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인 김은 미주내 대도시 최초의 한인여성이 될 수 있을까?
제인 김이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당선된 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 시장을 목표로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라고는 못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인 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이 점차 활발해 지고 있지만 그동안 한인들의 정계진출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수많은 한인들이 도전했고 전국에 출마한 25명중 16명이 당선됐다.
따라서 2010년은 한인의 주류정치 진출이 크게 늘어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아무래도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당선된 제인 김일 것이다. 미 본토의 한인 역사가 시작된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 처음으로 시의원에 당선된 제인 김(33, 현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회 의장)씨가 8일 오후 12시 샌프란시스코시청에서 취임선서를 한다.
제인 김씨는 북가주 한인사회의 자랑이지만 원래 뉴욕 출신이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후 70년 미국에 유학 온 아버지 김광호(66, 전 뉴욕 퀸스카운티 검사)씨의 딸로 원래 검사나 잘 나가는 대형 법률회사의 변호사가 되기를 기대했었지만 김 당선자는 14세 사춘기 때 하필이면 노숙자를 위한 비영리단체 ‘노숙자연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봉사활동했다.
스탠포드에서 정치학과 아시아계 미국인학(아시안아메리칸스터디스)를 전공한 김 당선자는 바로 UC버클리에서 법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 버클리의 다민족 정책연구소 그린라이닝인스티투트에서 정책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2001년부터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지역개발센터(CCDC)으로 자리를 옮겨 노인담당 간사로 일했다.
이것은 김 당선자가 샌프란시스코 정치무대에서 그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중국인 사회와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2일 선거날 김 당선자가 출마한 제6지역구 중국계 노인들이 선거대책본부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와 선거구의 각 코너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김 후보의 선거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김 후보 캠프에서 ‘동원’한 것이 아니라 중국인 사회 인사들이 자원봉사자를 ‘보낸’ 것이다.)
김 당선자는 2004년에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회에 출마했지만 당선에 실패했다. “선거 경험이 없어서 낙선됐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했고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그 후 2005년 샌프란시스코의 진보단체 총연합회격인 샌프란시스코대중기구(SFPO)의 총회장에 뽑힘으로써 2006년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회에 다시 출마할 때 진보계의 지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김씨가 13명의 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한 후보 보다 1,000표를 더 얻는 높은 득표율로 시원하게 당선했고 지난해 1월 동료 교육위원들 만장일치로 교육위 의장에 선출돼 4억3000달러의 교육예산을 관장하게 되었다.
교육위 활동도 당연히 시의원 당선에 큰 힘이 되었다. 지난 9월 시의원 출마 후 첫 공식행사에 참석한 히스패닉계 동료 교육위원은 격려사를 통해 “김 후보가 의장되기 전에 위원들 끼리 말다툼이 자주 벌어졌는데 의장이 되니 화합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발휘해 교육위원회가 훨씬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며 “시의회가 바로 이런 인물이 필요하다”고 극찬했다.
정계진출을 꿈꾸는 다른 한인에게 김 당선자는 “커뮤니티 봉사와 활동 경험을 반드시 갖추라고 조언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흔한 당이나 노조의 지지보다는 커뮤니티 단체와 일반 시민들이 함께 캠페인을 주도한 것이 당선의 요인이었다. 공동의 목적이 있다면 인종에 상관없이 정치 연합을 구성해 신의를 쌓아가는 것이 정치이고 신의의 정치만이 생명력을 갖는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딸에 대한 마지막 바램이 한인남성과 결혼하는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해 김 당선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법대를 나와 결혼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길 원하는 것이 부모님의 바람이셨지만 법대를 졸업하는 것으로 부모님과 정치적 합의를 했다. 이제는 부모님들이 정치인이 된 딸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서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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