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0년, 이혼하고 싶은데


<문> 결혼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이혼하고 싶은데 남편이 합의를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혼이 가능합니까?

<답> 많은 한인들이 미국의 가정법을 한국의 가정법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이혼하기 위해 합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혼은 언제나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청할 수 있고 또한 이혼판결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가능합니다. 상대방이 이혼하지 않겠다고 반대도 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말하는 합의란 단지 이혼함으로써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들에 합의하는 것입니다.

이들 문제는 재산권, 양육권, 양육비 혹은 생활비 등을 포함합니다. 이런 문제에 합의하는 것이지 이혼하는 것에 대해 합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의 합의가 없어도 이혼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또 한 가지 많은 한인들이 혼동하는 것은 summary dissolution입니다. 이는 당사자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국의 합의이혼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summary dissolution을 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춰줘야 합니다. 우선 결혼기간이 5년 미만이며 자녀가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졌을 때 summary dissolution으로 간단하게 이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서명을 해주지 않을 경우 일반 이혼을 할 수 있으니 상대방의 허락도 서명도 없이 가능합니다.

혼전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문> 결혼하기 전 남편과 혼전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서로가 갖고 있는 재산은 각자의 것이며 서로가 갖고 있는 부채도 각자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후 남편과 저는 서로 각자 사업체를 운영했습니다.

결혼기간 남편은 10만달러의 크레딧카드 빚을 졌습니다.

이혼하려고 하는데 남편이 크레딧카드 빚의 절반을 책임지라고 강요하고 있는데 제가 법적으로 책임이 있습니까?

<답> 서로의 빚과 재산을 개인의 것으로 명시한 혼전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남편의 크레딧카드 부채에 대해 부인이 책임을 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크레딧카드 업체는 남편의 개인 재산과 남편과 부인이 소유하고 있는 공동재산에 린(lien)을 걸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크레딧카드 사용자로서 남편의 이름만 올랐더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두 분이 공동재산을 갖고 있다면 크레딧카드 업체는 그 재산에 린을 걸 수 있습니다.

혼전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결혼 후에 얻은 재산은 공동재산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재산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부인의 재산에 남편이 사용한 크레딧카드 부채의 린이 걸릴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상대방이 분리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정식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분리를 신청할 때는 이혼 문제를 빨리 해결함으로써 재산권 분쟁에도 도움이 되고 또한 더 간단해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법원에서 분리 허락을 받거나 또는 서로가 합의해 분리할 경우, 이혼 판결문을 접수시키면 됩니다.

영사관을 통한 이혼

<문> 저희 부부는 유학생으로 2년 전 미국에 왔습니다.

이곳에서 이혼하려고 하는데 한국 영사관을 통하면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해 영사관을 통해 이혼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한 이혼도 미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 미국에 살면서 한국 법이나 다른 나라 법으로 이혼하려면 반드시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그 나라에 거주해야만 다른 나라 법으로 된 이혼을 캘리포니아주에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 법으로 이혼이 가능하며 합법적이겠지만 캘리포니아 주법은 그런 이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 법으로 이혼해야만 캘리포니아주 이혼법의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크리스틴 정 변호사
가정법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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