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CMA 어반 라이츠·빌트모어 호텔
그리피스 천문대·로데오 DR. 등 즐비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볼 때 내가 아는 지역이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마치 TV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듯한 뿌듯함이랄까. LA는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와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만큼 영화와 TV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출연하는 도시다. 심지어는 동부나 뉴욕을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들도 제목은 뉴욕이지만 사실 LA에서 촬영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촬영의 배경지의 단골손님으로 손꼽히는 장소들은 영화가 담고 있는 스토리와 어우러져 더욱 애틋한 매력이 있다. 때문에 멀리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LA의 랜드 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영화에서 봤던 장소들을 찾아가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볼까. LA의 낭만과 로맨틱이 묻어 있는 스크린의 장소들을 모아봤다.
화려한 유럽풍의 디자인으로 최고의 촬영지로 손꼽히는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의 수려한 내부 모습. ‘트루 라이즈’‘스팅’ 등 유명 작품들의 무대가 됐다.
■LA카운티 미술관‘어반 라이츠’
LA카운티 미술관(LACMA: LA County Museum of Art)의 현대 미술관 ‘BCAM’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가로등 인스털레이션 ‘어반 라이츠’(Urban Lights)는 대표적인 LA의 상징물이다.
나탈리 포트만과 애스틴 커처가 주연한 최근 개봉영화인 ‘노 스트링스 어태치드’(No Strings Attached)에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뽐냈던 어반 라이츠는 지난주 LA타임스가 LA의 아티스틱한 심벌로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언뜻 보기에는 수백 개의 가로등이 모여 있는 듯한 이 인스털레이션은 실험적 아티스트인 크리스 버든이 전 세계의 길거리를 장식하고 있던 200여개의 가로등을 모아 만든 것. LACMA가 현대 미술관을 신축하면서 이 곳의 입구를 장식하는 대표적 작품으로 지난 2008년 설치했다.
크리스 버든은 ‘LA가 세계를 밝힐 것이다’라는 의미로 이 작품을 만들었는데, 태양열로 가동되는 자연 친화적인 불빛이 윌셔가를 화려하게 밝혀줘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밝게 비춰주고 있다.
수백 개의 가로등이 뿜어내는 환상적인 빛의 조화가 로맨틱함과 예술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어반 라이츠는 영화는 물론 웨딩 촬영장소로도 각광 받고 있으며 연인들의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주소: 5905 Wilshire Blvd. LA
•문의: (323)857-6000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
다운타운에 자리 잡은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Millenium Biltmore Hotel)은 클래식한 느낌의 유럽풍의 건물이다.
1923년 설립된 이래 각국의 왕실이나 대통령 등 국빈을 접대해 온 유서 깊은 호텔로 현대적인 세련된 느낌이기보다는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느낌. 때문에 화려한 유럽풍의 건물양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결혼식장으로 ‘찜’해 놓을 만큼 아름다운 로비와 볼룸을 자랑한다.
눈에 띄게 아름다운 이 호텔은 영화 촬영지로도 섭외 0순위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출연했던 ‘트루 라이즈’(True Lies)는 물론, ‘스팅’(Sting)과 ‘로키’(Rocky) 등의 고전영화는 물론이고, ‘인디펜던트 데이’(Independent Day) ‘오션스 11’(Ocean’s 11) 등 다수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주소: 506 South Grand Ave. LA
•문의: (213)624-1011
최근 개봉됐던 ‘노 스트링스 어태치드’에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던 LACMA의 어반 라이츠. 지금도 예비 신혼부부들의 사진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수많은 은막의 스타들이 거쳐간 곳
■ 영화촬영 LA 명소들
■ 자연사 박물관
LA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Los Angeles County)은 컬럼버스 이주 이전부터 1940년까지의 캘리포니아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영화의 촬영지로 활약했다.
‘스파이더맨’(Spiderman)에서 토비 맥과이어가 거미에 물리는 장면이 바로 LA 자연사 박물관에서 촬영됐는데, 이는 그가 스파이더맨이 되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장면이다. 재미있는 것이 스파이더맨이 빌딩 숲 사이를 뛰어다니는 장면은 극중에서는 영화상으로는 뉴욕이 배경이나 사실은 LA 다운타운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한다.
1913년에 개관한 자연사 박물관은 선사시대의 화석에서부터 현재까지의 각종 동 식물과 광물을 갖추고 있으며 45억년의 시대를 아우르는 조류, 동식물과 광물 표본, 해양생물, 각종 원석에서 가공된 보석 등 3,500만개를 소장, 자연의 신비는 물론 원시시대 동식물이 펼치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곳이다.
•주소: 900 Exposition Blvd. LA
•문의: (213)763-3466
■ 그리피스 천문대
LA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싶을 때 찾는 곳. 할리웃 북쪽으로 펼쳐진 구릉 위에 세워진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Park Observatory)는 도심 속의 공원 그리피스 팍(Griffith Park) 안에 위치한다.
