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뒤 학교로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재정보조 패키지를 제시받고 낙담하는 학생들이 많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기쁨도 잠시 뿐, 대학 당국으로부터 전달받은 재정보조 내역서(Financial Aid Award Letter)를 살펴보고 허탈해 하는 학생 및 학부모들이 부지기수다. 예상했던 만큼 무상 보조금(grant)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하는 만큼 학비보조금을 받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신청자가 대학 당국이 원하는 추가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진학을 원하는 대학이 모든 신청자가 원하는 만큼의 재정보조를 해줄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아니면 학생 및 학부모가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대학 당국이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대학이 제시한 재정보조 액수가 해당 가정의 재정상황에 맞지 않게 책정됐다고 판단될 경우 신속히 어필(appeal)을 진행시키는 것이다.
설득력 있게 상황설명 증빙서류 동봉
어필레터 정중하고 겸손한 어조 유지
■잘못된 재정보조 내역, 어필 절차
보통 대학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은 뒤에 재정보조 내역서가 집으로 날아온다. 이 때 내역서를 잘 살펴보도록 한다. 재정보조 컨설팅업체인 ‘AGM 칼리지 플래닝’에 따르면 재정보조 내역서 10개 중 9개는 학비보조 액수가 잘못 계산될 정도로 오류가 많다.
내역서가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어필 레터’(appeal letter)를 대학에 보내야 한다. 이 어필 레터는 상당한 공을 들여 설득력 있게 작성해야 퇴짜를 맞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어필 절차를 진행시킬 때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proof)를 준비해 대학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어필 절차를 알아보자.
1. 재정보조 내역서 또는 재정보조 거절 통지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는다. 어떤 종류의 재정보조를 받았고 무엇을 받지 못했는지 메모해 둔다.
2. 어떤 방식으로 어필을 할지 결정한다. 전화, 편지, 또는 학교 재정보조 담당자를 직접 만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일부 학교의 경우 세 가지를 모두 하도록 요구한다.
3. 재정보조 내역서를 발송한 기관(학교)에 연락을 취해 어필 절차에 대해 문의한다. 담당자는 누구에게 편지를 보내고, 전화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것이다.
4. 어필레터를 작성할 때 가능하면 상세히 자신이 처한 재정상황을 설명하고 세금보고 서류, 은행 스테이트먼트 등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관련 서류도 동봉한다. 어떤 방식으로 답장을 보내는 것이 좋은지 어필레터를 받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5. 전화로 어필을 할 땐 일단 재정보조 내역서에 나와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한다. 재정관련 정보 및 서류를 준비한 뒤 연락을 하면 도움이 된다.
6. 담당자와 면담이 필요할 경우 왜 재정보조 내역서가 잘못됐고 재정보조금을 더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모든 재정관련 서류를 지참하도록 한다.
7. 어필이 잘 먹혀들지 않을 경우 재정보조 사무실의 수퍼바이저급 직원에게 연락하거나 면담을 신청한다. 자기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어필레터, 이렇게 작성하라
FAFSA, CSS 프로필 등에 기재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재정보조 내역서는 정해진 공식에 따라 학생의 재정보조 액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참작이 가능한 개인 사정(extenuating circumstances)이 고려되지 않을 때가 많다. 따라서 어필레터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1. ‘Dear Mr. Smith’처럼 서두에 정중한 표현을 쓰도록 한다. ‘To whom it may concern’또는 ‘To the Financial Aid Department’ 등과 같이 편지를 받을 사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것보다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누가 편지를 받게 될지 미리 파악해 그 사람 앞으로 직접 보내는 게 효과가 있다.
2. 재정보조 금액이 기대했던 것보다 적게 나왔다 하더라도 편지 안에 보조를 받은 것에 대해 학교 측에 감사를 표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는 서두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재정보조를 해준 것은 고맙지만 그 학교에 진학하기에는 액수가 부족하며 부족분을 메울 방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3. 현란한 단어보다는 숫자가 더 중요하다. “최근 팔이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는 식으로 둘러대서는 곤란하다. 정확히 치료비로 얼마를 지출했는지 알려주는 것이 좋다. 만약 대학 당국이 부모의 소득을 기준으로 학생의 재정보조 금액을 계산했다면 왜 부모가 대학 학비에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는지 입증해야 한다.
4. 대학이 요구하는 부모 부담금과 융자금액이 얼마인지 명시하고 그 정도 액수를 부담하는 것이 실현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 모기지, 자동차 페이먼트, 의료비 등 매달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5. 더 큰 액수의 재정보조를 받지 못하면 가을에 대학에 진학할 수 없다고 적는다. 이 때 어떤 표현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While I greatly appreciate your generous offer, I’m afraid I will be unable to attend unless my financial aid offer is substantially higher.’ 정도가 바람직한 표현이 될 것이다.
6. 전체적으로 겸손한 어조를 유지하도록 한다. 읽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게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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