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T·GPA 최상위권 학생들 명문대 합격 열쇠는?
2011 가을학기 입시가 끝나면서 많은 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학교성적과 SAT 시험 점수 등이 매우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명문 사립대에 불합격한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그 원인이 무엇이냐는 점이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스펙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를 짚어보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각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평가하기가 쉽지 않고,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날로 치열해지는 입시경쟁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특히 한인 학생들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전문들의 의견을 물어 정리했다.
하드(hard)와 소프트(soft)
입시경쟁에서 하드에 포함되는 것은 GPA와 SAT 점수 등 수치적으로 나타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소프트는 과외활동을 비롯해 지원서의 에세이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소위 명문대 지원자들이라면 하드 부분에서 나름대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학교성적은 물론, 각종 평가시험 점수들이 상당히 높다. 이는 거꾸로 성적만 가지고는 경쟁을 벌일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기본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결국 소프트에서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는 그동안 수없이 강조되는 열정과 잠재력을 어떻게 입학 사정관들에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SAT 점수 2,400점과 2,300점 차이에서 고민할 것이 아니라 소프트 부분에 집중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란 뜻이다.
정형화된 과외활동서 탈피
항상 입시철이면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한인 학생들의 지원서를 보면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유사한 과외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클럽이나 단체 회장 한 줄, 학구열을 보여주는 활동 한두 개, 봉사활동 한두 개 등을 올려놓는데, 이런 것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너무 밋밋하고, 천편일률적인 경우가 많아 오히려 호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입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 스스로 생각할 때 자신이 정말 좋아서 최선을 다했는지는 별개의 문제가 될 수 있고, 이런 점들을 입학 사정관들이 놓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특별함은 이렇다
리더십이 중요하고 잘해야 한다는 얘기는 고전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어떻게 이것을 자기 것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는 리더십뿐만 아니라 다른 과외활동들도 포함된다. 특별함에 대한 전문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이렇다.
1.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활동을 하던 그것들이 자신의 것이야 한다. 이는 자신이 왜 이것을 하게 됐는지, 그리고 얻은 것은 무엇인지 분명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남들이 하니까, 아니면 부모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이라면 피동적인 것인 만큼 학생 본인이 느끼는 가치와 흥미가 자신이 직접 선택해 즐긴 것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엄 대표는 “남들이 봤을 때 흔한 것이라도 본인이 그 속에서 가치를 찾아 다른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자신 있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면 매우 유익하고 좋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남들이 다 아는 것이라도 이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는 다른 영역이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이를 창의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고, 이를 지원서에서 보여준다면 합격에 도움이 된다.
몇 개를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하나를 했어도, 그것이 정말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서 했을 때 그 가치는 커지게 된다.
예를 들어 현 11학년 학생들은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많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것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재능과 헌신, 그리고 미래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그래야 일반적인 틀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는 자신감과 열정을 보여주게 된다.
3. 깊이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카데믹한 면에서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다면 다른 학생들에 비해 훨씬 깊이 있는 노력을 펼쳤음을 보여줘야 한다.
입시경쟁이 치열해 진다는 것은 비슷한 수준의 다른 학생들도 많은 고민 속에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런 일들 역시 그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해 한 차원 높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치화된 성적만으로는 경쟁력 없어
과외활동·에세이 등으로 차별화를
“잘 다듬어진 학생보다 특별함 돋보여”
■ 나만의 색깔
전문가들은 한인 학생들의 경우 성적이나 과외활동 내용면에서 봤을 때 균형 있게 잘 준비돼 있다는 점에 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각 개인의 어떤 특별함을 찾고자 했을 때는 매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대표는 “하버드 신입생들을 만나보면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아이들이 하버드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지만, 조금만 얘기를 나누면 곧 다른 아이들과는 확실히 다른 점들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이런 아이들은 개성과 사고력, 사물을 보는 시각 등에서 분명 특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또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열정은 바람직하지만, 부모의 생각과 판단으로 키우고 교육을 시키다 보면, 그 틀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을 하는 로봇과 같아진다”며 “이런 아이들은 어떤 도전이나 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을 수 있어 개성을 키우는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학생들은 추천서, 에세이, 인터뷰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엄 대표는 덧붙였다.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는 “한인 학생들은 전체적으로 잘 다듬어진(well round) 후보들이지만, 여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특별한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재능과 열정, 장점을 잘 조화시킬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밴나이스고 한인학생
명문사립대 합격 조언
한인 부모들이 손에 꼽는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지원서를 준비했을까. 물론 각 개인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소개되는 학생들처럼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학생들의 생활을 보면 유익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밴나이스 고교에 재학 중인 김상훈군과 브라이언 오군이 한결 같이 강조한 합격 비결은 ‘열정’이었다.
