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면서 반드시 가 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사실 요즘이 요세미티를 찾기 가장 좋을 때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눈이 녹고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면서 요세미티도 다시 생명력을 얻고 있는 것. 봄이 찾아온 것이다.
봄을 맞은 요세미티는 꿈틀대는 생명들로 활기가 가득하다. 교향악단의 복잡 미묘한 화음만큼이나 격렬하면서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계곡과 강, 호수, 폭포로 연결되면 다이너마이트를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폭포 소리에 눈보다 귀가 먼저 심취한다.
봄을 맞아 백합화와 야생화가 산을 덮기 시작하지만 저 너머 시에라네바다 산맥에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는데 신기하게도 멋진 조화를 이뤄낸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새 옷을 갈아입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안내한다.
눈 녹아 힘차게 내리는 폭포들과 야생화 절경
연간 400만명 몰리는 미국 대표적 국립공원
■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샌프란시스코 동쪽으로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중앙에 위치한다.
빙하의 침식으로 형성된 계곡과 신기한 형상의 기암, 1,000피트의 폭포와 호수, 울창한 삼림 등 자연의 웅대함과 우아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산악 국립공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국에서 반드시 가 보아야 할 명소로 손꼽히는 만큼 연간 400만명 관광객이 찾아온다.
이곳은 다양한 야생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아침 일찍 또는 해가 질 무렵에 야생동물이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자연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인 여행지다.
■ 왜 지금일까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사계절 변화무쌍하다.
사계절의 모습이 각각 아름답지만, 특히 5~6월에는 높은 지역에서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 흐르면서 폭포의 모습이 그야말로 ‘브레스테이킹’(breathtaking)이다. 게다가 5월부터는 백합을 비롯한 야생화들이 피기 시작하는데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는 모습이 더욱 장관을 이룬다.
조금 지나 여름시즌인 6~9월에는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기 때문에 붐빌 수 있는데, 여름시즌에는 덥고 뜨거운 기후이며, 오후에는 번개를 동반한 비가 자주 내린다. 만약 올 봄에 기회를 놓친다면 가을을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0~11월인 가을에는 단풍을 물든 요세미티의 또 다른 장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가 심한 날씨로 인해 관광하기가 좋지만은 않다. 겨울이 다가오면 요세미티 곳곳이 폭설로 인해 폐쇄되기도 하고, 12월부터 3월까지는 겨울시즌에는 날씨 등의 이유로 관광객의 수가 줄어드는 시기다.
잔잔한 미러호수엔 해프돔이 잠긴듯
조물주의 솜씨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요세미티의 멋진 볼거리들은 모두 빙하기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1851년 미국 기병대에 의해 원주민인 우즈메틱 족이 전멸될 때까지는 세상에 숨겨졌던 우즈메틱 족의 성지였다. 요세미티라는 이름도 우즈메틱 족의 ‘회색곰’이라는 말에서 유래됐다고 하는데, 따라서 요세미티에는 곰이 많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인지 생소한 지명이 많다. 타이오가 로드나 테나야 호수, 투올룸 초원 등은 원주민들이 붙인 이름이 아니었을까.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그들의 삶을 기억하면서 자연을 바라본다면 각 지역들의 모습이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게 다가올 것이다.
1. 폭포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많은 폭포가 있다. 높은 곳에 쌓인 눈이 녹는 시기인 5월부터 6월까지 폭포는 장관을 이룬다. 가장 유명한 것이 이름부터 신비로운 신부의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로, 안개처럼 피어나며 떨어지는 폭포의 흐름이 수줍은 신부의 얼굴을 가린 신비로운 베일을 연상시키는 순결하고 아름다운 폭포다. 리번 폭포(Ribbon Falls)도 그에 견줄 만큼 아름답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최근 발견된 곡타 카타락츠(Gocta Cataracts)에 의해 경우에 따라 일곱 번째로 분류되기도 한다) 폭포인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는 총 2,425피트로 위로부터 요세미티 폭포(1,430피트), 미들 캐스케이드(Middle Cascades) 폭포(675피트), 로워(Lower) 요세미티 폭포(320피트) 등 세 개의 폭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날이 맑으면 무지개를 볼 수 있는 버널 폭포(Vernal Fall), 구불구불한 모습이 대자연이 만든 걸작임을 인정하게 만드는 네바다 폭포(Nevada Fall), 홀스테일 폭포(Horsetail Fall), 스테어케이스 폭포(Staircase Falls) 등 많은 폭포가 공원 내에 있다.
