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화창한 봄날이 계속되는 4월이다. 늘 들어오는 말대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인 모양이다.
아무런 관심 없이 매일 스쳐 지나가는 앞 정원의 꽃과 나무들 중에 하얀 백장미가 활짝 피었다.
오랜만에 뒤편 정원에 나가보니 빨간 장미까지 활짝 피어서 보기가 참 좋다. 봄이 오긴 온 것 같은데 부동산 시장의 봄은 아직까지 화창한 봄날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서 봄인데도 즐거운 봄의 느낌을 갖지 못하는 것이 자못 안타깝다.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나는 봄이라서 그런지 땅속에 있던 작은 벌레들까지 그 봄기운을 느끼고는 바깥으로 나오고 있어서 집안에 날벌레가 많이 나타났다는 고객의 전화를 받고는 화들짝 놀래서 고객의 집으로 달려갔다.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던 흰개미(터마이트) 중 수컷들이 봄기운에 힘을 받아 바깥으로 나온 모양이다. 요 며칠 사이에 수십 마리의 날개 달린 수컷 흰개미가 집의 문 구석에 나와서 기절해 있었다.
집을 구입한지 1년쯤 다 되어 가는 LA 고급 지역의 단독주택이다. 터마이트 전문회사의 사장님을 모셔서 같이 살펴보았다.
사장님 설명이 LA의 부촌으로 여겨지는 지역들, 즉 베벌리힐스, 라카냐다, 사우스 패사디나, 행콕팍, 샌타모니카 등은 땅의 지질이 부드럽고 고급이어서 땅 속에 사는 수도 없이 많은 벌레(그 중 흰개미도 포함될 것이고)들이 이런 고급 땅을 좋아해서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단다.
이들이 봄기운을 느끼고 바깥세상으로 나오는 때가 지금이다. 이런 종류들은 보통 땅속 20피트 내에 머물러 살고 있으며 연 중 봄·가을에 한 번씩 바깥으로 나온단다.
이들이 집안에 나타난다고 무조건 걱정할 것은 아니다. 이들이 땅 속에 있어야 땅 속에도 여러 터널이 생겨서 그 땅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산소를 얻는다. 그러다 며칠 지나면 또 사라지고 한 일년이 지나면 다시 한 번씩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터마이트를 지하 터마이트, 즉 subterranean termite라고 해서 지하에 있으면 별로 문제가 될 것은 없고, 이 흰개미가 가옥으로 침투해서 나무를 갉아 먹으면 그것은 문제가 조금 심각해져서 여러 가지 처방을 해서 없애야 한다.
그래서 땅 속에 있는 이 subterranean termite는 인체에 해롭지 않는 적절한 약품으로 땅속과 지상에 드러나는 부위에 처리를 하면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하고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주택을 살고 팔 때에는 바이어의 요청으로 집주인이 반드시 터마이트 검사를 하고, 아무런 터마이트 흔적이 없으면 집이 이상 없다는 확인서를 받아서 에스크로를 종료시키며, 만약 그 흔적이 나오면 적절하게 처리를 해서 완료하였다는 확인서를 반드시 받는다.
이때 터마이트뿐만 아니라 물곰팡이 또는 물에 젖어서 손상된 집안 내외부의 구조물도 수리하도록 하게 되어 있다. 보통 1년의 워런티를 받아서 차후 1년 이내에 문제가 생기면 그 회사가 모두 처리해 준다.
일반적으로 베벌리힐스 혹은 행콕팍 지역처럼 지질이 부드럽고 수분이 많은 지역에서는 바로 맨땅에다 집을 짓지 않고 기초 석대, 파운데이션을 설치하고 그 위에 기둥들을 세워서 만든 집들이 대부분이어서 집과 땅 사이에 빈공간이 있는 집들이 많다.
그래서 그 땅 지하에는 항상 수많은 작은 벌레들이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1년에 한번 정도 터마이트 약을 뿌려주고, 분기마다 한 번씩 개미나 거미 등등을 쫓아내는 방역소독을 곁들이면 거의 문제가 없다.
발렌시아와 같이 땅이 단단한 지역에 새로 짓는 집들은 우선 집 지을 터를 고르고 난 뒤에 1~2피트 정도로 두꺼운 시멘트 콘트리트를 완전히 깔고 난 뒤에 그 위에 기둥 등을 세워서 집을 지으니까 땅에서 작은 벌레들이 올라올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하나, 지진이나, 무거운 차량 등으로 인해 그 시멘트가 작은 선으로 갈라지면 그 틈을 따라 올라오기도 한단다.
봄기운이 완연한 따뜻한 4월 하순에 봄기운을 따라 바깥세상으로 올라온 작은 벌레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깥세상으로 올라온 작은 벌레들이 느끼는 따뜻한 봄기운을 우리 부동산 시장도 머지않은 장래에 바로 느낄 수 있길 빈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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