방대한 대지 위에 바위 언덕과 울창한 계곡, 푸른 초원으로 가득한 그리피스 팍 자체도 수백 편의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되었는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 ‘터미네이터’(Terminator) 1편에서 터미네이터가 LA를 바라보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피크닉과 하이킹, 승마, 골프, 테니스 등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나들이 장소로 사랑 받는 곳이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무료로 별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은 물론 LA야경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이곳은 제임스 딘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에서 제임스 딘이 버터플라이 나이프에서의 결투 신을 촬영했던 장소로 유명한데, 제임스 딘의 흉상도 세워져 있다. 건물 곳곳에 주요 과학의 원리와 인물들을 전시해 놓았으며, 우주에 관한 전시 코너,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는 푸코의 진자 등이 신비롭다.
•주소: 2800 E. Observatory Rd. LA
•문의: (213)473-0800
■ 퍼스트 유나이티드 감리교회
할리웃과 하이랜드가 만나는 곳 북쪽에 우뚝 솟은 ‘할리웃 퍼스트 유나이티드 감리교회’(First United Methodist Church, Hollywood)는 할리웃의 경계지표가 되는 교회로 웅장함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우피 골드버그의 ‘시스터 액트’(Sister Act)의 촬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졌으며,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에서 마이클 J. 폭스의 부모가 결혼하는 계기가 되었던 댄스파티의 촬영배경도 바로 이곳이다. 이 외에도 탐 행크스의 첫 감독작 ‘댓 씽 유두’(That Thing You Do!)의 촬영장이기도 했다.
•주소: 6817 Franklin Ave.
유니언 스테이션·패사디나 도서관 등
배경 동부지만 LA서 찍은 장면들 많아
■ 유니언 스테이션
LA 다운타운의 랜드마크인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은 1933년에 완공된 이국적인 매력이 가득 담긴 역이다. 올베라 스트릿 맞은 편에 위치한 앰트랙(amtrack)의 철도역으로, 아르데코와 스페인 식민지시대 양식의 혼합으로 지어졌다.
더스틴 호프만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레인 맨’(Rain Man)을 비롯해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스타트랙’(Startrack)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고, 영화 ‘펄 하버’(Pearl Harbor)에서 참전용사들이 유럽으로 떠나는 장면도 영화 속에서의 설정은 뉴욕이었으나 실제 촬영은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이 신비한 건축물에는 놀랄 만한 소품들이 있는데 아편 유리병, 푸른색과 흰색의 깨진 도자기, 편자와 같은 공예품과 더불어 묻힌 물결모양의 콘크리트 칸막이 등이다. 외벽에는 대리석을 사용하여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실내는 타일로 마감한 벽과 상감 세공한 대리석 바닥, 창문과 현관의 장식까지 스페인풍으로 통일되어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주소: 800 N. Alameda St.
•문의: (213)683-6979, (800)872-7245
■ 로데오 드라이브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뉴욕의 티파니를 배경으로 펼쳐진 것처럼, LA에는 로데오 드라이브가 있다.
베벌리힐스의 상징인 로데오 드라이브는 수많은 영화의 촬영이 이뤄졌던 곳. 영화 ‘프리티 우먼’(Pretty Woman)에서 리처드 기어가 줄리가 로버츠에게 보석을 사 주었던 ‘프레드 보석상’(Fred Joaillier), 줄리아 로버츠가 묵었던 ‘리전트 베벌리 윌셔 호텔’(Regent Beverly Wilshire Hotel) 등은 아직까지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명 장소다. 리전트 베벌리 호텔은 화려한 로비와 웅장한 볼룸으로 유명 인사들의 다양한 행사 장소로도 사랑받는 호텔이다.
또 로데오 거리 자체가 화려하고 고급스러워 매장을 그냥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에서도 할리웃에 머물던 사만타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로데오 드라이브에서 샤핑하는 장면은 당장 로데오로 산책이라도 나가고 싶은 충동을 선사한다.
LA는 영화의 도시답게 쉽게 영화를 촬영하는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다운타운에서 진행된 촬영 모습.
큰 인기를 모았던 ‘시스터 액트’가 촬영됐던 퍼스트 유나이티드 감리교회. 이곳 역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이다.
‘금발이 너무해’등 촬영장 단골
■ 패사디나 센트럴 도서관
패사디나 센트럴 라이브러리(Pasadena Central Library)는 클래식하면서 아름다운 건물로 각종 영화와 TV 드라마의 배경으로 출연했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e)는 주 배경이 동부였지만, 대부분의 장면이 LA 인근 패사디나에서 촬영됐는데 주인공 리즈 위더스푼이 다니는 하버드 법대 도서관이 바로 패사디나 센트럴 라이브러리였다. 또한 리즈 위더스푼이 회장을 맡고 있던 ‘델타 누’ 클럽의 장면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촬영되었으며, 하버드 법대로 설정되었던 강의실 외관은 USC에서 대부분 촬영됐다.
•주소: 285 E. Walnut St. Pasadena
•문의: (626)744-4066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넘치는 패사디나 도서관 내부 모습. ‘금발이 너무해’ 등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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