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한인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보지 않고, 명문 대학 입학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학교 순위를 기준으로 삼아 보딩스쿨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입학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요행히 입학이 허락된다 해도 자녀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학교를 선정할 때 고려할 사항이 많지만, 학교 크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큰학교 풍부한 아카데미 프로그램 제공 장점
편안한 캠퍼스 분위기·클럽 활동도 점검을
▲크기에 따른 학교 구분-보딩스쿨 전문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 전국에 소재한 수 백 개의 보딩스쿨의 평균 재학생수는 290명이다. 그러나 120여 개의 보딩스쿨이 밀집해 있는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400명 미만의 규모를 작은 크기의 학교로 분류하고, 800명이 넘는 규모의 학교를 큰 학교로 분류한다. 400~799명의 학교는 중간 규모로 파악한다.
보딩 학생을 50등 이상 보유한 큰 학교로는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 필립스 엑시더 아카데미, 초트 로즈메리 홀, 로렌스빌 등이 있다. 가장 큰 앤도버는 재학생이 1,100명에 이르며, 로렌스빌 재학생은 815명에 달한다.
400명 미만의 규모가 작은 명문학교로는 그라튼, 미들섹스, 세인트조지스, 세인트 막스, 웨스트민스터 등이 있다. 남자나 여자 단성만으로 구성된 학교들도 대체로 소규모를 벗어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여학교로는 미스 포터스와 엠마 윌라드가 있고, 남학교로는 올드 에이본 팜스와 솔스베리 등이 있다. 캘리포니아에는 케이트, 웹, 태처 등 약 20여개의 보딩스쿨이 운영되고 있는데, 페블비치에 소재한 스티븐슨 스쿨을 제외하고 모두 소규모이다.
▲아카데믹 프로그램의 차이-큰 학교는 다양하고 풍부한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엑시더는 450개 이상의 아카데믹 코스를 제공하는데, 생물과목만 해도 14개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컴퓨터 사이언스도 7개 코스가 제공된다. 학교 규모가 2,000명이 넘는 일반 공립학교도 겨우 두세 가지의 생물과목의 코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엑시더와 같은 큰 보딩스쿨은 웬만한 초급 대학 또는 인문대학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큰 학교 일수록, 다양하고 수준이 높은 과목이 개설된다는 점은 좋지만, 여러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렵다. 반면,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는 능력 있는 학생들은 여러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만, 한두 해 안에 학교 전체에서 인정받을 정도가 되어 12학년 이전에 도전감을 상실할 우려도 있다.
▲학과목 이외의 활동-대부분의 주요 운동종목은 학교 대항전을 치르며 운영되기 때문에, 소수의 대규모 학교 보다 다수의 중간 규모 학교에서 소화할 수 있는 숫자만큼의 종목이 철마다 개설된다. 예를 들면, 앤도버나 액시더의 바서티 즉 학교 1진 대표 종목 수는 18-20개 정도이고, 중간 규모의 디어필드나 하치키스도 비슷한 숫자의 종목 스포츠 팀이 운영된다. 반면, 그라튼이나 세인트 막스 등 소규모 학교에서는 10-14개 정도의 학교 대항전 종목의 팀이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팀 수가 비슷하다면 큰 학교보다 중간, 아니 작은 학교에서 대표 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산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마다 강한 종목이 있고 또 강한 종목의 팀은 강한 선수들을 충원하여 강팀을 유지하려 한다. 따라서 종목과 학교에 따라 대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학생 활동과 생활-보딩스쿨에는 다양하고 수많은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큰 학교에 많은 클럽이나 학생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액시더에는 100여개의 학생 조직이 가동되고 있고, 앤도버와 초트에도 80여개의 각종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반면 다른 소규모 학교는 역시 학생 조직도 40개 내외에 불과하지만, 미들섹스는 소규모의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77개의 학생 조직이 가동되고 있다.
이 가운데 수학, 디베이트, 모델 유엔, 사이언스 클럽 등은 적게는 로칼 지역 단위로 크게는 뉴잉글랜드 전체 규모의 컴피티션에 참가하기도 한다. 컴피티션 레벨의 수학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수학 팀이 강한 학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디베이트를 지속하고 싶으면 디베이트가 강한 학교를 지원하면 좋다.
그러나 학교 분위기가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할 수 있다. 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가 혹은 전혀 편안하지 않을 수도 있다. 3년 또는 4년을 생활하는 곳이므로,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제공하는 캠퍼스 분위기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평판도 중요하다. 명문 학교는 나름대로 평판이 있다. 이른바 베스트라 불리는 학교들도 좋지 않은 평판이 따르며, 소위 명문이라 잘 알려져 있지 않아도 졸업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는 학교들도 있다.
▲선택-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는 기존의 한인 학생관 달리 큰 학교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에, 매년 큰 학교를 목표로 보딩스쿨에 도전하고 또 그 결과 일부 학생들이 꾸준히 그 학교들에 입학하고 있다. 아마도, 남에게 과시하고 싶은 욕심도 있는 데다, 졸업생들의 인맥이 넓은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욕심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문제는 자신의 자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아직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대단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또는 ‘어느 곳에 가더라도 시키면 해낸다’라는 막연한 믿음에 집착하고 있다는 데 있다. 소위 명문 보딩스쿨엔 대단한 재능을 이미 발전시키고 있는 “공부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설령 입학이 되었다는 것도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성공적으로 학교생활을 마치고 원하는 수준의 대학에 진학하는 데 여러분의 자녀에게 어느 규모의 학교가 좋을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시니어 보딩스쿨은 어차피 대학을 가지 위한 준비 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알렉스 정 원장 - 보딩스쿨 선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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