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그리 장래를 생각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 나이가 들며 ‘은퇴계획을 좀 더 잘 했어야 할 것을’ 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더구나 준비하지 않고 일을 그만두면 저소득층이나 홈리스가 어렵지 않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한인들 가운데도 어떻게 되겠지 하고 은퇴계획을 하지 않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 캐시 비즈니스를 하며 세금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받는 소셜연금이 기백달러가 안되어 후회가 막심하다는 사람도 있다. 50여년전 군대 생활을 같이 한 친구를 이곳에서 만났다. 큰 비즈니스를 하는 이 친구한테 매상을 제대로 보고하고 인컴 택스 계획을 잘하여 절세도 하라고 누누이 설명했다. 툴툴대는 이 친구를 여러 해 동안 야단도 치고 달래다보니 은퇴 나이가 되었다.
소셜 연금을 신청하고 첫 달부터 2,300 달러를 받으니 하나님의 선물 같다며 고맙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같은 규모의 사업을 하던 그의 친구는 500달러 밖에 받지 못한다며 후회가 보통이 아니다. 지금까지 모은 재산은 자식한테 편법으로 증여하고 자신은 정부 노인 아파트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은 1930년대 경제 공황 때 제정된 연방법이다. 처음에는 연금이라기보다는 구제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은퇴용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물론 이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건강보험 등 혜택도 있다.
회사에서 설립한 은퇴 플랜도 있다. 세금 혜택을 받기 때문에 연방과 주 국세청의 제약과 통제를 받는다. 회사의 은퇴 플랜은 고용업체가 자발적으로 설립한 경우도 있지만 노동조합의 단체계약의 힘으로 설립되어 지금처럼 제도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제도의 미비로 인하여 회사 측에 의하여 연금이 불법으로 이용되다가 파산이라도 되면 고용인들을 위한 저축된 은퇴 금액은 휴지조각이 되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극적인 경우는 1960년대 말에 있었던 패카드 자동차 회사의 파산으로 덩달아 고용인들의 연금기구도 없어졌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하여 1974년 연방법 ERISA가 제도화되고 연방 국세청과 노동부의 규제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으며 산업별 연금 공단의 저축 액수는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정부 당국의 제재를 받는다고 했지만 연금공단을 효율적으로 운영 못하면 연방기구(PBGC)에 자산 전체를 압수당하게 된다. 차압된 연금공단은 연방기구(PBGC) 에서 운영되고 연금 수혜자들은 연방법이 정하는 500여 달러의 최소 액수를 받게 된다.
연금 공단이 조직될 때는 ‘정해진 혜택’(Defined Benefits)이라 하여 근무 연한에 일정액수를 곱한 금액을 수혜자들은 받게 된다. 즉 계산수치에 근무한 햇수를 곱한 것이 매달 받는 액수다. 산정된 수치가 1년에 50달러이고 30년 일했다고 하면 매달 받는 액수가 1,500달러가 된다.
이 방법은 고용주의 부담이 커서 이제는 ‘정해진 부담금’(Defined Contributions)이라는 새 산정 방법이 도입되었다. 이외에도 401(k) 라는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새로운 방법은 회사측 부담이 적어 회사가 선호하는 은퇴플랜이다. 전에는 회사측에서 은퇴를 책임졌는데 이제는 일정 액수만 책임지고 투자 등은 수혜자의 몫이 되었다. 따라서 보장된 액수는 없어져 은퇴를 늦추는 경우가 많다.
일정한 금액을 받는다 하여도 안심할 일은 못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은퇴계획을 철저히 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회사에서 은퇴계획이 있다 하여도 경우에 따라 IRA도 따로 들 수 있는가 하면 우리의 세금 내고 난 금액으로 불입하고 은퇴할 때 비과세되는 로스(Roth) IRA도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사회 시스템이 일률적이 아니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도 이내에서 여러 가지를 계획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은퇴계획은 주먹구구식으로 되는 게 아니고 CPA 나 재정 설계사와 함께 상의해야 된다. 이제 수명이 매년 늘어 적어도 80중반이나 90을 살 수 있다는 나의 재정설계사 이야기가 솔깃하게 들린다. 앞으로 20여년 계획을 다시 해야겠다.
이종혁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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