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 좀 늦더라도 만 5세가 되는 해에 아이를 킨더가튼에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부모들의 이 같은 고민은 킨더가튼이 과거의 놀이위주 교육방식에서 탈피, 어느 정도 학습능력을 요구하는 공부위주 커리큘럼으로 전환한 것에서 기인한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학생 수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주위의 말만 듣고 한해 늦춰 아이를 킨더가튼에 보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부모도 있고 반대로 생일이 늦은 아이를 5세가 되는 해에 입학시킨 후 찜찜해 하는 경우도 있다. 킨더가튼 입학시기와 관련된 논란을 정리해 본다.
■ 생일이 9~11월인 경우 다음해로 입학 미루기도
생일이 늦은 아이 중 일부는 만 5세가 되기 전에 킨더가튼에 입학한다. 보통 9~11월이 생일인 아이들이 이에 해당된다.
일부 교육자 및 학부모들은 “5세가 채 안된 아이가 킨더가튼에 입학할 경우 몇달에서 1년까지 나이가 많은 아이들에 비해 신체적 · 지적 능력이 떨어져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여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9~11월이 생일인 자녀를 둔 부모 중 일부는 킨더가튼 입학을 다음해로 미룬다. 아이의 생일이 7~8월인 경우에도 개인적 판단에 따라 만 5세가 되는 해에 킨더가튼 입학을 꺼리는 부모도 있다.
■ 한해 늦게 입학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
한인 부모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9월 만 5세가 되는 아들을 둔 LA 거주 김모(35·여)씨는 “생일이 늦은 아이들이 한해 늦게 킨더가튼에 입학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들었지만 그렇게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아이가 2년 동안 프리스쿨에 다녔고 담당교사도 올해 킨더가튼에 진학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정상적인 방법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신체적·지적발달 미숙 부모들 입학 주저
전문가들 생일 관계없이 5세 연도 입학 권장
가정형편·자녀 성숙도 고려 부모가 선택을
올해 11월 만 5세가 되는 아들을 둔 박모(34·여)씨는 “올해 아이가 킨더가튼에 들어가면 반에서 가장 어린 축에 들어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학교생활을 하게 될 것 같아 내년에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지 오 3가 초등학교 교장은 “생일에 관계없이 요즘 아이치고 만 5세가 되는 해에 킨더가튼에 들어갈 준비가 안 된 아이는 거의 없다”며 “생일이 다른 아이보다 늦어도 만 5세가 되는 해에 킨더가튼에 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해 늦게 킨더가튼에 입학하는 것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자.
1.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생일이 늦어 학교에 빨리 들어가는 아이들보다 더 성숙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아이들보다 지적, 신체적으로 더 발달해 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 중 일부는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킨더가튼에 입학하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고 급우들과 어울리는데 애를 먹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아이가 자부심(self-esteem)을 키우는데 유리하다고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 단점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늦게 킨더가튼에 입학한 아이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보다 성숙하긴 하지만 몇 달 내지는 한 살이나 어린 아이들과 한 반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위화감과 공부가 너무 쉬워 따분함을 느낄 수 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계속 같은 반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들며 또래 중 상당수는 한 학년 위다. 결과적으로 친구들보다 한해 늦게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도 늦어지게 된다.
■ 선택은 부모의 몫, 장단점 비교해야
정상적으로 보낼까, 한해 늦게 보낼까에 대한 최종 선택은 결국 부모의 몫이다. 무엇보다 아이의 지적, 신체적 발달상황을 꼼꼼히 체크해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부부 모두 일을 해야 한다거나 프리스쿨 비용이 부담이 된다는 이유 등으로 준비가 안 된 아이를 일찍 학교에 보내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교육구의 경우 만 5세가 되는 해에 킨더가튼에 진학할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트랜지셔널’(transitional) 또는 ‘디벨로프멘탈’(developmental) 킨더가튼 프로그램을 운영, 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관심 있는 부모들은 거주지 관할 학교나 교육구에 문의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킨더가튼에 입학하기 위해 아이가 갖춰야 할 스킬(skill)은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쓸 줄 안다. 첫 글자는 대문자, 나머지는 소문자로 쓰도록 가르친다. 집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쓸 줄 알면 금상첨화다.
2. 알파벳을 읽을 줄 안다.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별할 줄 알면 더 좋다.
3. 1에서 10까지 세고 읽는다. 삼각형, 정사각형, 직사각형, 원, 다이아몬드 등 기본 모양을 구별할 줄 안다.
4. ‘Thank you’와 ‘please’ 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안다.
5. 그려진 선을 따라 가위질을 하고 연필, 색연필, 크레용 등을 제대로 쥐고 사용한다.
6.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 검정색, 흰색, 보라색, 분홍색 등 10가지 색깔을 구별할 줄 안다.
7. 화장실에서 스스로 볼일을 해결한다.
8. 조용한 목소리로 말할 줄 안다.
9. 순서를 기다리고 나눌 줄 안다.
10. 화가 나면 다른 아이를 때리지 않고 주위 어른에게 보고할 줄 안다.
11. 한 장소에 오래 앉아 있고 말하기 원할 때 손을 든다.
가주 내년부터 생일 컷 오프 앞당겨
현행 12월2일서
2014년 9월1일로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현재 공립 킨더카튼 입학과 관련된 생일 컷오프 날짜는 12월2일이다. 사립의 경우 대부분 학교의 컷오프는 9월1일이다. 올 가을학기까지 생일이 12월2일까지만 떨어지면 만 5세가 되는 해에 공립 킨더가튼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공립 킨더가튼 생일 컷오프가 11월1일로 앞당겨지며 2013년에는 10월1일, 2014년부터는 9월1일이 컷오프가 된다. 컷오프 날짜보다 생일이 늦으면 만 5세가 되는 해가 아닌, 그 다음해에 입학해야 하는 것이다. 부모들이 기억해야 할 점은 생일 컷오프 날짜를 내년부터 앞당긴 가주법안이 강제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각 교육구나 학교의 재량에 따라 현행 생일 컷오프 날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 2014년 이후에도 큰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생일이 9~11월인 학생들이 만 5세가 되는 해에 킨더가튼에 들어갈 수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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