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주말을 이용해 스키장을 찾는 한인들이 많아졌다. 스키나 스노보드는 중력을 이용한 낙하운동, 스키장의 슬로프를 따라 회전하며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레저운동으로 평상시에는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쓰게 만들고, 사소한 부주의로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격렬한 운동이다.
전국스키협회(National Ski Areas Association)에 따르면 스키로 인한 부상은 감소추세지만 스노보드로 인한 부상은 증가추세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안전하게 타려면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헬멧이나 가글, 보호대 등 안전장비를 꼭 착용하며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 스키장에서 생길 수 있는 부상방지와 주의할 점에 대해 체크해 본다.
스키로 인한 부상은 무릎 전방십자 인대, 무릎 연골 염좌나 골절 부상 등이며, 스노보드는 손과 손목 부상을 입기 쉽다.
전문가 강습 안전하게 넘어지고 일어나기 훈련
혼자 타지 말고 부상시 재빨리 응급조치 받아야
■청소년기에 골절부상 쉬워
30년 이상 스키관련 부상에 관해 연구해 온 로체스터 대학 재스퍼 실리 명예교수는 “스키나 스노보드 부상이 생기기 쉬운 나이는 청소년 후반기(85%)~30대 후반(70%)이며,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부상을 당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스키부상은 심한 근육통에서부터 각종 타박상, 인대 손상, 허리 부상, 골절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추운 스키장에서는 관절이나 근육이 굳어 있어 작은 충돌에도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으며 충격으로 인해 심한 경우 뇌진탕 등 머리부상도 나타날 수 있다.
스키로 인한 부상은 무릎 전방 십자인대, 무릎 연골 부상이 흔하며, 스노보드로 인한 부상은 손, 손목 부상이 흔하다. 스키폴을 잘못 잡아 빈번히 생기는 엄지손가락 부상도 일명 ‘스키어스 덤스’(Skier’s Thumb)로 불릴 만큼 흔하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눈길에서 미끄러짐(낙상)으로 인해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가 손가락이다. 손목부상을 입어 관절 근처의 성장판에 부상을 입게 되면 성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스키어스 덤스는
엄지손가락 안쪽의 부드러운 인대가 바깥 방향으로 이탈한 상태로 심한 경우는 인대가 끊어지기도 한다. 스키를 타다 넘어져 스키폴을 손가락으로 잡은 채 엄지손가락이 바깥으로 꺾이는 부상을 입거나 스노보드를 타다가도 부상을 입기도 한다. 스키어스 덤스 부상을 당하면 통증을 느끼고 엄지손가락이 붓거나 피부색이 창백해지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나 붓기를 줄이려면 하루에 4회 정도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병원 치료 때에는 물리치료를 받거나 손가락 보호대를 일정기간 대고 있게 된다. 증상에 따라 필요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아이부프로펜 같은 통증약을 먹는 것도 도움 된다. 심한 경우 인대 재건술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뇌진탕
뇌진탕은 진단이 어렵다. 쉽게 말해 뇌에 충격이 가해져 뇌가 놀란 상태를 말한다. 성인에게만 뇌진탕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다가 나중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증상은 일시적인 의식 소실이 나타나기도 하며, 어지럼증, 언어 손상, 구토나 메스꺼움, 두통, 시력 이상, 이명증, 기억 감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보자는 강습을 꼭 받아야
무작정 넘어져야 배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녀의 경우 부모가 스키나 스노보드를 잘 타더라도 전문가에게 꼭 강습을 받게 하는 것이 좋다. 초보자는 장비를 내 몸에 맞추고 장비 사용법, 안전하게 넘어지고 일어나는 법, 속도 조절 및 제동법 등을 잘 배우도록 한다. 또한 모험하지 말고 자신에게 적절한 슬로프에서 타고, 자주 일어나는 손목, 무릎 부상 부위에는 보호대를 꼭 착용하며 헬멧은 꼭 함께 쓰는 것이 안전하다.
