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녀는 초등학교 때와는 다른 종류의 책임과 기대를 받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학교 학부모님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와는 다른 태도로 아이들의 학교 생활과 성적을 바라봐야 한다. 중학교는 현재보다는 앞으로 다가 올 미래를 준비하는데 더 많은 포커스를 둔다. 따라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아 오는 성적표 역시 다각도에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중학교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아 오면, 학업 면에서는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같은 A라도 어떤 과목을 듣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사실 중학교 때는 성적표에 모두 A를 받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A 학점보다는 자신에게 도전을 주는 레벨의 커리큘럼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중·고등학교의 커리큘럼에 익숙하지 않아, 자녀들의 성적표를 부분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단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더 높은 레벨의 커리큘럼을 듣고 싶어도, 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아직 중학교에 있을 때, 가능한 가장 높은 레벨의 수업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전 과목을 항상 A만 받아 온 10학년 학생의 어머니가 아이의 성적이 좋으니, 하버드를 목표로 공부를 시켜야겠다고 결심을 하셨다. 하지만 정작 성적표를 분석해 보니, 이 학생이 듣고 있는 과목들은 모두 평균 레벨의 수업뿐이었다.

고급 레벨의 수업 없이는 하버드에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시간을 되돌려서 다시 코스 레벨을 고칠 수도 없기에,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만약에 이 학생의 부모님이 중학교 때부터, 레벨이 다른 커리큘럼 제도에 대해 알고 계셨다면, 미리부터 고급 레벨의 수업을 준비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중학교 때 어떤 레벨의 커리큘럼에 속해 있었든지, 일단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학업 량 자체가 급격하게 많아진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9학년 학부모님들이 많은 걱정과 함께, 8학년까지 잘 해오던 아이가 갑자기 공부를 힘들어한다고 그 이유에 대해 질문을 하신다.

아이들이 9학년 때 공부를 힘들어 하는 이유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업량 차이 때문이다. 중학교 때까지는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학교 공부를 감당해 낼 수 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가면, 감당해야 할 학업량이 급격히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중학교에 있을 때,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고 있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전 과목 A를 받는 학생이라도, 미래를 위해 탄탄한 기초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미리부터 시간관리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기술 또한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지는 않지만, 효과적인 학교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집에서라도 가르치기 시작해야 한다.

중학교 때 포커스를 두어 준비해야 할 또 하나의 일은 자녀들과 함께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 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중학생이 되면 자신의 미래에 대해 좀 더 진지하고,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장래 희망’이 구체성을 띠게 되고, 보다 현실적인 것으로 대치되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하면, 아이들은 구체적인 목표와 동기를 부여 받게 된다. 동시에 지금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왜 현재의 A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 나가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 충분한 준비를 시켜야 한다.

전 과목 A를 받고 있더라도, 앞으로 감당해야 할 학업의 레벨을 감안해서 탄탄한 기초작업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게 미래를 바라보며 중학교를 다닌 학생들은 고등학교가 시작될 때 훨씬 쉽게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어려운 학업이지만 이미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학생 자녀에게 끊임없는 지적 도전과 꿈을 심어 주고, 가능하다면 각 대학에서 중학생들을 위해 제공하는 영재 육성 프로그램, 즉 듀크 대학의 TIP(Talent Identification Program)프로그램이나 존스 홉킨스 대학의 CTY(Center for Talented Youth)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이에게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

각 대학의 영재 육성 프로그램은 학업 성취도가 뛰어난 학생들을 분별해 내고, 이 아이들에게 도전을 주며, 또 아이들의 재능을 인정해 주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중학교 때 미래를 위해 탄탄하게 다져 놓는 작업은 고등학교와 그 이후에까지 우리 아이들이 걸어 갈 길을 훨씬 평탄하고 활기차게 준비시켜 줄 것이다.


데이빗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