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안전 한가-. 미얀마에서 또 한 차례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대지진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대지진이 발생하다니. 결국 안전지역은 없는 것이 아닌가. 그 지진공포가 휘몰아치면서 던져진 질문 같다.
대지진이 난 일본, 칠레, 아이티 등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다. 한반도는 유라시아 지각판에 속해 있다. 때문에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차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한국은 안전 한가’-
아무도 예견할 수 없었다. 불과 3개월 전만해도. “대지진으로 일본은 방사능오염의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중동지역에는 피플 파워의 대지진이 엄습해 오랜 권위주의 체제들이 잇달아 무너질 것이다.” 누군가가 지난 연말에 2011년에 발생할 일로 이런 전망을 내놨다면 제 정신이 아닌 말세론자로 비쳐졌을 것이다.
그 아무도 예견할 수 없었던 일들이 잇달아 발생했다. 앞으로 3개월 후 그러니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엄청난 사태가 또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말 그대로 지각판이 흔들리고 있다. 지질학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재차 되뇌어 보는 것이다. ‘한국은 과연 안전 한가’고. 리비아사태에서, 일본 원전사고에서 북한이 보인다고 할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다. 지나친 망상인지도 모르지만.
김정일과 여러모로 흡사하다. 우선 그 기이한 패션부터가 그렇다. 또 스스로를 ‘왕 중의 왕’으로 부르면서 ‘전 이슬람세계의 이맘’임을 자처한다. 그리고 나름의 주체사상을 통치의 철학으로 삼아왔다. 리비아 통치자 카다피의 모습이다.
“모든 국민은 나를 사랑한다. 그들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할 것이다.” 내전이 발발하자 동족을 향해 ‘피의 강이 흐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런 그가 한 말이다. 이 카다피의 리비아는 한 마디로 광기의 체제다.
김정일의 북한도 마찬가지다. 권력 3대 세습이라는 것부터가 일종의 광기의 발로다. ‘혁명의 수뇌부를 위해 총폭탄이 되자’는 북한의 슬로건도 그렇다. 집단적 광기의 체제에서나 볼 수 있는 문구다. 차이가 있다면 가다피란 한 개인의 광기가 지배하는 것이 리비아라면 북한은 수령절대주의라는 제도적 광기에 갇힌 체제라는 점이다.
그 ‘미친 체제’가 절대 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보인 대응 방안도 제정신이 아니다. 자국민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가한 것이다.
“장마당과의 싸움에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 있는 것이 현재의 김정일 체제다.” 한국정부 당국자의 진단이다. 무슨 말인가. 제도적 광기가 지배하는 수령절대주의 체제가 운명(殞命)직전의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운명의 정확한 시기는 언제가 될까. 아무도 모른다. 단지 가까 왔다는 것 밖에는.
문제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 몰렸을 때 북한 체제는 어떤 대응방안을 보일까 하는 것이다. “조선이 없으면 지구는 있을 수 없다.” 김정일이 평소 하던 말이다. 결국은 리비아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 보이고 있는 우려의 시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체제가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핵이라는 게 그렇다. 원자력 발전소든, 핵무기든 핵 보유와 관련해 특히 강조되는 것은 투명성이다. 한 번 사고가 났다 하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생태계도 파괴되는 치명적 존재가 바로 핵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원전기술은 세계 톱 수준이다. 안전성도 그렇다. 재해에 대비한 인프라시설에서도 일본을 따를 나라가 없다. 그런데도 일본의 원전사고는 치명적인 방사능 누출사고로 이어졌다.
북한은 투명성에 있어 제로에 가까운 나라다. 블랙홀 같은 체제다. 핵무기는 고사하고 원전도 어떤 식으로 운용되는지 모든 게 베일에 싸여 있다. 그 북한에서 원전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상상조차 하기조차 끔찍한 악몽의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는 이로 그치는 게 아니다.
“결국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진도 9도의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발포명령이 떨어졌다. 뒤이어 발생한 것이 무력집단 간의 충돌이다. 전 세계가 주시한다. 그러면서 결국 외부의 무력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여론의 가닥이 잡힌다.” 광기에 사로잡힌 무력집단이 핵무기를 장악하는 날에는…. 이 상황에서 특히 우려되는 것이 북한 핵의 안정성이다.
세계의 지각판들이 흔들리고 있다. 멀리 아프리카 대륙 한 곳에서 일기 시작한 자유에의 외침이 공명현상을 일으키면서 거대한 정치적 해일을 일으키고 있다. 피플 파워의 전 지구적인 에너지 파장이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믿음을 보이고 있다. 천안함 사태는 북한소행이 아닌 한국정부의 자작극이라는 믿음이다. 그 비극적 상황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났어도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보이고 있는 소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재삼 던져보는 질문이 ‘한국은 과연 안전 한가’하는 것이다.
일본 원전사고, 리비아 사태는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북한이란 광기의 체제와 머리를 이고 살아가고 있는 한에는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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