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시용 목사. 인디애나 주립대서 ‘야웨 이미지 ‘연구로
▶ 지도 교수 격려로 학업의 줄 놓지 않고,신앙 여정에 한 가지 마무리
샌프란시스코 서머나한인감리교회 담임으로 시무하고 있는 하시용 목사(49)가 바쁜 목회 생활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 11년만에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1998년 유학의 길에 올라 예일대학 신학대학원에서 2년간 신학석사(STM)과정을 마친 그는 2000년 인디애나 주립대학교 종교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 11년만인 지난 5월 6일 영예의 박사학위(Ph.D)를 받게됐다. 본보는 하 목사와 인터뷰를 통해 목회에 열중하면서 박사학위까지 받게된 소감과 경과를 들어봤다<손수락 기자>
- 대학교 입학후 얼마만에 박사 학위를 받게 됐는지, 자세한 경과와. 소감은 ?
▲ 저는 한국에서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외국계 은행에서 7년간 근무하다가 목회에 대한 부르심을 받고 30대 중반에 감신대 신대원에 입학했습니다. 3년간의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마쳤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목회를 위해서 학문적인 소양이 더욱 필요함을 절감했고 교수님의 권고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1998년 가족과 함께 유학의 길에 올라 예일대학 신학대학원에서 2년간의 신학석사(STM)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2000년에 인디애나 주립대학교 (Indiana University - Bloomington) 종교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기에 성서와 문학이라는 주제로 신학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인디애나 대학에서 제 전공인 구약과 성서해석은 물론 부전공인 비교문학 등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3년 만에 논문을 제외한 모든 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업과 동시에 개척한 교회가 성장하면서 논문작성이 지체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6년 전에 샌프란시스코로 목회지를 옮기면서 논문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결국 논문 마감시일이 다가오면서 학위논문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 년전, 인디애나 대학교의 지도교수님이셨던 와이츠만 (Dr. Steven Weitzman) 교수님께서 스탠포드 대학의 종교학과 교수로 오시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논문을 마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교수님께서도 50이 가까운 늦깍이 학생인 저를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셨습니다. 주위의 친지들도 학위를 마칠 것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에 힘입어 지난 여름부터 그동안 중단했던 논문작성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6일 11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으니 개인적으로는 매우 기쁘고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막내 아들을 그리워하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신 부모님들께서 무척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어느덧 대학생으로 자란 두 아들과 아내에게 조금은 면목이 서고, 그동안 기도해 주시고 배려해 주신 서머나 감리교회 성도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박사 학위 논문 내용은 ?
▲ 저의 학위논문 제목은 "Images of Yahweh under foreign rule in the sixth to fourth centuries B.C.(주전 6-4세기 외세 통치하의 야웨 이미지에 대한 연구)"입니다. 당시는 이스라엘이 바벨론과 페르시아의 통치하에 있던 위기의 시기였고,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기도했지만 이스라엘 역사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논문에서 구약성경의 기록들과 고대 근동의 문서들을 비교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성경의 기자들이 국가와 신앙의 위기를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다루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상황의 변화를 반영해야하고, 어떤 위기가 닥쳐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지속될 수 있음을 논문을 쓰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 목회 하면서 공부하기가 어려웠던 점은?
▲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인디애나에 유학온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처음 2년동안은 교인들이 많지 않아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교회가 100여명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학업이 늦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목회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목회와 학업 가운데서 목회를 더 우선시했었습니다. 밤늦게 틈틈히 학업을 겸했지만 박사학위 논문이 그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로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6년전 샌프란시스코로 목회지를 옮기고 교회에 어려움이 닥치면서 학업의 줄을 완전히 놓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께서 스탠포드 대학으로 오시고, 교회가 안정되면서 작년 7월 이후에 예상치 못할 만큼 아주 평온한 시간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셨습니다. 논문을 마무리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실감한 저는 교회에 3개월동안은 꼭 필요한 사역만을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7월부터 10월까지 버클리에 있는 연합신학대학원 도서관과 동네 도서관을 다니면서 일주일에 4일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논문 작성에 매진하였습니다. 교회의 협조가 컸고, 가족들의 기도,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논문을 끝내고 싶은 제 열망이 어우러져서 올 1월 논문 심사를 추가수정없이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비전은 ?
▲ 거의 포기했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해서 11년 만에 학위를 받은 것에 하나님이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 나이도 50이 되었습니다. 학문의 세계를 생각하면 모든 것이 늦은 것입니다. 학위를 통해서 커다란 일을 해야겠다는 야망은 솔직히 없습니다. 대신에 제 인생과 신앙의 여정에서 한 가지 일을 마무리했다는 기쁨과 감사가 가장 큽니다. 상황을 움직이시고 시작한 일을 마무리짓게 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목회할 생각입니다. 지난 8년여 코스타에서 젊은이들에게 성경연구에 대한 강의를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대로 코스타를 비롯한 다른 기회들을 통해서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사랑하고 올바로 읽을 수 있는 방법론을 강의할 계획입니다. 박사논문에서 다루지 못했던 성서와 문학에 대한 공부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글쓰기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지역사회에 계신 목회자들과 사역자들께 제가 배운 지식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졸업식에 참석하면서 하나님께 다음과 같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학위이니 하나님 편하신대로 사용해 주십시오." 이것이 현재 저의 솔직한 마음이고 하나님을 향한 고백입니다.
지난 5월 6일 인디애나 대학교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하시용 목사와 하정숙 사모, UC Berkeley에 재학중인 두 아들 재흥과 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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