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차우(왼쪽서 두 번째)가 필(맨 왼쪽) 등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범죄현장으로 가고 있다.
26일 개봉된 포복절도할 야한 코미디 ‘행오버 II’(The Hangover II)에서 전편에서 처럼 전면 나체로 길길이 뛰면서 국제적 범죄자 미스터 차우역을 한 한국계 코미디언 켄 정(41)과의 인터뷰가 지난 17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 호텔서 있었다.
켄과 기자는 ‘행오버’전편 파티 때 만난 사이여서 우리는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서로 끌어안고 “브라더”를 외치며 재회를 반겼다. 단정한 모습의 켄은 인터뷰 중 하이에나의 소리 같은 미스터 차우의 웃음소리를 내고 박수와 함께 큰 제스처를 쓰면서 속사포를 쏘듯 빠른 말로 대답을 했는데 즉석 위트가 혀를 찰 만큼 재미있고 또 총명했다.
그는 웃기면서도 질문에 매우 진지하고 솔직하게 대답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와 야무지게 생긴 얼굴 모습에서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인터뷰로 우리는 헤어질 때 다시 한 번 서로를 끌어안고 또 다른 재회를 약속했다. 켄은 내과의사 출신으로 속편에서는 전편보다 훨씬 더 비중이 큰 역을 맡았다.
*전직 의사로서 배우가 된 소감은.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 명성과 성공은 오직 첫 번째 ‘행오버’ 때문이다. 나는 배우의 꿈을 지닌 의사였다. 그러나 그 걸 해낼 수 있을지는 몰랐다. ‘행오버’ 오디션에 참가, 선발됐는데 난 지금도 정말로 내가 배우가 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 영화는 첫 번 것보다 나체 신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훨씬 더 야한데.
-두 영화는 다 롤러코스터 라이드이다. ‘행오버’는 한계를 밀어붙일 수 있는 데까지 몰고 간 영화다. 관객들도 그것을 바라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관객들은 극심한 높낮이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영화가 전편보다 말캉하고 온순하다면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유기하는 셈이다.
*당신은 영화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썩 잘 부르더라.
-그 장면은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로 노래는 (짐 크로체) ‘타임 인 어 바틀’이다. 난 그 노래를 좋아한다. 그런데 난 과거 영화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없다.
*전직 의사가 발가벗고 사람을 공격하는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아내를 비롯한 가족의 반응은.
-난 역시 의사인 내 아내(베트남계)의 격려로 배우가 됐다. 아내가 의사 노릇 그만 두고 전문 배우가 되라고 날 독려했다. 물론 아내도 전편의 내 나체 신을 알고 있었다.
그 장면은 전적으로 내 아이디어지만 난 아내의 하락을 받았다. 난 모든 것을 아내의 허락을 받고 한다. 그는 나의 최고의 친구이자 협조자이다. 그리고 내 부모님도 날 적극 지원하신다. 난 아직도 의사면허가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전직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그러나 배우 일은 내게 있어 하나의 새로운 삶의 여정이다. 나는 지금 내 삶에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새 인생은 큰 영광이자 스릴이다.
*배우와 의사는 서로 닮은 점이라도 있는가.
-둘 다 프로라는 것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자기 통제와 함께 부지런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 난 배우 일을 의사직에서 배웠다.
*당신의 다음 영화는 ‘트랜스포머’ 제3편인데 거기서는 어떤 코미디를 보여줄 것인가.
-난 내 코미디를 줄곧 밭을 갈듯 갈아왔다. 난 카메라 앞에 서면 100% 해내야 된다는 생각에 공격적이 된다. 난 삶이 짧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든지 끝까지 가보자는 각오로 일을 한다.
그 것이 내 코미디의 철학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밖에서 날 보면 내가 아주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고 신기해하는 점이다. 난 세 살짜리 딸 쌍둥이를 가진 유부남이다. 난 일하지 않을 땐 나이트클럽에도 안 가고 집에서 아버지나 남편 노릇을 하면서 보낸다. 그리고 모든 것을 간단하고 단순히 지키며 산다.
*언제 당신이 우습다는 것을 알았는가.
-어릴 때다. 난 언제나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러나 난 코미다언은 아니었다. 나는 코미디는 대사나 농담이 아니라 삶의 한 방식이요 감수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것은 재즈 코드를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저 그 것을 따라가면 되는데 그 것은 마치 파도를 타고 서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파도를 제대로 찾을 줄 아는 사람이 좋은 코미디언이다.
*의사가 발가벗고 뛰어다니는 것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구구각색인가.