부목으로 다친 부위 고정 얼음찜질 효과
■ 부상 당했을 땐…
넘어졌거나 부딪혀 다쳤거나 뼈가 어긋난 부상을 당했다면 재빠른 응급치료가 중요하다. 부목이나 보조도구로 조정한 뒤 다친 부위를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혈관이나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특히 그냥 삐었으려니 하고 큰 부상이 아니라는 생각에 방치해 두면 관절염이나 다른 후유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부상을 당했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 부상부위를 확인하고 정확한 치료를 해야 한다.
근육이나 가벼운 부상인 경우 부종을 방지하기 위해 24~36시간 내에 얼음찜질을 해주고, 다친 부위는 심장보다 높게 해야 한다.
또한 부상을 당했을 때 친구나 가족에게 업혀 오는 것은 금물이다. 연달아 일어날 수 있는 2차적 충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지대로 재빨리 피한 뒤 움직이지 말고 스키 패트롤이나 안전 구급요원을 기다린다.
스노보드를 타다가 넘어질 때는 손으로 땅을 짚지 말고 엉덩이 쪽에 체중을 실어 앉는 자세를 취하며 서서히 주저앉도록 해야 한다.
관절부위 잘 풀어주고
사이즈 맞는 장비 착용
■스키장 자외선 보통 지면 2배
주변이 온통 눈세계인 스키장에서는 자외선 반사율이 보통 지면의 2배에 이른다. 자외선은 백내장, 황반변성의 원인. 스키를 타기 20~30분 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발라주고 2시간 정도 간격으로 덧발라주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UVA, UVB를 막아주고 SPF는 적어도 15이상 되는 것을 바르도록 한다. 또 차가운 기운과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다보면 신진대사, 혈액순환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피부보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로션이나 보습크림을 발라주고, 입술 보호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스키장 안전수칙
•뻣뻣한 근육에 유연함을 주기 위해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 전 몸을 푸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10분 정도 꼭 한다. 스키를 타기 전에는 부츠를 신은 상태에서 팔목, 손목, 어깨, 목, 무릎, 발목 등 모든 관절부위를 움직여 주면서 워밍-업 한다. 쉽게 팔 돌리기를 하거나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 본다.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넘어질 때는 앉는 자세를 취하며 되도록 체중을 엉덩이 쪽으로 실리게 하면서 서서히 주저앉는 게 좋다. 무릎을 약간 구부려야 무릎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 부상은 피로감이 심한 오후 3시 정도에 잘 생긴다. 또한 스키를 타기 시작한 지 3시간 정도 지났을 때가 부상 확률이 높아진다. 2시간 타고 나서 3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도록 한다. 또 타다가 지치면 바로 중단하고 쉰다.
•자신에게 잘 맞는 사이즈의 스키나 스노보드 장비를 사용한다. 또한 사용 전 장비 손상은 없는지 꼭 확인한다.
•헬멧은 필수. 어린이의 경우 오래 사용하려고 너무 넉넉한 사이즈로 고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자신의 헬멧 사이즈가 2가지 사이즈 중간에 해당하면 큰 사이즈 쪽을 고르도록 한다.
•절대로 혼자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지 않는다.
•정해진 슬로프 외에는 타지 않도록 한다. 또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이용한다. 산에서 내려가기 전 내려가는 코스에 나무나 펜스, 바위 등 장애물은 없는지 점검한다. 또한 호수나 시냇가, 연못 등이 가까운 슬로프도 위험할 수 있으므로 얼어 있어도 호숫가에 주변에서는 늘 주의한다.
•동상 방지를 위해 젖은 양말은 자주 갈아 신고, 장갑도 꼭 착용한다.
•평소 다리 근육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자전거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갑작스레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면 부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는 부상 예방과 예기치 않은 사고 방지를 위해 각별히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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