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록적 수익 올린 ‘S&P 500’ 기업들 지난해 직원채용 55만 불과
보잉사 직원들이 비행기 조립을 하고 있다.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신규고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이 2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 대기업들의 ‘직원 채용’ 사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혹독했던 경기 침체는 악몽처럼 사라지고 있다. 스탠다드 & 푸어스 500 대기업들의 순익은 지난해 47% 증가에 이어 올해 또 다시 15%가 늘어 기록적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들은 지난 2009년에 비해 두 배나 뛴 주가로 재미를 보고 있으며 배당금은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2009년보다 117%나 늘어난 2,990억달러를 자사 주식을 되사는데 사용했다. 그러나 이런 재정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실업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인력 채용의 속도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더디다.
오래된 기업일수록 신규고용 낮아
일자리 해외이전 고용부진 부채질
전문가들 “곧 상황 개선될 것”
1,80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지난해 순고용 증가율은 3.2%였다. USA투데이가 S&P 500 기업 중 444개 기업의 2010년 고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신규일자리는 55만7,000개였다. 이것은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 전체 직원의 4분의1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신규고용이 부진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일부 대기업들은 아예 고용을 하지 않고 있다. 444개 기업 중 246개는 지난해 1% 이상 직원이 늘어났으나 3분의1 이상은 오히려 줄었다. 특히 S&P 500의 10개 산업분야 가운데 통신과 유틸리티 부분은 지난해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통상적으로 신규고용의 동력이 되지 못한다. 100인 이하의 종업원을 고용하는 스몰비즈니스들이 경기회복 기간 중 만들어 지는 일자리의 3분의2 이상을 만들어 낸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회복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금리를 분석하는 ‘그랜트 인터레스트 옵저버’의 제임스 그랜트는 “이번 경기회복에는 최악의 부채 트라우마가 선행했다. 부채에 대한 부담이 신규 고용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료들은 대기업들의 고용이 부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500명 이상 고용기업들은 지난 3월 1만7,0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는 중간규모 비즈니스들의 8만2,000명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이다. 50인 이하 스몰비즈니스들은 이보다도 더 많은 10만2,000명을 신규 채용했다.
대기업들의 페이롤에는 지난 2009년보다 훨씬 많은 직원 이름이 올라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신규채용이 아니라 대부분 기업합병에 따른 것이다. 다른 기업을 인수하고 종업원들을 승계하면서 전체 직원 수가 자연스럽게 급증한 것이다. 코네티컷에 본부를 둔 텔리콤사인 ‘프론티어 커뮤니케이션스’는 직원 수가 9,395명에서 1만5,000명으로 뛰었다. 이것은 버라이즌의 교외지역 텔리콤 부문을 인수하면서 직원들을 거의 그대로 승계한 때문이다. 프론티어 직원이 늘면서 버라이즌의 직원 수는 2만8,527명으로 13%가 감소했다. 프론티어는 교외 지역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어 올해 추가 고용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도 비슷하다. 이 회사는 직원 수가 50% 늘어 총 13만9,600명이 됐다. 이 회사의 보틀러인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지스’의 북미지역 부분을 인수하면서 직원들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2010년은 인수 합병의 해였다. 한 해 동안 이뤄진 인수 합병은 총 8,944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2%가 증가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일부 기업들의 직원 수 증가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제록스는 지난 해 페이롤이 8만2,000명으로 150%나 늘었다. ‘어필리에이티드 컴퓨터 서비스’를 매입하면서 직원들을 그대로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대기업들의 고용과 관련한 다른 우려는 많은 신규 채용이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여행상품 판매업체인 ‘프라이스닷컴’은 지난 해 1,300명을 신규 채용해 전체 직원이 69% 늘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음에도 신규 채용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이뤄졌다. 미국 내의 풀타임 직원은 330명에 불과하다.
미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GE다. 총 직원은 28만7,000명이고 이중 미국 내 고용은 13만3,000이다. GE의 제프 이멜트 회장은 지난 2009년 제조분야에서 6,3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희망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기대만큼 신속히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GE의 전체 직원 수는 5% 떨어졌으며 미국 내 직원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금융부문 등 일부 비즈니스를 다른 회사에 매각한 결과이다.
조금 나아지리라는 징후는 보인다. 인수 합병이 일자리를 창출하지는 못하지만 기업의 건강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신규 고용의 여력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인수 합병으로 지원이 급증한 제록스는 인바운드 콜 센터를 지원하는 비즈니스를 위해 새롭게 6,000명을 채용했다. 그리고 테크놀러지 분야에서는 신규 일자리가 활발히 만들어지고 있다.
안테나와 데이터 커넥션 등 전자기기를 만드는 일리노이 소재 몰렉스는 직원을 1만명 이상 신규 채용했다. 지난 해 220개의 제품들을 새로이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인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수입은 37%가 증가했다. 또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일자리를 창출해 낸다. 비즈니스들에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일스포스닷컴’은 고객들이 늘어나자 1,337명을 신규 채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단히 흥분되는 일”이라며 만족을 표시했다. 태양열 에너지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퍼스트 솔라’사도 1,400명을 새로이 채용, 인력을 30%나 늘렸다. 피닉스 인근에 짓고 있는 시설이 완공되면 추가로 6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기업의 연령과 일자리 창출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카우프만 재단의 데인 스탱글러는 밝혔다.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은 생긴지 1년에서 5년 사이의 회사들에서 만들어진다. 11년에서 25년 사이 기업에 가면 새 일자리가 뚝 떨어지고 29년이 지나서야 다시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대부분 작은 회사들은 인수하면서 생기는 것들이다.
미래의 일자리 창출은 직원이 현재 100명 미만이 회사들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개인 기업들은 경기회복이 시작된 후 6개월이 지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이는 지난 2001년 경기침체 후 21개월이 지나서야 이런 현상이 생긴 것과 대조된다. 그렇지만 1980년대 이전 경기침체 후 일자리 회복속도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기업들은 효율성과 테크놀러지를 이용해 신규고용을 최대한 늦추려 하고 있으며 추가 고용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그동안 고용을 미뤄왔기 때문에 현재 신규고용을 재개할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무디스의 수석 경제학자 마크 잰디는 분석했다. 그는 “기업들이 선반위에 있는 것들을 이미 다 사용했다. 수요가 늘게 되면 고용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