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컬버 시티의 한 영화 촬영장. 세트는 전문적인데 출연진들이 주연 배우를 보고 배꼽을 잡느라 촬영을 계속 망치고 있다. 앞에서는 배우가 초록색 스크린 앞에 서서 산채로 잡아먹히는 장면을 연기하느라 휘청휘청 댄다. 촬영은 다시 시작되고 배우들은 카메라가 멈출 때까지 웃음을 참느라 애를 쓴다. ‘애즈카셈(AsKassem)’이라는 단편 코미디 촬영장이다.
웹 비디오 제작자들에 자금, 장비, 전문기술 지원
주로 단편 코미디, 장편 극영화 나올 날도 머지않아
유튜브 용 비디오 제작을 지원하는 메이커 스튜디오스의 창업자들. 왼쪽부터 댄 카핀, 리사 도노반, 벤 도노반.
이 코미디는 극장이나 TV용으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다. 유튜브를 위한 작품이다. 하지만 초록색 스크린이며 촬영진, 배우들, 그리고 고가의 카메라와 조명 등 모든 것이 전형적인 1인극의 유튜브 비디오와는 다르다. 개인집 지하실에서 웹캠으로 찍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훌륭하다.
제작사는 메이커 스튜디오스. 웹에 올릴 비디오 제작과 배포를 돕기 위해 최근 막 생겨나는 새로운 유형의 제작사들 중 하나이다. 벤처 캐피털 회사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구글의 유튜브로부터 무상 지원금을 받는 이들 스튜디오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위한 제작사들이다. 1세기 전 영화를 목표로 했던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혹은 1980년대 TV를 목표로 했던 MTV와 유사한 역할을 지금 이들 스튜디오가 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대 스튜디오들이다. 지하실에서 작업해온 사람들이 이제 서로 협력하고 결성해서 이런 네트웍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유튜브의 제작관리 부서를 이끄는 헌터 워크는 말한다.
“많은 면에서 30년 전의 첫 케이블 방송들과 비슷합니다.”
메이커 스튜디오스의 비디오는 일일 시청자가 거의 니켈로디온 수준이다.
구글이 유튜브에 대한 전략을 혁신적으로 바꾸었다. 이런 신세대 스튜디오들을 키움으로써 구글은 유튜브에 올릴 콘텐츠 창작에 깊게 개입하고 있다. 기존의 영화나 TV의 전문적 콘텐츠와 겨루기에는 이들 스튜디오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우선 유튜브가 넷플릭스나 훌루 같은 비디오 제공 서비스 업체들과 경쟁해 시청자와 광고주를 확보하려면 양질의 콘텐츠가 더 많이 필요하다.
일반 가정에서 보는 비디오의 경우 아직은 유튜브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훌루나 넷플릭스의 전문적 콘텐츠를 한번 보고 나면 급속히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서 유튜브에 쏟았던 시간들을 빼앗는다고 디지털 미디어 분석가인 제임스 맥퀴비는 말한다.
유튜브에 비디오를 만들어 올려서 돈을 번 사람들이 있다. 한 2년 동안 가능했고 상당히 많은 돈을 번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유튜브가 폭발적 성장을 한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유튜브에 의하면 지금 이 사이트에는 매 1분마다 35시간 분량의 비디오가 올려지고 있다. 그래서 비디오를 만들어 한번 크게 히트를 할 수는 있어도 정기적으로 시청자들을 확보하는 채널을 만들기는 힘들다.
메이커, 마치니마 등 신진 제작사들은 이들 개인 비디오 제작자를 후원하는 사업을 한다. 마할로, 버거러, 그리고 유튜브가 최근 인수한 넥스트 뉴 네트웍스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제작사는 재능 있는 비디오 창작자들을 골라서 그들의 제작을 돕는다. 보다 전문적인 느낌의 비디오를 만들 수 있도록 의상과 카메라를 제공하고 자금도 지원한다. 그리고는 같은 네트웍 내의 다른 인기 비디오에 그들 비디오가 링크 되도록 함으로써 시청자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애즈카셈’을 만든 카셈 가라이베는 과거 베스트 바이에서 일하면서 주말이면 중국 식당에서 15명쯤 모아놓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했었는데 거기서 메이커 스튜디오스 창업자들을 만났다. 메이커는 그에게 한달에 1,000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그만하면 렌트비를 낼만 하기에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비디오 만드는 데만 주력해 매 3주에 하나씩 올리고 있다.
메이커 스튜디오스를 통해 그는 편집자들과 촬영팀, 그리고 잠도 자고 촬영도 할 수 있는 집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옷장 안에 그득한 가발이며 가짜 다이아몬드 왕관 같은 소품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작업한 지 1년 만에 그의 유튜브 관객은 5만명에서 130만명으로 불어났다. “솔직히 내가 그런 숫자에 이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그는 말한다. 유튜브에서 그는 카셈G로 통한다.
이들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비디오들은 주로 단편 코미디, 뭔가를 가르치는 학습 비디오, 아니면 비디오 게임 하는 법을 가르치는 비디오들이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온라인에 장편 비디오와 드라마가 등장할 것으로 비디오 제작자들은 말한다. 구글 TV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TV 스크린을 통해 유튜브를 보게 된다면 시청자는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지난 달 샹그릴라 엔터테인먼트는 극영화를 웹에 올렸다. 렉서스가 스폰서를 하고 대니 드비토와 로사리오 도슨이 출연한 ‘술집으로 걸어간 여자(Girl Walks Into a Bar)’라는 영화였다. 처음 이틀 동안 이 영화를 본 사람 수를 영화 티켓으로 환산하면 박스 오피스 수입이 260만 달러에 달했다고 스튜디오 측은 말한다.
이들 스튜디오는 일거리를 찾아 할리웃으로 몰려드는 많은 배고픈 배우들, 작가들, 감독들에게 이미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비디오가 종종 할리웃의 주목을 끌지만 가라이베 등 대부분은 더 이상 할리웃에 관심이 없다.
메이커 스튜디오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유명 배우인 리사 도노반은 새라 페일린 흉내를 낸 장면으로 유튜브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그는 TV로 진출하기보다 웹에 머물기를 원한다.
“이것이 미래의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TV로 가는 것은 거꾸로 가는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그건 시간 낭비다”라고 그는 말한다.
컬버 시티의 메이커 스튜디오스 촬영장. 초록색 스크린 앞에 선 카셈 가라이베는 유튜브에서 카셈G로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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