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한 달 뒤에 시작됩니다. 요즘은 미국 전역에 걸쳐 경제위기로 인한 교육예산 삭감으로 교육국에 따라 극히 소수의 여름 프로그램만 유지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학생들로부터 비용을 받도록 하여 그 비용을 낼 여유가 있는 학생들에게만 서머스쿨 인리치먼트 클래스(enrichment classes)가 제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국마다 다르니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자녀의 학교를 통해 알아보면 되겠습니다.
중산층과 부유층 자녀들에게는 여름방학이 향상과 발전의 기회인 인리치먼트(enrichment) 기간이 되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여름방학이라는 다운타임(downtime)이 배움을 상실하게 만드는 ‘summer learning loss’를 가져와 학교에서 그동안 배운 것을 잃어버리는 기간이 된다고 주장하는 여러 교육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타임 매거진에서는 지난해 2010년 8월 ‘The Case Against Summer Vacation’(여름방학을 반대하는 케이스)이라는 커버스토리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름방학은 100여년 전인 1906년에 바쁜 여름 농경기에 학생들이 집집마다 가족의 농장 일을 도와줄 수 있도록 만들었던 옛날의 유물인데 현재까지도 계속 시행되고 있다고 일부는 비판합니다.
여름방학 동안 저소득층 학생들은 수학 실력이나 영어 독해력 실력에서 중산층의 자녀들보다 훨씬 뒤떨어지는 이른바 ‘the summer slide’를 겪는다고 합니다.
9학년이 되면 학생들의 어치브먼트 갭(achievement gap)의 원인의 3분의2가 사머 러닝 로스(summer learning loss) 때문이라는 연구도 나와 있답니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여름방학이 지루함(boredom) 속에 별다른 액티비티도 못하고 이웃이 안전하지 않아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고 고립(isolation)되어 TV만 보게 되니 건강한 자극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부유층 학생들은 가족여행이나, 집을 떠난 슬립-어웨이 캠프(sleep-away camp), 인리치먼트 클래스 등 여름방학 액티비티로 바쁜데 비해, 저소득층 학생들은 중학생이 되면 여름방학 기간 때문에 최고 3년씩이나 뒤쳐질 수 있다는 연구를 Johns Hopkins 대학에서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빌 게이츠 재단, the Wallace Foundation 등의 자선단체들이 National Summer Learning Day를 만들어 학생들이 작문, 음악, 역사공부, 운동 등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지는 못하는 형편입니다.
‘Reach Out and Read’ ‘Mind Trust’‘Summer Advantage’등의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Scholars’(학자)라고 부르며 학생들의 정신적 자극(stimulation)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American Library Association(www.ala.org)의 리딩 리스트를 참고할 수도 있고, Reading Is Fundamental(www.rif.org/kids) 단체는 저소득층에게 책을 배달해 주기도 합니다. NASA도 미국 전국에서 가장 큰 여름 인리치먼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디애나주에서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소방서 직원들이 8주 동안 여름 리더십 캠프(Summer Leadership Camp)를 만들어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퍼블릭 스피킹(public speaking)과 창작(creative writing) 등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미주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최우수 학생들에게만 관심을 두지 말고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교회나 커뮤니티 차원에서 꿈을 심어주고 여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마인드 셋이 있었으면 하고 희망해 봅니다.
옛날 미국 소설 The Adventures of Tom Sawyer에 나오는 모험적이고 로맨틱한 여름이 아니라, 요즈음은 부모는 하루 종일 일하고 애들은 TV만 보면서 지겨워하는 현실 속에서 비용 때문에 재미, 자유, 플레이의 가능성을 맛볼 수 없는 긴 여름을 보내야 하는 자녀들에게 커뮤니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액션 플랜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의: DrSuzie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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