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지난해 말 닛산이 순수 전기차 리프 판매를 시작하면서 대중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아직은 한정된 모델과 비싼 가격, 불편한 충전 시스템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전기차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셰볼레 볼트(왼쪽)와 닛산 리프.
볼트 1회 충전 40마일 운행 최고시속 100마일
7,500달러까지 보조, 카풀레인 이용 혜택도
■우수한 연비
닛산은 지난해 말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시판했다. 이 차의 5인승 해치백 모델의 경우 8시간 충전으로 100마일을 주행할 수 있으며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가 충전되는 고속 충전도 가능하다.
GM도 4만1,000달러인 ‘셰볼레 볼트’를 내놓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볼트 역시 배터리 1회 충전으로 최고 40마일을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전원이 소진된 후에는 4기통 개솔린 엔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해 추가로 300마일을 운행할 수 있는 게 특징.
도요타 프리어스와 같은 하이브리드카는 37마일 미만은 배터리로 가고 그 이상은 개솔린 엔진으로 가는 형태다. 고속주행 때 개솔린으로 가면서 엔진을 가동할 때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전기가 발생돼 배터리를 충전한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보통 30분~1시간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고 최초 40마일을 배터리로 운행한다. 이후 배터리가 떨어지면 개솔린을 활용한 제너레이터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전기모터의 힘이 주된 동력이고 개솔린은 부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개솔린 제너레이터를 떼어내도 차가 움직인다.
프리어스 같이 개솔린과 전기를 함께 쓰는 차를 ‘하이브리드카’라 부르는 반면 볼트는 순수한 의미의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성능을 놓고 본다면 개솔린차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과거엔 전기차가 가속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개선했다. 볼트의 경우 최고 시속은 100마일에 달한다.
소음은 전기차가 훨씬 적다. 너무 조용해 차가 다가오는 줄 몰라 보행자 사고가 많이 난다며 일부러라도 소음이 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올 정도다. 전기차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연비다. 볼트의 연비는 갤런당 60마일. 2011년형 프리어스의 51마일을 크게 앞선다.
■충전 등 불편함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충전소다. 연방 에너지부의 지원 아래 오리건,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멕시코, 텍사스, 테네시, 미시간, 플로리다, 워싱턴 DC의 대도시 주변에 2,000여개의 충전소 설치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충분한 정도는 아니다.
미국인들의 통상 출퇴근 거리인 하루 40마일 정도는 충분히 운행 가능하지만 장거리 운행의 경우 충전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또 현재 전압이 110~120볼트인 일반 주택에서 충전할 경우 20시간 이상 소요되는 불편이 있어 6시간에서 8시간에 충전할 수 있는 220볼트로 전압을 올리려면 차고를 개조해야 한다.
닛산에 따르면 가정용 충전소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2,200달러 정도. 물론 연방 정부가 제공하는 최고 2,000달러의 택스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990년 이전에 지은 주택의 경우 전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공사를 해야 하는 데 이 경우 퍼밋과 인스펙션 등 골치 아픈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 볼트 10만마일 워런티
셰볼레 볼트는 배터리 및 전기운전 시스템에 8년 또는 10만마일 워런티, 차량 전반에 대해 3년 또는 3만6,000마일, 엔진 충전 시스템에 5년 또는 10만마일의 워런티를 제공한다. 볼트에는 운전석 및 조수석에 첨단 듀얼스테이지 에어백을 포함 총 8개의 에어백과 미끄럼 방지 시스템(StabiliTrack Electronic Stability Control)이 기본 장착되며 차체의 80%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한편, 셰볼레 볼트는 차량사고, 조난 및 차량도난 상황을 지원하는 GM ‘온스타’ 시스템과 결합된 7인치 내비게이션,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 풍부한 장비를 장착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적용, 활용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인센티브 매력적
전기차 구매의 매력 중 하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세제혜택이다. 최고 7,500달러의 연방정부 택스 크레딧과 함께 각 주정부들도 캐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닛산 리프, 셰볼레 볼트 등 10여종의 친환경 차량을 구입하면 5,000달러의 캐시 리베이트를 제공 중이다. 3만2,780달러짜리 닛산 리프를 구입하는 경우 연방 택스 크레딧과 주정부 리베이트를 포함하면 2만280달러만 주면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캐시 리베이트를 받기 전 반드시 세일즈 택스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 1,600대분인 800만달러의 자금만이 확보된 가운데 주정부 측은 오는 7월 이전 예산이 바닥날 수도 있다고 밝혀 자칫하면 리베이트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전기차의 혜택은 이뿐만 아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주차비를 면제해 주거나 공공 충전소를 무료 이용할 수 있으며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프리웨이의 카풀레인도 마음대로 달릴 수 있다.
■비싼 가격 흠, 언제 살까
셰볼레 볼트의 경우 최저가격이 4만1,000달러선. 동급 개솔린 차량보다 40% 이상 비싸다.
이런 점을 감안해 닛산과 셰볼레 등은 리스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셰볼레의 경우 2,500달러 다운페이먼트, 최저 월 350달러, 36개월 리스, 닛산도 월 349달러, 1,999달러 다운페이먼트 리스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세금까지 감안하면 월 400달러를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동급의 개솔린 차량 리스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전기차를 언제 살까. 이는 소비자의 스타일에 달려 있지만 가격과 충전소 등 편의성을 고려하면 조급하게 구매 대열에 가세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키플링어’ 매거진의 자동차 칼럼니스트 제시카 앤더슨은 “현재 일부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볼트와 리프 등이 연내에 전국에서 판매되는 데다 포드 포커스 전기차나 미쓰비시의 I 등 더 많은 메이커들이 시장에 가세해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며 “이 경우 공공 충전소 설치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비야디 자동차도 전기모터로만 구동되는 E6를 내년 캘리포니아 지역에 시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E6는 가정용 플러그에서 7~9시간 충전하면 전기 힘으로만 250마일을 달릴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85마일에 육박한다.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가격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향후 전기차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설 것은 분명하다”며 “전기차 기술은 배터리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배터리 기술을 발전하며 가격은 낮추고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에 포드 등 경쟁업체들이 잇달아 가세할 예정이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캘리포니아주 5,000달러 리베이트 대상 전기차
▲혼다 FCX 클레러티
▲닛산 리프
▲테슬라 로드스터
▲셰볼레 볼트(2세대)
▲포드 포커스
▲포드 트랜싯 커넥트 일렉트릭
▲도요타 프리어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도요타 랩4 EV
▲테슬라 모델 S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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