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 오픈 2라운드 6타차 선두
▶ 2위 “승부 이제부터 ”
노던 아일랜드의 ‘수퍼 영건’ 로리 맥킬로이(22)가 제111회째를 맞은 US오픈에서 역사를 새로 쓰는 신기록 퍼레이드를 펼치며 2위에 6타차 리드를 잡고 질풍노도처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마지막 날 타이거 우즈에 역전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인 ‘바람의 사나이’ 양용은이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내는 안정된 플레이로 단독 2위로 올라서며 추격권에 포진, 또 한 번의 코리안 메이저 우승신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메릴랜드 베세스타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제111회 US오픈 이틀째 2라운드에서 양용은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이틀합계 5언더파 137타를 기록, 이날 버디 5개와 이글 1개, 더블보기 1개로 5타를 더 줄인 단독선두 맥킬로이(11언더파 131타)를 6타차로 추격했다. 전날 3타를 줄인데 이어 이틀 연속 안정된 플레이를 펼친 양용은은 신들린 질주를 하고 있는 맥킬로이의 그늘에 가렸으나 2언더파 134타에서 형성된 공동 3위 그룹(서지오 가르시아, 잭 잔슨, 브랜트 스네데커, 맷 쿠차, 로버트 개러거스)보다는 3타차로 앞서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의 관록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양용은은 이날 맥킬로이가 11언더파로 2라운드를 마친 상황에서 오후에 티오프, 전반 7번과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추격 사정권을 유지한 뒤 후반들어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꾸며 6타차 간격을 유지했다. 양용은은 지난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에도 2라운드까지 타이거 우즈에 6타차로 뒤졌다가 역전승을 거둔 바 있고 이미 메이저 우승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어드밴티지가 있어 아직 충분히 추격이 가능해 보인다. 더구나 맥킬로이는 지난 4월 매스터스에서 4라운드에서 80타로 무너지며 4타차 리드를 날린 바 있고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첫날 63타를 친 뒤 바로 다음날 80타로 무너진 바 있어 첫 36홀간 맹렬한 기세에도 불구하고 과연 끝까지 실족하지 않고 자신의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지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이날 2라운드는 ‘로리 맥킬로이 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날 출전선수 156명 중 유일하게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챙겨 3타차 단독선두로 나섰던 맥킬로이는 이날 2라운드에서도 신들린 기세로 타수를 줄여나간 끝에 17번홀 버디로 13언더파까지 내려갔다. 험난하기로 유명한 US오픈에서 한 순간이나마 13언더파를 찍은 것은 111년 역사상 맥킬로이가 처음이다. 그는 4번과 6번홀에서 버디에 이어 8번홀에서 114야드 웨지샷을 홀인시켜 이글을 잡으며 10언더파 고지에 올라서 US오픈 사상 가장 빠른 홀(26홀)만에 10언더파를 기록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의 기록행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후 13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다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버디사냥을 재개한 그는 16번홀 버디로 종전 US오픈 최저언더파(-12) 타이기록을 세운 뒤 17번홀에서 15피트짜리 버디펏을 거침없이 성공시켜 111년 US오픈 역사상 처음으로 13언더파 고지를 밟는 선수가 됐다. 비록 바로 다음 홀인 18번홀에서 이번 대회 처음으로 실수를 범하며 더블보기로 2타를 까먹는 바람에 11언더파 131타로 2라운드를 마쳤으나 131타 역시 US오픈 역사상 36홀 최저타 신기록이었다.
하지만 맥킬로이는 이날 마지막 홀에서 잇달아 실수를 범하며 남은 36홀을 앞두고 한 가닥 불안의 불씨를 남기고 말았다. 18번홀 티샷이 왼쪽으로 훅이 나 러프에 빠진 맥킬로이는 세컨샷마저 워터해저드에 빠뜨렸고 살릴 수 있었던 보기퍼트마저 놓치면서 더블보기로 홀아웃, 마지막 순간 2타를 까먹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맥킬로이는 이 더블보기 때문에 US오픈 역사상 36홀 최고리드 기록(6타)을 깰 찬스도 놓치고 말았다. 여기서 파만 기록했어도 2위 양용은과 8타 차이로 벌릴 수 있었으나 결과적으론 타이기록에 만족해야 한 것이다. 맥킬로이는 3라운드에서 양용은과 같은 조로 맞대결을 펼친다. 양용은이 이 3라운드에서 격차를 2~3타까지만 줄일 수 있다면 분위기는 오히려 양용은 편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쾌속 질주하는 ‘토끼’ 맥킬로이와 꾸준하게 전전하는 ‘거북이’ 양용은의 주말 한판대결에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3라운드 경기는 18일 오전 11시(LA시간)부터 채널 4로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
양용은이 18번홀에서 파를 잡으며 2라운드를 마친 뒤 팬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AP)
8번홀에서 세컨샷을 홀인시켜 이글을 잡은 로리 맥킬로이가 환호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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