요세미티의 폭포들은 늦은 봄~이른 여름에 가장 아름다우며, 비가 오지 않고 건조해지는 8월에는 폭포가 마르는 경우도 많다.
2. 해프 돔
요세미티를 상징하는 커다란 바위로 4,000피트에 이른다. 둥근 그릇을 두 조각으로 똑 자른 듯 한 형상을 하고 있어 해프 돔(Half Dome)이라 불린다.
빙하기의 산물인 해프 돔은 글레이셔 포인트에서 그 웅장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저녁노을과 함께 감상하면 더욱 아름답다.
3. 엘 캐피탄
요세미티 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기암괴석 중에서도 계곡에서 수직으로 곧장 솟아 있는 엘 캐피탄(El Capitan)은 요세미티 최대의 절벽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화강암 바위다. 이곳에서는 가끔 산악인들이 암벽타기를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 최고의 난코스로 일컬어지는 화강암 절벽이라고 하니 암벽 등반가들의 도전과 동경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4. 미러 호수
해프 돔의 바로 아래에는 요세미티 계곡의 유일한 호수인 미러 호수(Mirror Lake)가 자리 잡고 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거울 같이 맑고 잔잔한 수면이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해프 돔의 모습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잔잔하게 만들어 준다.
5. 포인트
요세미티를 다녀왔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인증샷’을 찍기에는 뭐니 뭐니 해도 글레이셔 포인트(Glacier Point)가 최고. 산악 국립공원의 여행은 각각 포인트를 ‘찍고’ 오는 것이 제 맛이 아니던가.
글레이셔 포인트는 요세미티 계곡 남쪽에 우뚝 솟아 있는 절벽 위에 세워진 전망대로 관광객들이라면 반드시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요세미티 계곡의 경관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데 위에 언급한 요세미티의 자랑 해프 돔과 각종 폭포는 물론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글레이셔 포인트 남쪽에 있는 와쉬번 포인트(Washburn Point)에서는 네바다 폭포와 주위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올므스테드 포인트(Olmsted Point)에서는 요세미티의 동쪽 풍경이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요세미티에서 전망이 좋기로 손꼽히는 장소인 터널 뷰(Tunnel View)는 공원의 남쪽 출구로 통하는 41번 하이웨이와 와워나 터널 바로 앞에 위치, 오른쪽으로는 신부의 베일 폭포를 볼 수 있으며, 왼쪽으로는 기암괴석인 앨 캐피탄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멀리 하얀 눈이 아직도 쌓여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장관이 펼쳐지기 때문에, 늦은 봄이나 이른 여름에 얇은 옷을 입고 눈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포인트는 5월 말부터 11월까지 오픈하는데 기상 조건을 미리 살피고 가야 한다.
6. 마리포사 그로브
요세미티 계곡에서 남쪽을 향해 운전해서 약 50분가량 달리면 프레스토 국립공원의 입구가 나오는데, 이곳에는 크기와 둘레를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높이와 나무 둘레를 자랑하는 자이언트 세코이아(Giant Sequoias)가 수백 그루나 자라고 있다.
그 중에서 공원 남쪽 입구에 위치한 마리포사 그로브(Mariposa Grove)는 세계 최고의 세코이아는 물론, 우뚝 솟은 거목들로 이뤄졌는데 그 웅장함이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저 대 자연의 위대함 앞에 고개를 숙이게 되는 것이다.
7. 타이오가 로드
요세미티를 동서로 횡단하는 산악 관광도로인 타이오가 로드(Tioga Road)는 변화무쌍한 요세미티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능선이 이어지면서 신비로운 테나야 호수(Lake Tenaya)와 투올룸 초원(Tuolumne Meadow)의 푸름에 넋을 잃게 된다. 겨울에는 도로의 통행이 금지되는 만큼 여름이나 봄, 이른 가을에 찾는 것이 좋다.
■ 요세미티 날씨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산악 지역인 만큼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하지만 낮에는 의외로 더운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더울 수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지 않았던 해에는 여름에는 폭포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미러 레익을 포함한 호수들도 조그마한 물웅덩이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봄이 되면 높은 곳에 쌓인 눈이 녹아 수량이 많아져 장관을 이루는 브라이덜 베일 폭포.
요세미티를 상징하는 해프 돔은 둥근 그릇을 두 조각으로 똑 자른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이곳은 또 암벽 등반가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엄청난 높이와 나무 둘레를 자랑하는 자이언트 세코이아 나무가 가득한 마리포사 그로브는 대 자연의 위대함 앞에 숙연해 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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