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자괴스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이조 시절 이전에 태어났어야 그럭저럭 살았을 사람인 듯하다. 새것을 배우고자 하는 진취성이라고는 눈 씻고 보아도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다못해 타이프라이터도 배울 재간이나 의욕이 없어서 대학원 시절 박사 논문까지 아내가 타자해줄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워드 프로세싱을 그나마 영어만 두 손가락으로 간신히 하는 판국이니까 페이스북이다 트위터다 새 기술이 개발되고 이용되는 이 세대에 적합한 위인이 아니다. 이메일을 점검하다가 페이스북에서 동창생이 초대했다 하면 무서워서 열어볼 생각도 기술도 없는 주제이다.
한편 세상은 정말로 빨리 돌아가고 있다. 6.25 전쟁이나 월남전 때는 전쟁 뉴스가 촬영되어 보도되기까지는 비행기 시간에 따라 이틀 또는 사흘 걸리던 것이 리비아의 카다피 정부군이 국민들을 죽이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비행 불가 지역을 설치하려는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연합군의 미사일과 비행기로서의 공격은 실시간에 방송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뉴스 취재와 전달이 소위 대중매체의 독점이던 것이 점차로 개개인의 뉴스 취재와 분배도 중요시 되는 새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1991년 로드니 킹이란 흑인을 LA의 경찰관들이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장면을 어떤 사람의 비디오카메라에 포착된 것이 TV 뉴스 시간에 계속 방영된 것이 한 예이다.
그 다음 해에 네 명의 경찰관들이 형사 재판에서 무죄 석방되자 LA 폭동이 발생했었다. 그 이후에 셀폰이 보편화되었을 뿐 아니라 셀폰의 녹화기능이 웬만한 비디오카메라 못지않게 되었다.
튀니지의 어떤 노점상이 분신한 것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실려 그렇지 않아도 독재와 실정에 염증을 느끼고 취업 기회가 없는 것에 불평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자극을 주어 민중 봉기가 일어나고 독재자가 쫓겨난 것이 불과 두어 달이다.
그 후 이집트의 혁명, 바레인, 예멘, 그리고 리비아 등지에서도 반독재 내지 반정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줄지어 발생하는 민주화 운동에 있어서 실시간 정보의 역할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트위터가 혁명의 전조가 되었다거나 독재자들을 거꾸러트렸다는 주장을 일축한다.
BBC의 한 보도는 스탠포드 대학의 객원 교수이자 ‘넷 환상: 인터넷 자유의 어두운 면’이란 책의 저자인 모로조프란 교수의 말을 이렇게 인용한다. “혁명에 있어서 유용한 많은 도구들이 있는 바 트위터는 그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는 이어 “성공적인 혁명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도구만이 아니다. 공동 목적에 전념하는 사람들이 몇 백만 되고 자기 목숨을 희생하려는 각오까지 있을 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사교 미디어가 유용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트위터는 언제 생겼나? 불과 5년 전인 2006년 3월 21일 잭 도시 라는 사람이 “just setting up my twitter”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의 공동 창립자들인 비즈 스톤과 에반 윌리엄스에게 보냈던 것이 출발이었단다.
“새들이 지저귄다라는 의미로 짧은 대단치 않은 정보의 표출”이란 의미를 지닌 트위터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기에 하루에 보내지는 메시지가 1억4,000만이 넘고 1주일이면 약 10억이 된다니까 페이스북 창립자가 20억 달러로 회사를 팔았던 것처럼 트위터 회사를 넘보는 대회사들이 있지만 설립자들은 팔 의향이 없다는 보도이다.
가장 유명한 트위터는 아마도 2008년 대선 승리 후 오바마 당선자가 보냈던 것인지 모른다. “우리는 방금 역사를 창조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당신들이 당신들의 시간, 재능과 열정을 바쳤기에 생긴 일입니다. 이 모든 것은 당신들 때문에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트위터는 미국 외교 정책이나 국내 정책으로부터의 엄정 중립을 고집한다고 한다. 그래도 독재자들은 트위터 등 사교 미디어의 군중 동원 능력을 두려워한다. 2009년 이란의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데모도 몇 날 몇 시 어느 곳에서 모이자는 140자 이내의 메시지에 의해 촉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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