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의 유재승 행장은 “연내로 한미은행의 경영을 정상화시키고 임기 내에 잃어버린 일등 은행으로의 명예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호 기자>
올해 초 숱한 행장교체설의 루머 속에서도 "맡은 바 할 일을 다했다"며 행장직에 연연하지 않고 꿋꿋한 처신을 보여 내외부로부터 ‘소신 행장’ 소리를 들었던 유재승(64) 행장. 유 행장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던 한미은행을 2분기 연속 흑자라는 기록으로 만들어내기까지 2년여 동안 그의 한미은행이 받은 숱한 호된 지책과 격려들은 "한미은행의 또 하나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은행경력 41년. 유 행장은 "이제 막 일을 시작하는 새내기 은행원처럼 흥분된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한인 최대 커뮤니티 은행의 옛 명예를 되찾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재승 행장과의 일문일답.
2008년 금융위기로 존폐 위기에 몰려
투자 유치, 주식 공모 성공으로 회생
2분기 연속 흑자 기록 자산 건전성 향상
-2분기 연속 순익을 기록한 의미는.
▲지난해 4분기, 2년 만에 순익 530만달러를 낸데 이어 지난 1분기엔 1,04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해 그동안 투자가들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했다. 1분기에는 특히 대손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아졌다. 지난해 4분기 500만달러, 지난해 1분기 5,800만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던 것과 비교하면 자산의 건전성이 놀랍도록 향상된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4,95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었다.
-직원들도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분기 연속 흑자로 직원들이 놀랐다. 지난해 7월 1억2,000만달러 증자 성공에 이은 2분기 연속 흑자로 이젠 잘될 일만 남았다고 고객들도 축하해 주는 분위기다. 한미의 회생을 부정적으로 보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최근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를 홍보대사로 전격 영입해 ‘I Believe’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광고 캠페인을 펼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진작되었다. 추신수 선수가 마이너리그 시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것이 한미의 현 상황과 비슷하여 공감을 얻는 것 같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제금융도 받지 못하고 자본건전성이 악화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미가 회생할 수 있었던 요인은.
▲한미은행의 위기는 2008년 상반기부터 2010년 7월까지이다. 지난 2008년 6월 한미은행장으로 취임하자마자 7월 인디맥은행 파산,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등 금융위기가 닥쳤다. 한미은행도 부실대출 급증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누적, 자본금 잠식으로 자본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자 일부 고객들이 구좌를 폐쇄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직원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자신감도 잃었다.
게다가 2008년 11월 부실대출이 많아 연방정부로부터 구제금융(TARP)도 받지 못했다. 위기대응책으로 경영전략을 바꾸었다. 손실이 커지면서 자본잠식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에 자본비율 유지를 위해 자산을 감축했다. 2007년 3분기 40억달러를 넘었던 한미의 자산이 현재 29억달러에 못 미친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한국의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최대 2억4,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맺은 것이 결정적으로 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로부터의 투자유치에 이어 지난해 7월 1억2,000만달러의 주식공모를 통해 증자에 성공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지난 2009년 말 감독국으로부터 1억달러 증자명령을 받았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증자 실패 때 문을 닫을 수도 있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꼈다. 커뮤니티는 물론 기존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도움으로 증자에 극적으로 성공하면서 위기상황을 벗어났다.
-한미의 성장동력은.
▲한미의 성장동력은 충성도 높은 고객과 애사심 있는 직원이다. 한미은행이 합병한 퍼시픽유니온뱅크(PUB)의 전신인 가주외환은행(CKB) 고객까지 합쳐서 은행에 애착을 가지고 오래된 고객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이 만약 불안감을 느껴 예금을 인출했다면 인디맥 같은 은행 폐쇄상황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애사심이 강하고 20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이 지점에 많다. 한 지점에서 시작된 ‘한미 살리기’ 기도 모임이 다른 지점들로 확산된 이야기를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 은행을 사랑하는 직원과 고객들이 한미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또한 지역적으로 골고루 포진된 지점망과 한인은행을 대표하는 ‘브랜도 파워’도 한몫했다.
-최근에 인사를 통해 조직이 안정을 찾았다.
▲은행이 어려울 때 떠난 직원들이 이제는 한미은행으로 다시 오고 싶어 할 정도로 상황이 역전됐다. 최근 전무를 포함한 임원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진작됐다. 지난 2월 행장의 임기도 2013년 6월까지 연임이 보장됐다. SBA 부서 직원도 현재 9명에서 14명으로 늘릴 계획이며 신규대출을 강화하면서 론오피서도 더 보강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프라이빗 뱅킹센터장에 앤 최씨를 영입했고 시애틀 대출사무소에도 새 매니저를 고용했다.
-행장으로서 향후 계획은.
▲새로운 각오로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올해에는 ‘영업 활성화’라는 목표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출이 그동안 중단되다시피 했는데 이젠 대출을 활성화시키려고 한다. 그동안 자본비율 유지 때문에 크게 줄였던 자산을 복구하는 작업으로 대출을 활성화시키고 예금도 고금리 정기예금 대신 비용이 적게 드는 체킹, 머니마켓 구좌 등을 더 늘리고 있다. 특히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경영능력, 수익성, 유동성, 금리 민감도를 향상시켜 빠른 시일 내에 감독국의 제재조치를 벗어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 향후 성장을 위해 추가 증자도 모색하고 있다.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미은행의 위상을 되찾고 잃어버린 일등 은행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하루빨리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한인 커뮤니티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본다.
<유재승 한미은행장 약력>
▲ 1970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상업은행 입행
▲ 1998~ 2000년 우리은행 뉴욕 지점장
▲ 2001~ 2007년 우리아메리카 은행장
▲ 2008~ 현재 한미은행장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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