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 훈련
부모의 역할
자녀가 공부에 열중하고, 나중에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를 위해 부모들은 다양한 과외활동과 사설학원 등에 적지 않은 돈을 들여가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있다. ‘소셜 스킬’(social skill)을 키워주는 것이다. 리처드 손 임상심리학 박사와 함께 이에 대해 알아봤다.
부모들 삶과 역할 통해 자연스레 보고 배워
대인교류·상호협력 학업능력 향상 이어져
소셜 스킬은 대인관계에서의 판단력과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학업과 리더십 능력 향상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소셜 스킬은 대인관계에서의 판단력과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학업과 리더십 능력 향상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소셜 스킬이란
말 그대로 번역하면 사회적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더 전문적인 용어로 표기한다면 ‘사회성 기능’이 된다. 과거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이 퍼스트 레이드로 있을 당시 사회성 기능에 대해 강조하면서 “가족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것이 지식교육에 앞서야 한다”고 말했었다.
의미를 풀어보면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곧 인간관계의 시작인데, 이때 사회적 규범과 관습, 전통, 문화 등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동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공부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다 쉽게 정리하면 가정과 커뮤니티, 학교에서 배우는 행동들이 타인으로부터 배척당하지 않는 것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인물로 키워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왜 중요할까
자녀가 공부를 잘하는 우수한 학생으로 평가받기를 원하는 부모들이라면 그 바탕으로 단단히 다져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소셜 스킬이다.
이는 사회적 기능 능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판단력과 대응력을 갖추게 된다. 다시 말해 본인 스스로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해결해 내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학업에서도 보다 분명한 의지와 수행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의 일부 학교에서 CASEL (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정서와 대인 교류 및 상호 협력, 감정처리, 남을 위한 배려, 대화, 문제 해결 등에 관한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실시한 결과,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11%나 상승했고, 교실에서의 수업태도가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했으며, 이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분명한 리더십 향상을 거둔 것이다. 즉 ▲성취도 ▲학업 능력 및 자세 ▲지도력에 큰 변화를 보였다.
우리의 문제는
솔직히 우리 사회는 성적 중심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오로지 점수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적 안목에서의 균형 잡힌 자녀교육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요즘 재정난으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 교육에서 이런 이슈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다. 결국 부모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셈이 돼 버렸다. 하지만 이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어릴 때 시작한다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알파벳 카드를 보여주고, 조금 더 크면 숫자를 가르치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빠르면 자신의 아이가 무척 영리한 두뇌를 가진 것으로 착각한다.
물론 조기교육이 바람직한 것이지만, 지식 교육보다는 인성 등 사회적 능력을 키우는데 투자를 한다면 나중에 훨씬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교육은 2~6세 때가 가장 좋다. 너무 어린 나이일 것 같지만, 기본적인 개념을 몸에 익히면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배우는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이렇게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가 궁금해진다. 단계별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1. 학습 이론을 생각해 보자
집에서 어린 자녀에게 덧셈이나 뺄셈을 가르칠 때 어떻게 했는지를 한 번 떠올려 보자.
분명 하나씩 차근차근 과정을 설명해 갔을 것이다. 그리고 난 뒤 아이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못했다면 다시 처음부터 설명하거나, 다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이 교육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진행하면 된다.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다.
2. 자녀의 행동을 살펴라
가정에서, 또는 프리스쿨이나 학교에서 자녀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교사의 말을 잘 따르는지 등을 보는 것이다. 또 직접 교사로부터 얘기를 듣는 것도 자녀의 행동을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3. 초등학교 4학년 이하를 위한 방법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 대화방식으로 자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통해 가장 최선을 방법을 반복적으로 일러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조심해야 할 점은 자녀가 잘못한 부분을 부각시키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잘했던 부분을 오히려 부각시키면서 잘못된 것을 고치도록 해 나간다.
문제가 있는 부분을 꼬집어 질책한다면 역효과를 얻게 된다.
이 외에도 부부가 가정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교육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은 가정에서는 부모, 학교에서는 교사를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 때문에 가정에서 남편이 아내의 가사 일을 도와주고, 진지하면서도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자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4. 5학년 이상은
이때 가장 중심을 두어야 할 부분은 자신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다.
부모 또는 교사가 코치가 돼 학교 또는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들을 설명해 주고 이행하도록 하면서,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곧바로 지적해 주는 등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문제 해결능력을 키워주는 것은 대인관계에서 여러 상황에 대한 논리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빠르면 중학교, 아니면 9학년 정도에 집중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우선 문제의 상황을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안을 찾고, 이 대안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예측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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