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업상 혹은 개인 간의 거래에서 당초 약속이나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게 큰 손해를 보았을 경우 ‘사기 당했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당한 사람은 ‘고소하겠다’ 또는 ‘소송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사기가 어떻게 성립되며 어떠한 소송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이 가상의 케이스를 통해 쉽게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A씨는 B씨로부터 샌드위치 가게를 구입하였다. 파는 사람 B씨는 가게의 한달 매상이 평균 5만달러라고 설명하였다. A씨는 이를 근거로 판매가격 30만달러가 적정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실제 가게를 운영한 결과 평균 매상은 3만달러에 불과하였고 이를 가지고는 가게 세와 종업원들의 임금을 주기에도 모자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게의 주요 고객들이 일하는 옆 빌딩이 헐리게 되어 A씨는 고객을 대부분 잃고 폐업을 하게 되었다. 판매자 B씨는 옆 빌딩이 헐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매매 시 이를 숨겼다. 구입자 A씨는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되었고 이는 모두 자기를 속인 B씨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법적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변호사를 통해 검토하여 보니 위 케이스는 사기를 구성하는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첫째, 판매자가 중요 사실에 대한 ‘허위 진술’(Material Mispresentation)을 하였다. 월 매상이 실제 3만달러였지만 5만달러라고 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을 ‘은폐’(Concealment)했다. 가게 옆의 빌딩이 곧 헐릴 것이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숨긴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 케이스의 경우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지만 한 가지만 해당 되도 된다.
둘째, 사기를 당한 구입자가, 판매자가 제공한 정보에 ‘의존’(Reliance)하여 구입을 결정하였다.
셋째, 판매자의 ‘고의성’(Scienter)이 있었다. 무조건 가게를 팔고보자는 목적 하에 고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제공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넷째, 속아서 가게를 구입한 후 큰 ‘손해’(Damages)를 보았다. 당초 예상한 이익은커녕 오히려 적자를 보게 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사기를 구성하는 요소를 충족하는 케이스임을 알게 된 A씨는 소송을 결심하였다. A씨는 B씨가 괘씸하여 한국식으로 형사고소를 하겠다고 변호사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A씨의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사기로는 형사 입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할 수 없으며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한국에서는 사기가 인정되면 검찰을 통해 형사처벌이 가능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 명목의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오로지 민사소송을 통해 사기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
위 케이스처럼 아예 적자가 나서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 매매가 전체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만약에 장기 리스가 남아 있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액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사기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인 피해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또한 케이스가 너무나 황당하고 고의적인 나쁜 의도의 정도가 심했다는 것이 증명될 경우 피고는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을 하도록 판결 받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원고는 실제 발생한 손해를 훨씬 능가하는 금액을 배상 받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사기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고 계약서상에 ‘계약서에 포함된 내
용 이외에는 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고 일정한 확인 기간 경과 후 현재 상태 그대로 매매한다’ 등의 문구를 집어넣고 서명을 받아 놓는 판매자들도 있다.
만약 이런 문구가 계약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읽어보지 않고 서명을 했다가는 소송에서 매우 불리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미국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꼭 자기편의 변호사를 통해 꼼꼼하게 검토하여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각각의 케이스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케이스에 대해서는 경험 많은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213) 480-0440
데이빗 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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