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활동은 지원자의 열정과 꿈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구색 맞추기라면 입학사정관들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며 결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단순히 성적만 좋거나, 어떤 분야에서 뛰어나다고 해서 무조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많은 아시안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상위권 대학의 문을 통과하는데 있어 특별한 ‘공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이와 관련된 정보들을 접할 때마다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특히 과외활동 부문에서는 더욱 혼란스럽다. 때문에 이런 문제점들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않고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하버드와 MIT 입학사정관을 지낸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수석 컨설턴트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알아보자.
경험의 질·참여도·영향력 확실히 부각시켜야
■ 과외활동의 문제점들
수험생이나 그 가족들은 입시와 관련된 작은 정보들에게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그 정보가 실제 옳은 것인지, 그리고 수험생에게 직접 관련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또 이런 내용들은 입에서 입을 통하며 다른 수험생과 가족에게로 확산된다. 마치 합격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표를 얻은 것처럼 생각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만든다.
입시 현장에서 보면 많은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과외활동에 대한 이런 잘못된 인식 때문에 다들 똑같은 활동, 재미없는 활동, 전형적인 활동만을 선택하는 결과를 빚는다.
문제는 이런 활동으로는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서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각자의 독특한 개성에 기인한 열정, 성숙, 지도력, 그리고 창의력 등이 동반되지 못한 자녀들의 과외 활동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빈틈없이 잘 준비됐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 입학사정관들의 능력
입학사정관들은 수만 명의 지원자들 가운데 대학이 꼭 데려오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훈련된 사람들이다. 즉 책상 앞에 놓인 수많은 지원서들을 살피는 동안 지원자들의 능력이나 열정을 파악하는 능력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과외활동도 포함된다.
지원서에 쓰인 내용이 어떻든 진정성 있는 본인의 관심과 열정으로 선택한 활동들과, 반대로 단순히 대학 진학을 위해 정책적으로 선택한 활동들은 대학 지원 과정과 결과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시안 학생들의 경우 거의 비슷비슷한 내용을 적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이는 입학사정관들의 눈길을 끄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과외활동 평가 세 가지 방법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의 과외활동을 평가하는 척도는 ▲경험의 질(quality of experience) ▲참여도(depth of involvement) ▲영향력(impact made) 등 세 가지다.
비교적 긴 여름 방학 기간dp 어떤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그러한 활동과 경험이 학생들에게 이런 특징적인 능력을 개발시켜 주고 그 안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명문대학은 혁신가, 창조적이고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를 원한다. 그 사람의 존재로 인해 ‘세상이 변하는’ 그런 학생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참여한 조직에 진정한 변화와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이 입학 심사과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학생들의 잠재력이 진정성 있는 과외활동을 통해 발현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의무감이나 억지로 하는 여름 계획이나 과외활동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엄 컨설턴트는 “어떤 학생의 지원서를 검토해 보거나 인터뷰를 해보면 그 학생이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바이얼린을 연주했는지 또는 대학 진학에 필요하기 때문에 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면서 “이런 학생들은 활동을 설명하는 지원서에서 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열망을 느낄 수 없으며, 본인의 활동 동기조차 제대로 설득력 있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학교들이 지원자들의 과외활동을 아예 활동수준에 따라 나열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것은 지원자들이 이룬 업적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또 얼마나 오래 그 활동을 지속했는지도 분명히 밝힐 것을 대학은 요구한다. 따라서 건성으로 참여하거나 매년 다른 활동들의 의미 없는 시도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아시안 지원자들의 경우 수학클럽 회장을 맡았던 학생들이 매우 많다. 그러나 수학클럽 회장만으로는 두드러질 수가 없다. 왜냐하면 전국의 수천 개 고등학교에 수학클럽 회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이들 중 오직 수백 명만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한다.
물론 리더십 자리는 중요하다. 그러나 리더십 활동을 통해 위에 언급한 세 가지를 드러내야만 한다.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실제로 영향을 주고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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