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흥조씨 부부사진전 에바 오씨
▶ IPA 1등 수상작·최근 작품 등 선보여
에바와 헨리 오.
한인사회 올드타이머이며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치과의사 오흥조씨 부부가 두 번째 부부사진전을 연다. 6월6일부터 20일까지 리앤리 갤러리.
둘만의 작업을 처음 선보인 첫 부부전 이후 2년여 만이다.
놀라운 것은 두 사람 모두 그때와 매우 달라진 작품으로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캘리포니아와 유타의 자연을 찾아다니며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던 오씨 부부는 이제 다른 방법으로, 혹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작업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카메라 가진 사람은 모두 사진작가로 행세하는 요즘, 다들 찍어대는 풍경사진과는 다른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새롭게 시도한 작업들이다.
그런데 부부전이라고는 하나 모양새를 보니 아내가 주인공이고 남편이 조연급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된 동기가 에바씨의 국제공모전 입상 후 계속된 ‘팬들의 성화’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2009년 8월 국제사진공모전(IPA) 아마추어 부문 ‘자연’(Nature: Other_N Non-Pro) 섹터에서 1등을 차지한 바 있다. 그 때 입상작이 유타주 앤틸로프 캐년 동굴에서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을 흑백으로 찍은 사진이었는데 이 작품을 다시 보고 싶다는 주위의 축하와 격려와 호기심으로 새롭게 전시회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때 작업한 사진들을 10장의 시리즈로 만들어 보여준다.
“사실은 그렇게 대단한 공모전인 줄 모르고 그냥 한 번 내본 건데 1등을 했어요.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더니 전 세계 100여개 국에서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수천명이나 모여든 엄청난 행사더군요” 한 달 전 IPA 주최 측으로부터 다시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해 달라고 연락이 왔단다. 이번에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페셔널로서 응모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런 부탁을 받은 것만도 영광으로 알고 출품하려 합니다. 수상 못 해도 상관없어요”
그러나 이번 부부 사진전에 전시하는 주요 작품은 전혀 다른 사진들이다. 출사여행에서 스튜디오 작업으로 컨셉을 바꾼 에바씨는 꽃과 풀잎들을 흑백 모노톤으로 찍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을 지난 8개월 동안 해왔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아름다운 꽃과 이미 생기를 잃고 죽어서 마른 풀잎의 이미지는 흑백으로 펼쳐질 때 서로 대비되기도 하고 놀랍게 같아지기도 한다. 빛을 넣으며 생명을 넣고 꿈을 넣는 기분으로 찍은 것들이라는 그녀는 “감각과 감성, 꿈과 열정이 필요한 작업”이라며 “아름다운 꽃을 흑백으로 만들 때는 거기에 맞는 열정이 들어가야 그 생명이 느껴지는 간지가 나온다”고 예민한 작업을 설명했다.
“스튜디오의 강렬한 조명 아래 30분만 지나도 시들어버리는 꽃의 생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번 손발 씻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이댄다”는 그는 너무 열심히 일한 탓에 목 디스크까지 생겼다며 철저한 프로 근성으로 작업한 30여점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야외 출사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좋은 작업입니다. 부지런히 길을 닦아서 기회가 되면 다른 사진가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과연 어떤 작품들을 만들었는지 많이들 와서 봐 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아내를 사진의 세계로 안내한 50년 경력의 선배 오흥조씨는 수십년 간 천착해온 풍경사진의 스타일에 과감하게 변화를 주고 HDR 기법으로 촬영한 나무 작품들을 선보인다. HDR(High Dynamic Range)은 보다 완벽한 표현을 위해 똑같은 장면을 다른 빛 노출로 여러 번 촬영하여 합성하는 기법으로, 오씨는 이를 흑백사진에 적용해 매우 만족스런 나무 사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역광에서 찍었으나 마치 순광에서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이 사진들은 쏟아지는 빛과 빛을 등진 대상의 디테일이 함께 살아나는 특별한 작품들로. 정교하면서도 강렬하고 와일드한 느낌으로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렇게 찍은 대작 7점과 그가 무척 아끼는 모뉴먼트 밸리 사진 1점을 내놓는다.
오프닝 리셉션은 6월7일 오후 5~8시.
Lee & Lee Gallery 3130 Wilshire Blvd. #502 LA, CA 90010, (213)365-8250
오흥조씨가 HDR 기법으로 찍은 나무.
▶앤틸로프 캐년 동굴에서 찍은 IPA 1등 수상작(위) 앞에 선 에바 오씨.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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