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한국일보에서 마련한 홍혜경, 김우경의 듀오 콘서트를 통해 들었던 소프라노 홍혜경의 깊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난 토요일에 다시 들을 수 있었다.
헨델의 목가적 오라트리오 ‘명랑한 사람, 우울한 사람, 온화한 사람 (L’Allegro, Il Penseroso Il Moderato)을 현대 세계 최고의 안무가중 한 사람이라는 마크 모리스가 만들고 그의 무용단인 마크 모리스댄스그룹이 공연한 무용음악극을 통해서였다.
LA오페라와 함께 특별 기획하였다고하는 이 공연은 환상적인 색깔과 조명이 어우러진 여러개의 스크린을 뒤로하고 또는 여러겹으로 드리워진 스크린의 사이사이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모습이 공연예술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라는 표현이 이럴때 쓰는건가보다 하는 감탄이 나오게했다.
그뿐인가 헨델의 음악극인 만큼 LA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두명의 소프라노,그리고 각 한명씩의 테너와 바리톤의 솔로이스트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는 데 그 중의 한명이 홍혜경이었다. 평소에도 다정다감하고 선물하기를 좋아하는 아들아이가 어머니날 전날인 토요일 저녁6시와 11시사이에 시간을 비워 놓으라는 말에 근사한 저녁을 살래나 했는데, 저녁은 미리 먹고 여섯시에 집에서 떠나자는말에, 행선지도 모르고 따라간 곳이 도로시 챈들러파빌리온이었고 극장을 들어서면서야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마크모리스의 공연이라는 것을 알았다.
오라트리오1부 명랑한 사람이 공연되는 동안 예쁜 파스텔색의 드레스와 너무나 아름다운 발레 동작의 무용수들, 그리고 아이가 귀뜸해 주는 지금 노래하는 소프라노가 홍혜경이라는 말도 감동이었지만 그를 능가하는 아름답고 풍부한 성량의 서양여자는 과연 누구일까 했었는데 중간에 쉬는 동안 프로그램을 보니 그가 바로 소프라노 새라 코번(Sarah Coburn)이었다. 엄마한테는 루치아노 파바로티만큼 대단한 사람의 공연을 실제로 보게됐다고 아들에게 진심이 담긴 아부를 했다.
이 작품은 헨델이 명랑한 사람과 우울한 사람을 대비한 밀튼의 시를 이야기에 맞게 작곡한 것인데 극본가 찰스 제닝스가 두사람의 상반된 성격을 중재할 수 있는 온화한 사람의 대본을 덛붙여 완성한 3부작이다. 1988년 마크 모리스가 무용을 창작하여 20여년간 세계적인 공연을 통해 알려져왔었는 데 이번에 LA 오케스트라와 함께 로스엔젤레스에서 처음 공연된 것이라고한다.
일생을 교회음악에 바친 동갑내기 바하와는 달리 헨델(1685-1759)은 상업성이 있는 오페라에 뜻을 두고 독일과 이태리에서 활동했으나 그 때의 시대상황때문에 오페라가 실패하자 큰 돈이 들지않는 오라트리오를 작곡하여 무대에 올린다.
성서속의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대표작 메시아를 비롯한 여러가지 오라트리오를 작곡하고 공연했던 헨델이 존 밀튼의 시를 바탕으로 1부에서는 아침부터 저녁사이에 일어난 일들로 들판을 다니며 시골사람들과 함께 즐기며 연극구경도하고 음악을 듣다가 잠이 드는 행복한 사람의 이야기이고 , 2부의 우울한 사람은 저녁부터 한밤중까지의 이야기로 밤에 우는 새의 슬픈노래를 들으며 달밤에 사색의 잠긴 사람을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낮에 지저귀는 새를 표현하는 율동과는 또 다른 기쁨을 준다.
나중에 첨가된 3부의 온화한 사람에서는 쾌활한 1부의 주인공과 사색적인 2부의 주인공을 합친 중용적인 사람을 노래하고 춤추는데, 연두, 분홍, 노랑, 하늘색등 고운색깔의 타이즈를 입고 힘있고 강렬하게 춤을 추는 남자 무용수들이나 작고 가녀린 모습의 여성 발레리나들이 남성 무용수를 안고 춤을 추는 모습등이 참 인상적이었다.
밝고 명랑하고 희극적인 내용을 24명의 무용가와 4명의 유명성악가, 그리고 LA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만들어 낸 최고의 종합 예술이었고 특별히 오래 기억에 남을 무대미술이었다. 다음날인 어머니날 저녁은 음식만들기를 너무(?) 즐기는 딸아이가 무려9가지의 이태리음식을 밀가루반죽부터 시작해서 근사하게 차려서 온가족이 배나올 걱정도 잊은 채 즐겼으니 더도 덜도 말고 올 어머니날만 같아라 하는 바램은 아무래도 과욕인 것 같다.
(213)505-5594
미셸 원
BEE부동산 부사장·공인숏세일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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