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스노우(Edgar Snow)는 20세기 초반에 유명한 미국 기자였다. 그가 모택동과 중국 공산당의 대장정(Long March)을 실제 경험한 결과로 1937년에 출판한 ‘중국의 적성(The Red Star over China)’은 그를 서방세계의 최고 중국 전문가로 만들었으며 모택동의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으로 평가받았다.
중국이 죽의 장막(The Bamboo Curtain)으로 가려졌을 때는 서방세계의 신문인으로는 그가 유일하게 중국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모택동과도 만날 수 있던 사람이었다. 그런 스노우가 1962년에 ‘강 저편(The other Side of the River)’을 출간하여 당시의 중공의 상태를 호의적으로 세계에 알린 바 있었다. 그때에 동아일보의 신문기자였던 필자는 그 책을 소개하는 영국 어떤 신문 기사를 발췌해서 외신면에 크게 다루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글 가운데 ‘모택동은 중국인들에게 공자, 석가모니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합친 것과 다름 없는 존재이다’라는 문장이 하나들어 있었다. 그 글이 나가자마자 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이던 천관우씨는 중앙정보부의 전화를 받았다. 모택동을 찬양하는 그 글을 쓴 기자가 누구인가를 대라고 다그치는 듯한 요구였던지 육척 장신에 250파운드쯤 되는 거구의 천 국장이 자기가 편집국장이라 모든 게 자기 책임이니 알려줄 수 없다고 호통을 치던 게 상기된다. 천 국장이 강골대인이 아니었더라면 필자는 아마도 중정이 소재하고 있던 남산에 끌려가 고생 깨나 했음직 해서 모골이 송연했었다.
그 생각이 나게 된 것은 두어 주 전 모링가 나무에 대한 글이 나가자 전화문의가 무려 20여 통이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나서 그처럼 여러 사람들의 연락을 받은 것은 생전 처음이다. 그 전에는 한 두 사람의 반향 정도가 고작이었다.
역시 동아일보 외신부 시절 로마 법황의 후임자를 받는 추기경회의를 비꼬는 글을 실었다가 가톨릭 교직자인지 신도인지의 항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 이 지역 한국일보에 칼럼을 게재하기 시작한 다음에도 칼럼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두 명을 넘기가 어려웠기에 모링가에 대한 글에 대한 반향은 의외였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는 힐러리 클린턴이 건강보험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것에 대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제하의 칼럼을 썼다가 어느 여성 독자의 몇 페이지에 달하는 항의 편지를 받기도 했었다.
더구나 필자가 모링가 나무에 대한 글을 쓴 주 동기는 지상낙원에서의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제시하는 성경의 가르침에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함이었기 때문에 여러 독자들의 반응은 조금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물론 만수무강, 무병장수의 염원이 누구에게나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내가 아내에게 잘 쓰는 표현대로 현 세상에서의 모든 구제책은 ‘up to a point(어느 정도일 뿐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왕국에 소망을 두어야한다는 나의 취지가 표현력의 부족 때문인지 제대로 인식이 안 된 게 안타까운 심정이다.
모링가만 해도 up to a point인 것은 우리 개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여기저기 쑤시던 팔다리가 조금은 거뿐해졌다고 좋아하던 아내가 지난 주말부터 기침을 하더니 후두에 염증이 생겨 제대로 목소리도 못 낼 정도에다 기운을 제대로 차릴 수 없어 의사를 보고 항생제 처방을 받은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것도 모자라 목요일에는 이비인후과 의사인 사위의 진단을 받고서야 안심이 되었다. 물론 오비이락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링가가 그처럼 대단한 약효가 있는 식물이라면 아내가 거의 3주째 아침 저녁으로 모링가 캡슐을 복용했기에 고생을 덜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보다도 원천적으로 모링가 원산지에 사는 사람들도 늙고 병들고 죽는 아담의 후손들의 굴레(로마 5:12)를 벗어날 수 없는 것만 보아도 인간 자신들의 모든 약과 해결책은 어느 정도일 뿐이다.
이처럼 모링가에 대한 횡설수설을 늘어놓는 것은 모링가 제품에 대한 다단계 판매 단체가 있어 내 글을 복사해서 이용한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단언하건대 내 자신은 모링가에 대한 정보를 아내에게서 또 인터넷에서 접했을 뿐 그것이 질병 치료에 또 건강 유지에 유효하다는 주장을 할 근거도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모링가에 대한 전화는 없었으면 다행이겠다. 성서의 진리에 대한 문의라면 언제나 반갑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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