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 시장에서 ‘렌터스 마켓’ 시대가 곧 저물 전망이다. 주택 임대 수요 급증과 함께 주택 임대 여건이 세입자에게 점점 불리해져 가고 있다. 그동안 임대료를 낮추며 세입자를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건물주들은 최근 다시 임대료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입자 유치를 위해 제공되던 ‘무료 임대료’ 등 각종 임대 혜택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어 주택 임대 여건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침체로 집을 강제로 처분하게 된 세입자들의 주택 임대 시장 진입을 임대 수요 증가의 주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또 주택 구입을 미루고 대신 주택 임대를 지속하는 가구가 늘고 있는 것도 주택 임대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임대 주택 공급이 당분간 넘쳐날 것으로 전망되는 세입자들의 임대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할 경우 임대료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택 임대 시장의 임대료 상승 추이와 지난해 임대료 상승폭이 높은 전국 5대 도시를 소개한다.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반전
금년에만 5% 올라 갈듯
■지난해 임대료 상승세로 전환
아파트 시장 조사기관에 의하면 렌터스 마켓은 아쉽게도 이미 2009년 말을 기점으로 마감된 것으로 보인다. 달라스 소재 아파트 시장 조사기관 악시오메트릭스사에 따르면 2009년 아파트 임대료가 전국적으로 평균 약 5.9%의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10년 급상승세로 반전하며 렌터스 마켓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해 임대료 상승률은 전년대비 4.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2009년 하락률과 비교하면 불과 1년만에 급반등세를 나타냈음을 보여준다.
악시오 측에 따르면 지난해 임대료 상승폭은 15년래 가장 큰 연간대비 상승률로도 기록됐다. 악시오 측은 임대료 상승세가 적어도 201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악시오 측에 따르면 임대료는 올해만 약 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로널드 존시 악시오 대표는 “당분간 임대료 상승이 확실시돼 세입자들은 임대료가 더 오르기 전에 장기 리스 계약에 서명할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임대 수요 증가로 인해 세입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점점 줄고 있다. 악시오가 전국 88개 대도시 지역의 약 1만6,131채(약 430만 유닛)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제공하는 임대 혜택 비율은 5%로 전분기(7%)보다 하락했다. 임대 혜택 비율이 8.33%일 경우 1달 무료 임대(임대 계약 기간 1년 기준)를 의미한다.
■임대료 두 자릿수 비율
상승도 가능
주택 임대업계 일각에서는 임대 선호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임대료가 두 자릿수 비율로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존 번슨 부동산 컨설팅사의 전망에 따르면 샌디에고, 시애틀, 보스턴 등의 도시에서는 향후 3년간 연평균 약 10%씩의 임대료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주택 임대 매물 업체인 렌트닷컴도 향후 2년간 아파트 임대료가 큰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렌트닷컴의 페기 알포드 대표에 따르면 임대료는 전국적으로 매년 약 7%씩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1% 내외의 상승폭을 보이며 꿈쩍도 않던 임대료가 최근 들썩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주택 시장 침체 직후 부모와 함께 살기 시작했던 젊은 연령층이 다시 주택 임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존 번스사에 따르면 2005년과 2010년사이 약 120만명에 해당하는 젊은 연령층이 경제 사정을 이유로 독거를 포기하고 부모의 집으로 들어가 거주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다시 주택을 임대하기 시작했다. 또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룸 메이트를 구해 임대 수요 감소를 부추겼던 젊은 연령층도 다시 독자적으로 주택 임대 나서며 수요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주택 공실률도 하락추세다. 렌트닷컴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연평균 약 10%대를 기록했던 공실률은 2012년에 5%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이미 급증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건설 업체들에 의한 활발한 공급은 2, 3년 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여 공실률 하락과 임대료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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