미니 게임기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첨단기기들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 자녀를 보호하는 5가지 계명
어린이 게이머 10명 중 1명은 게임에 중독되어 있다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어릴수록 다양한 놀이문화를 접하게 하고 꾸준한 대화를 통해 게임하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내 아이를 게임중독에서 보호할 수 있는 5가지 계명은 다음과 같다.
1. 게임시간을 정하고 지키도록 한다
무조건적인 지시보다는 아이와 대화를 통해 스스로 게임하는 요일과 시간을 정하도록 하고 이를 꼭 지키도록 한다. 형제자매가 있을 경우 서로 공평하게 게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보상(reward) 시스템을 만든다
게임과 TV는 어린이들이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악습’이다. 아이가 조른다고 선뜻 게임을 허락하는 것보다는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오거나 바람직한 행동을 할 경우 부상으로 아이패드를 내주거나 원하는 게임을 사주는 식의 보상 시스템을 시행한다.
자유시간에 아이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 목적이다.
3. 게임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이가 게임에 몰입한다고 윽박지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못하게 하기보다는 게임의 장단점을 차분히 설명해 주고 아이가 왜 그토록 게임을 원하는지 물어본다.
4. 가족여행을 떠난다
아이가 게임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당일치기로 하이킹을 떠나거나 주말을 이용해 1박2일 일정으로 캠핑을 가면 가족 구성원들이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마음껏 뛰어놀고 농담도 주고받는 소중한 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5.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일수록 게임에 빠져들 확률이 높다. 기회 있을 때마다 “너도 할 수 있다”며 공부에 자신감을 심어주도록 노력한다.
학습에 도움이 필요하면 가정교사를 채용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볼 수도 있다.
■ 좋은 비디오 게임 교육과 오락 동시에 긍정적 효과
게임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법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게임하는 시간을 허락하되 가능하면 쏘고, 때리고, 부딪히는 폭력적인 게임이나 지나친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게임보다는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에듀테이닝(edutaining)한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도 좋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게임 몇 가지를 소개한다.
■ Dance Central for X-Box 360 Kinect- 단순히 리모트 컨트롤을 손에 쥐고 흔드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을 움직여서 춤을 추는 게임으로 운동효과 만점이다.
■ Cut the Rope for iPad 1 & 2- 집으로 배달된 귀여운 초록색 괴물에게 먹이를 주는 게임. 최대한 머리를 써서 줄을 잘라 매달린 캔디를 떨어트려 괴물에게 줘야 한다.
■ Fruit Ninja for iPad 1 & 2- 바나나, 수박, 딸기 등 각종 과일이 허공에 뜨면 스크린 아래로 사라지기 전에 손가락을 이용해 잽싸게 반 토막을 내야 한다. 3세 이상이면 무난히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폭력적이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 Angry Birds for iPad 1 & 2- 새들의 알을 훔쳐간 돼지들을 새들이 뒤쫓아 가 격파한다는 내용으로 새들을 새총으로 쏘아 올려 숨은 돼지들을 혼내준다. 분석적 사고력 발달에 도움이 되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쉽게 중독돼 어린이의 경우 게임시간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 Guilty Party for Nintendo Wii- 지문 검사, 자물쇠 따기, 손전등으로 비추기, 용의자 인터뷰하기 등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통해 증거물을 수집한 후 범인을 검거하는 가족용 파티 게임.
■ SimAnimals: Africa for Nintendo Wii- 자연 속에서 하마, 사자, 기린, 얼룩말 등 여러 동물들과 소통하고 동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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