“디베이트 열정 에세이로 연결”
유펜 등 5곳 합격 김상훈군
김군의 장래 희망은 법대 교수로 강단에 서는 것이다. 그래서 학부에서 정치경제를 전공한 뒤 법대에 진학할 꿈을 키우고 있다.
자신의 합격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군은 가중 중요한 것이 열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군은 “토론에 대해 정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에세이를 작성할 때에도 이를 주제로 섰다”고 말했다.
그는 에세이 작성에 대해 “일찍 시작하되, 무엇을 얼마나 내 자신이 즐겼는지를 먼저 생각해 본 뒤 9월부터 작성하기 시작했다”면서 “주제 중에는 디베이트에 대한 열정 외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 만들기, 그리고 여름방학 때 한국에서 인턴으로 생활할 때 유펜 학생들과 보낸 시간 등도 좋은 주제가 됐다”고 소개했다.
김군은 SAT 시험에 대해 자신도 학원을 다녔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스킬을 빨리 터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입시준비에 대해서는 11학년 2학기 시작과 함께 지원할 대학들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해 여름방학 때부터 본격적인 지원서 작성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W. GPA: 약 4.4
▲SAT: 2,400점(ACT 응시하지 않음)
▲지원대학: 12개(스탠포드 조기전형 포함)
▲합격대학: 유펜, 코넬, 윌리엄스, UC버클리, UCLA, USC(하버드와 시카고는 대기)
▲주요 과외활동
- NFL 학교 챕터 회장
- 학교 골프팀 멤버(교육구 리그 챔피언)
- 학교신문 편집장
- 컨설팅회사 인턴십(한국)
- 교회 이중언어 교사
“이슈 있을때 주저 않고 선봉에”
하버드 진학 브라이언 오군
하버드에 진학할 예정인 오군은 사회봉사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임했다. 그저 단순히 봉사하는 차원이 아니라 어떤 이슈가 있을 때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일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항상 선봉에 섰다.
오군은 후배들에게 뜨거운 가슴을 강조했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관심 있는 일을 찾을 것을 당부하면서, 그래야 자신만의 특별한 열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작성한 에세이 주제에 대해 하나는 13년 간 열심히 해 온 바이얼린으로,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삶의 많은 성장을 다뤘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자신이 배우게 된 것들과 LA 커뮤니티 이슈들에 알게 된 점들, 그리고 LA 지역에 더 많은 공원의 필요성을 알리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된 내용들을 풀어나갔다.
오군은 대학 지원을 준비할 때 자신에게 어필하는 대학들을 찾았으며, 특히 학부에서 다양한 분야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들에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오군은 자신의 성적이나 SAT 점수보다는 열정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합격대학: 하버드, 스탠포드, 포모나칼리지, UC버클리, UCLA
▲주요 과외활동
- Student Government 회장
- KAYLT(Korean American Youth Leaders in Training) 인턴
- 칼스테이트 필하모닉 유스 오케스트라 7년
- A3M(Asian for Miracle Marrow Matches) 자원봉사 4년
- Valley Presbyterian Hospital 자원봉사 3년 등
카운슬러가 본 두 학생 “좋아하는 과외활동에 열정”대학서 호감
브라이언 오군과 김상훈군의 진학을 지도했던 니콜 김(사진)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는 두 학생의 성공적인 명문대 합격 이유에 대해 자신들이 정말 좋아해서 선택한 과외활동을 즐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카운슬러는 두 학생 모두 우수한 학업성적과 높은 대입 평가 시험 점수에서 볼 수 있듯이 학교생활에 충실했고, 이 같은 노력과 열정이 과외활동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김 카운슬러는 오군과 김군 모두 단순히 과외활동을 즐기는 것으로만 끝난 것이 아니라, 열정적인 활동을 통해 많은 성과들을 도출해 낸 것은 유명 사립대들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카운슬러는 “오군과 김군은 학업과 과외활동 모두 최선을 다했던 학생들이었다”면서 “그런 과정들을 잘 알고 있었고, 또 많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추천서를 작성할 때도 정말 막힘없이 그들의 면모에 대한 매우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카운슬러는 또 “두 학생 모두 뛰어난 학교성적은 물론 SAT에서도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아 유명 대학들이 이미 그들의 총명함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면서 “대학들은 오히려 두 학생에 대해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무엇이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었으며, 이는 앞으로 명문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이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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