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석 빈(교도소 심리학자)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우리에겐 성명철학이라는 직업도 있어서 이름만 보고 그 사람의 특성과 앞길에 대하여 풀이를 해준다. 옛날에는 사람의 이름을 그가 태어난 고장과 직업을 따서 짓는 것이 통례였다. 그리하여 이름은 그가 지니고 있는 특성이나 신분 같은 것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개개인의 성명 외에 사람에게 별명이나 아호 같은 것을 붙여 그 사람의 특징을 드러내는 예를 지켜왔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라든지 “마음이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라는 연극대사와 같이 사람들은 수시로 별명이나 이름을 만들기도 한다.

우리에겐 비교적 잘 알려진 ‘호모사피엔스’는 인간은 문화적 존재라는 뜻의 이름이고 ‘호모 화베르(homo faber)’는 연장과 기술을 가지고 생산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뜻한다. 얼마 전에 루이지 로메오라는 미국의 한 사전학자는 지금까지 서양역사에 나타난 이와 같은 인간의 별명과 이름들을 한데 모아 인간이름 사전(Lexicon of Man)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거기에는 천여개의 인간명칭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의 일부를 여기에 소개해 보려고 한다. 명칭의 원명은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였고 나열한 순서는 알아보기 쉽게 서로 연관된 뜻을 가진 명칭끼리 한데 모았다.

-호모 듀르누스: 낮에만 일하는 사람 -호모 녹투류누스:밤에만 일하는 사람 -호모 알바누스: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는 사람 -호모 세덴스:앉아서 일하는 사람 -호모 스타카노 벤시스:일밖에 모르는 사람 -호모 움부라티쿠스: 일하기를 싫어하는 사람 -호모 데나리알리스: 월급받고 일하는 사람 -호모아드콜룸:목과 어깨와 등으로 밥벌이하는 사람 -호모 페쿠니오수스:돈있는 사람 -호모 아나니스: 돈 없는 사람 -호모 세르테르 티아리우스:돈이 일전밖에 없는 사람 -호모 카사투스: 집이 있는 사람 -호모 시네세데:집이 없는 사람 -호모 시네레: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 -호모 호미니 데우스:속에 하나님이 있는 사람 -호모 토리두스:얼굴에 주름살이 많은 사람 -호모 아플릭투스: 꽃이 형편없는 사람 -호모 모리투루스: 죽을 운명을 타고난 사람 -호모 디칵스: 입이 까지 사람 -호모 듀라에 부카에: 침을 튀기며 말하는 사람 -호모 인독투스: 무
식한 사람 -호모 유리우스 리부리: 책을 한 권밖에 읽은 적이 없는 사람 -호모 세미 페락투스: 절반이 모자라는 사람 -호모 임모데라투스: 한계를 모르는 사람 -호모 인판스-난채로 그냥 있는 사람 -호모 심플렉스:단순한 사람 -호모 듀플렉스: 이중인격자 -호모 트리플렉스: 심리적 생물적 영적 성격을 고루 갖춘 사람 -호모 바일링구이스: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사람 -호모 트라일링구이스: 라틴어 희랍어 히브리어를 할 줄 아는 사람 -호로 게니알리스: 싱글벙글 웃는 사람 -호모 리디큘루스: 웃기는 사람 -호모 레니덴스: 웃을 줄 아는 사람 -호모 안사투스:허리에 양팔을 짚고 서 있는 사람 -호모 스카비오수스: 몸에 지저분한 것이 나 있는 사람

-호모 스주알리투스-몸에 더러운 것을 묻히고 다니는 사람 -호모 인퀴난스: 주위를 더럽히는 사람 -호모 오디나리우스:아무 특색이 없는 사람 -호모 옵스큐루스: 근원이 확실치않은 사람 -호모 카두큐스: 잘 넘어지는 사람 -호모 리티기오수스: 시비 걸기를 좋아하는 사람 -호모 데스피카투스: 보기 싫은 사람 -호모 수아뷔스: 달콤한 사람 -호모 볼룹타리우스: 모든 것을 즐기는 사람 -호모 아만스: 사랑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호모 뮬리에로시스: 여자라면 다 좋아하는 사람 -호모 아파라투스: 의욕이 강한 사람 -호모 파라투스: 성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호모 아메리카누스:
아메리칸 인디안 -호모 아메리카누스 아메리카누스: 미국 땅에서 탄생한 사람 -호모 이디오쿠스 아메리카누스: 미국에서 살지만 머리가 별로 좋지 않은 사람 -호모 모리투루스 오에코노미쿠스 아메리카누스: 미국에서 살지만 죽음과 세금을 면할 수 없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