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모기지 시장에도 최근 몇가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와 더불어 사라졌던 변동 이자율 모기지, 홈 에퀴티 융자 등이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의 주범으로 지적되기도 했던 이들 융자는 이제 과거와 다른 형태로 대출되고 있다.
과거 미자격자들에게 무분별하게 대출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크레딧 점수가 높고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높은 우량 대출자에게만 한정적으로 대출되는 모습이다. 모기지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반길 만한 일이고 이들 융자를 잘만 사용하면 가계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주택 모기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홈 에퀴티 융자 및 변동 모기지 부활, 다운페이먼트 비율 상승세 등의 추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주택시장 침체 후 사라졌던 변동 이자율 모기지의 발급이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전체 융자의 약 3%대까지 줄었던 변동 모기지는 올해 말 10%대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홈 에퀴티 융자 부활
주택시장 침체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홈 에퀴티 융자가 최근 다시 돌아 오고 있다. 2차 모기지를 통한 주택담보대출인 홈 에퀴티 융자 발급 비율이 최근 전국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융자업계는 주택 가치 하락으로 발급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홈 에퀴티 융자 발급을 최근 재개하고 있는 은행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가 작았던 중소형 은행들의 발급 비율이 최근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서부 지역의 어소시에이티드 뱅크는 지난해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홈 에퀴티 융자 발급 비율을 무려 3배나 높이며 홈 에퀴티 융자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 중부를 포함, 미국 남부에 영업기반을 둔 선트러스트 뱅크의 지난해 하반기 홈 에퀴티 융자 발급 비율도 상반기보다 약 2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북동부 지역의 시티즌 뱅크도 지난해 홈 에퀴티 융자 발급이 35%나 늘었다고 보고했다.
홈 에퀴티 융자 발급액도 증가 추세다. 시티즌 뱅크의 경우 평균 홈 에퀴티 융자 발급액이 약 1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어소시에이티드 뱅크의 경우 평균 약 7만5,000달러로 주택시장 활황기 홈 에퀴티 발급액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처분이 힘들어진 주택 소유주에게 홈 에퀴티 융자 발급 재개 움직임은 반가운 소식이다. 홈 에퀴티 융자를 통해 마련한 여유자금으로 각종 비용이 저렴한 지금 주택 리모델링을 실시할 수 있고 주택 재투자 효과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홈 에퀴티 융자 발급이 활발해진 반면 대출기준은 과거에 비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머니에 따르면 크레딧 점수가 최소 720점을 넘어야 홈 에퀴티 융자 대출자격이 있고 홈 에퀴티가 적어도 20% 이상 남아 있어야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또 과거 2년 간 월급 명세서를 제출해야하는 등 대출자에 대한 소득증명 과정도 까다로워졌다.
홈 에퀴티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도 타 융자 이자율보다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시장 분석 업체인 HSH 어소시어츠에 따르면 홈 에퀴티 융자 이자율은 평균 약 7,15%, 라인 오브 크레딧의 이자율은 평균 약 5.22%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차량 구입 융자 이자율이 평균 약 4.2% 15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평균 약 4.24%인 것과 비교하면 이자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홈 에퀴티 융자의 이자 비용이 비교적 높은 점에도 불구하고 재융자 보다는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홈 에퀴티 융자 발급 때에 재융자 시 부과되는 융자 발급비와 기타 클로징 비용이 제외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들은 클로징 비용을 면제해 주는 대신 몇몇 제약사항을 융자조건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선트러스 뱅크의 경우 클로징 비용을 면제 받으려면 최소 홈 에퀴티 융자 금액이 1만달러를 넘어야 하며 융자기간도 3년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일부 은행은 조기 상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하는데 벌금액은 대개 융자 잔금의 1%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낮은 이자율과 주택 리모델링 관련 비용 하락 추세로 인해 홈 에퀴티 융자 신청이 다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스마트 머니에 따르면 최근 5만달러를 1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할 경우 지난해보다 이자 비용이 약 1,000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실업률과 경기 침체로 목돈 마련이 힘든 요즘 주택 리모델링비, 자녀 학자금, 부모 의료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한 홈 에퀴티 융자 신청이 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주택 리모델링 비용 하락도 홈 에퀴티 융자 신청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 매거진에 따르면 최근 욕조 및 주방 개조 비용이 각각 평균 1만6,634달러와 5만8,367달러로 1년 전에 비해 약 20%가량 떨어졌다.
■변동 이자율 모기지 재개
서브프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변동 이자율 모기지가 최근 다시 성행하고 있다. 주택시장 활황기 당시 전체 모기지의 무려 70%를 차지했던 변동 모기지는 주택시장 침체기를 겪으며 2009년 3% 때까지 추락했다가 지난해 5%대로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국책은행 프레디맥은 최근 증가 추세인 변동 모기지 이자율의 비율이 올 연말 10%대까지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이같은 변동 이자율 발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낮은 이자율 때문이다. 최근 변동 이자율 모기지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3.5%대로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인 5%에 비해 매우 낮다. 따라서 일부 융자 전문가들은 변동 모기지 이자율을 무조건 피하지 말고 적절히 활용하면 유리한 점이 많다고 강조한다. 특히 주택 구입후 5~7년 내에 이사 계획이 있는 대출자의 경우 변동 이자율 모기지로 인한 혜택이 크기 때문에 적극 권장되고 있다.
5년 변동 모기지가 가장 많이 권장되고 있는데 이 모기지의 경우 첫 5년동안의 이자율이 고정되고 이후 이자율이 해마다 변동되는 상품이다. 만약 20만달러 규모의 융자를 대출 받을 때 3.5%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변동 모기지를 선택할 경우 월 페이먼트는 약 898달러로 5% 이자율이 적용되는 30년 고정 모기지(월 페이먼트 약 $1,074)보다 월 페이먼트 부담이 약 176달러 줄어든다.
만약 5년간으로 환산할 경우 절약되는 페이먼트 금액은 총 1만560달러로 크게 늘어난다. 5년 후 이자율이 8.5%로 상향 조정되더라도 이후 약 2년간은 30년 고정 모기지의 월 페이먼트 총액과 큰 차이가 없기때문에 실제로는 약 7년간 낮은 페이먼트 혜택을 누리는 효과가 있다.
변동 모기지 옹호론자들은 과거 변동 모기지 이자 발급에 따른 폐해는 변동 모기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미자격자들에게 모기지가 발급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최근 발급되는 변동 모기지는 크레딧 점수가 높고 높은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한 대출자들에게 발급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서브프라임 사태를 불러올 위험이 없다고 옹호론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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