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Love / 오직 사랑
--------------------------------------------------------------
If you love the poor during your life,
there will be no fear at the moment of your death.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
사람 다큐 "세 번 째 만남: 스페인 신부 유의배"를 봅니다.
이른 새벽 네 시간 정도 차를 달려 경남 산청 성심원에
이릅니다. 성심교 다리를 건너, 아침 내내 온 동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는 벽안의 신부, ‘사람의 아들’ 유의배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저토록 꾸밈이 없을까?
저렇게 기쁠까? 저토록 사랑하실까?
성당 미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병동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겨
또 한 번의 자상한 미사를 드리는 유의배 신부. 그리고,
가가호호 성심원 내부를 모두 방문해야 비로소 아침 미사가
끝난다는 신부님. 그렇게 산청 성심원 한센인 150 여 명
모두에게 "주님의 자비를 베푸소서"라 직접 말한 후에라야
겨우 아침 일정이 마감됩니다.
이제야 다큐 제작진과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스페인 사람
유의배 신부. 왜 방송 출연을 극구 사양했냐 묻자 그저
’부끄러워" 그랬다며 어린이같은 웃음을 연발합니다. 백발과
흰 수염을 길게 거느린 올해 66세의 신부, 이 곳 성심원에
계신지 올해로 31년 째랍니다. 왜 그토록 오래 한 곳에
계시냐니까, 밖힌 돌이라 누가 발로 한 번 차 줄 때까지
딱히 옮길 데도 없노라 의미심장한 말씀을 남깁니다.
--------------------------------------------------------------
If you love the poor during your life,
there will be no fear at the moment of your death.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
어느 응석군 한센인 옆에 앉아 한 숫갈로 점심(點心)을 합니다.
저토록 꾸밈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정체가 다름 아닌 사랑이란
걸 알아 차리는 건 찰나로 족합니다. 같은 밥 같은 반찬을 씹고
삼키며 서로 마주보는 그 눈들 사이의 교감, 아 저게 바로
사랑이구나, 그렇게 느끼는 순간 왠지 왈칵 눈물이 솟구칩니다.
사랑을 보는 데 왜 눈물이 날까?
다음 날 새벽, 어느 눈먼 이의 타종소리와 함께 신부님을
두 번 째 뵙습니다. 마침 오늘은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이마에 재의 십자가를 유의배 신부님 손을
통해 받아 지닙니다. 그리고, 오후에 벌어진 축구시합. 아니,
예순 여섯 신부님이 삼십대 청년들보다 더 잘 뜁니다. 결국
골까지 넣고 거기에 골 세리머니까지 …… 허~참!
--------------------------------------------------------------
If you love the poor during your life,
there will be no fear at the moment of your death.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
축구시합 후 조용히 초대된 수도원 이층 신부님 사는 방.
사제관이라 부르기엔 너무나도 미안한 공간, 다른 수사들
여섯 분과 함께 쓰신다는 그 곳 방 문 하나를 열며 부끄럽게
당신 방이라 소개하는 곳. 그저 딱 한 몸 누울만한 좁은
방 한 칸입니다. 30년을 한 곳에서 살아온 신부의 이 방
한 구석에 빛바랜 글귀가 선뜻 첫 눈에 들어옵니다.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죽을 때 두려움이 없다."
따옴표 자국이 유난히 선명한 이 글귀가 불현듯 여태 뜨거운
눈시울 위에 점철됩니다. 여전히 딴전을 부리며 난 모른다
하는 ‘사람의 아들’ 유의배. 굳이 이 글귀를 애써 무시하듯
떠나온 고향 얘기며 어릴 적 사진들 사연이나 들춰내며 ‘시시한’
쪽으로 얘기를 몰고 가는 신부 유의배. 참으로 사랑의 속내란
감히 사람의 말로 읊조릴 경계가 아닐 터!
좋아하는 노래 있냐니까 즉석에서 "타향살이 몇 해던가..."로
시작하던 신부님, 갑자가 머리가 나빠 가사를 기억 못한다며 또
딴전을 피웁니다. 가사 내용은 모르고 그저 곡조가 좋아 따라
부른다는 사람 유의배, 사실 어느 누가 고향 그리움을 모른다
하리오? 당신의 참 고향은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일 뿐이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그저 흘리듯 얘기하는 신부 유의배.
마지막 날, 세 번 째 만남에서 묻습니다.
여기 언제까지 계실 거에요? 그 분의 답: "몰라요. 정말 몰라요.
떠날 때 편하자면 있는 동안 잘 해야죠."
알고 보니, 그 말이 그 말이군요.
Cheers!
OM~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
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