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창립 근 100년만에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진 벤 버냉키 의장은 “올해 1분기 미국의 성장세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연간 성장률도 당초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1분기의 성장세 둔화가 일시적인 양상에 그치고 올해 말까지는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자회견의 주요 내용들을 정리한다.
▲FRB 의장 인터뷰 배경
FRB 의장이 FOMC 회의 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해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1914년 FRB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FRB가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앞으로 연간 4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은 FRB의 통화정책 수립의 투명성을 높이고 금융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실업률 낮아지지만 물가는 상승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높은 실업률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겠지만 물가상승률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실업률은 8.8〜9.0%에서 8.4〜8.7%로 하향 조정, 성장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고용사정은 더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유가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 1월에 예측했던 1.3〜1.7%에서 2.1〜2.8%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성장률은 하향 조정
버냉키 의장은 이날 FOMC 회의에 보고된 중기 경기지표 수정치를 공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1〜3.3%로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FRB가 내놓았던 성장률 전망치 3.4〜3.9%에 비해 상당한 정도로 낮아진 것이다. FRB는 또 2012년 성장률 전망치를 3.5〜4.4%에서 3.5〜4.2%로, 2013년 성장률 전망치도 3.7〜4.6%에서 3.5〜4.3%로 낮췄다.
▲양적완화 조치 그대로 유지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말부터 총 6,000억달러의 규모의 국채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2차 양적완화 조치가 올해 6월 말로 종료되더라도 금융시장과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6월 말로 국채매입이 완료되더라도 FRB가 보유한 채권의 만기도래분을 재투자하는 정책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정책도 유지
한편 버냉키 의장은 “FRB의 FOMC 성명에 `상당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는 한 FOMC 회의가 최소 2차례 더 열릴 때까지는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OMC 회의는 대략 6주마다 열리기 때문에 FOMC 성명에서 ‘상당기간 저금리 유지’라는 표현이 사라진 후 최소 3개월 후에는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음을 버냉키 의장이 시사한 것이다.
“양적완화 수정 없다”
FRB, FOMC 회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총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수정하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계속 시행키로 했다고 27일 발표했다.
FRB는 또 정책금리를 연 0〜0.25% 수준으로 계속 동결키로 결정했다.
FRB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이틀 간의 회의를 끝내면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속도로 지속되고 있으며 고용사정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표현으로 최근의 경기상황을 진단했다.
이 성명은 국채매입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최근 몇 달간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러한 효과는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인플레이션 심리가 뿌리를 내릴 위험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명은 6월 말까지 국채매입이 마무리된 이후 이를 보완할 새로운 조치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FRB가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경기부양 조치를 거둬들이면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정책 금리를 인상하는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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