-온갖 반응을 받는다. “야 정말 대단하다”란 반응이 있는가 하면 “아이구 맙소사”라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난 안 좋은 반응에도 기분을 언짢아하진 않는다. 결국 사람들은 내가 단지 좋은 일을 하고 또 가족을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당신을 길에서 보면 미스터 차우의 흉내를 내보라고 하는가.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러면 난 언제나 그렇게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나도 좋다. 그 역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다.
*이제 당신은 유명하고 인기 있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가 됐으니 다음 영화에선 한국 이름을 가진 역을 할 생각이 있는가.
-그러겠다. 다음 영화에선 H.J. Park으로 나오겠다. 내 매니저 어디 갔지. 그러나 그렇게 안 되더라도 그 건 내 탓이 아니라 내 매니저 탓이다. 우리는 단순한 아시안이 아니라 아시안 아메리칸이다.
그런 사실은 우리에게 하나의 도전이다. 난 각본에서 백인과 중국인과 또 한국인으로 나오는 다양한 역을 해 봤다. 이렇게 여러 인종 역을 한다는 것이 배우로서의 기쁨이다.
그러나 분명히 말해 둘 것은 난 한국인이란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내 아버지는 대구 태생이며 어머니는 부산 태생인 이민자들이다. 나는 지금 내 자신이 미국 내 아시안 아메리칸 사회에서 일고 있는 괄목할 만한 움직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할리웃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스틴 린 감독과 배우들인 성 강과 존 조 그리고 매기 큐와 루시 리우 등이 모두 아시안들이다. 할리웃에는 지금 재능 있는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인들이 큰 몫을 형성하고 있다. 나도 그 중 하나임을 명예스럽게 여긴다. 우리들의 장점은 우리가 서로 모두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완전히 새로운 물결을 이루면서 아시안 아메리칸 시네마의 정체를 새로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사로서 숙취에 대해 어떤 처방을 하겠는가.
-난 술을 마시면 보통 머리가 아파 자기 전에 아스피린이나 애드빌을 먹는다. 의사로서 말하건 데 숙취에는 완전한 치료법은 없고 단지 한시적인 대응책만 있을 뿐이다.
*당신의 나체를 카메라를 통해 직접 본 느낌은.
-우스운 일은 내 나체를 보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몸에 꼭 끼는 셔츠를 입었을 때 두 턱이 되는 것을 보면 신경이 쓰인다.
*미스터 차우는 매우 특이한 인물로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그랬으면 좋겠다. 그는 매우 복잡하고 미친 듯한 인물어서 그 역을 하는 것이 정말로 즐겁다. 내가 가장 가장 좋아하는 역으로 그를 연기하는 것은 내게 있어 하나의 카타르시스다.
*당신 안에 차우와 같은 성질이 있는가.
-대혼돈과 같은 코미디를 하겠다는 결심 외에는 모든 것이 연기다.
*당신은 16세에 고교를 졸업하고 바이얼린을 연주하며 또 IQ도 매우 높은데 그렇게 똑똑한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난 날 그렇게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어렸을 때 나의 아버지는 내게 “넌 그렇게 똑똑하지도 또 천재도 아니니 남보다 앞서려면 열심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아무리 똑똑하게 태어났더라도 열심하지 않으면 결코 남을 앞지를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똑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도구로 무엇을 하느냐 하는 점이다.
*가끔 의사 일이 그리운가.
-난 지금도 내 환자들이 보고 싶다. 난 지금도 일부 환자들과 e메일로 교신하고 있다. 내가 의사 일을 그만둔 뒤로 어떤 환자에 대해서는 매일 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때로 의사라는 직업은 배우보다 더 나쁠 때가 있다. 그래서 난 의료 활동의 어떤 점에 대해선 그립지가 않으나 환자들은 그립다. 난 지금도 아내와 함께 세미나에 참석하고 의학지들을 읽는다.
*영화에서 원숭이와 일한 경험은.
-크리스탈은 암컷(17년생)으로 내가 여태껏 함께 일한 배우들 중 가장 훌륭한 배우다.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가끔 크리스탈이 원숭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었다. 완벽한 배우로 매우 똑똑해 어제 날 보더니 날 기억하고 내게 키스를 했다.
*미스터 차우 역을 위해 참고로 한 다른 영화의 인물이라도 있는가.
-반사회적인 그의 성격을 묘사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굿펠라스’의 조 페시 역과 ‘암흑의 기사’에서의 히스 레저의 조커 역을 연구했다.
*당신은 범죄의식이 있으며 그렇다면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가.
-내가 저지른 유일한 범죄가 있다면 그 것은 당신의 마음을 훔친 것이다. 왜냐하면 난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