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현/M&T Bank Sr. Loan Officer
2010년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고작 며칠만 남아있다. 정말 세월은 나이를 먹는 만큼 그 속도를 내는 것 같다. 해마다 이맘때면 지난 일년간의 일들을 정리해서 분석하고 내년에는 모기지 시장이 어떻게 진행될지 전망하는 시기이다. 이번 해의 마지막이 되는 이번 칼럼엔 한해 동안 진행 되었던 모기지 융자의 특징을 짚어보도록 하겠다.
1. 낮은 이자
올해를 돌아보면 모기지 융자에 있어서 가장 특이한 사항은 낮은 이자율이었다. 올 중반기부터 내려간 이자는 30년 고정으로 4%초반 때까지 내려갔었다. 심지어 올 초에 융자한 고객이 재융자를 신청할 정도로 모기지 이자 하락폭이 컸다. 2008년부터 주택시장에 불기 시작한 서브 프라임 사태로 아직 경기는 암울하지만 낮은 이자율이 그나마 올 한해 모기지 시장을 지탱해 주었다. 하지만 내년까지도 이런 낮은 이자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낮은 이자는 융자를 얻는 고객들은 수혜를 받으나 그것이 30년 동안 시장에서 존속함으로 낮은 수익이 전체 경기를 침체 시킬 수 있기에 경기가 안정이 된다면 내년의 이자율은 어느 정도 시장의 수익에 부합하는 안정권에 접어들지 않을까 한다.
2. 주택가격
올 한해를 돌아보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주택가격이다. 작년 또는 2~3년 전 대비해서 주택가격이 전체적으로 10%이상 내려 간 것 같다. 주택가격 하락은 2009년보다는 줄었으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작년에 이어 아직도 모기지 페이먼트를 지불하지 못해서 매물로 나온 숏세일이나 차압되는 주택들이었다. 또한 회복되지 않은 실업률은 낮은 다운 페이먼트를 하고 구입한 주택의 모기지 페이먼트에 계속 부담이 되고 있으며 더구나 주택가격 하락으로 남아있는 융자 금액이 주택 시세보다 더 많은 깡통 주택 또한 주택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다행히 주택 가격 폭이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내년에는 주택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도 간혹 보인다. 향후 5~7년 안에 7% 정도의 상승은 대부분 학자들이 예상하는 바니 내년의 주택 가격 상승은 그리 무리가 아닐 것 같다.
3.융자금액과 다운페이먼트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 한해도 모기지 융자 금액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가구당 융자금액이 약 5만달러 정도 줄어든 것 같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20% 정도 다운을 하고 40만 달러 정도 융자를 했었는데 올 한해는 한인들의 융자 금액을 보면 평균 30만 달러 중반선에서 이루어 졌다. 융자 금액이 줄어든 가장 큰 두가지 이유는 그만큼 주택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고 다른 이유 하나는 수입대비 지출인 DTI(Debt to Income)비율을 맞추기 위해 다운 페이먼트를 충분히 해야 융자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융자를 보면 고급 주택 모기지 융자인 점보 모기지가 많이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 가격대가 낮은 콘도나 코압 융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4.재융자
2010년을 재융자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재융자를 주도한 것은 낮은 이자율이었다. 수년전 필자로 융자를 받았던 대부분의 고객 중 수입이 증빙 가능한 고객은 재융자를 받았다. 거의 1~1.5% 낮은 이자로 갈아탔다. 아마 이사를 가지 않는다면 이제는 더이상 재융자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낮은 이자를 얻었다. 하지만 가장 아쉬웠던 것은 재융자가 꼭 필요한 고객들에게 재융자를 해 드리지 못한 점이다. 수입을 보여 줘야 재융자가 되다 보니 비교적 적은 수입이지만 높은 크레딧 점수로 융자를 받았던 고객들은 재융자 혜택을 볼 수가 없었다. 이런 고객들이 어려움을 토로해왔지만 현실적으로 도움을 드릴 방법이 없었다. 필자 고객 중에서도 노다운이나 아주 적은 다운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모기지 페이먼트가 어려워 숏세일을 진행 중인 고객들이 있다.
5.높아진 융자 가이드라인
정말 올 한해처럼 융자 가이드라인이 많이 바뀐 적도 없었을 것이다.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연체되는 모기지를 분석하고 이런 것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조정하다보니 점점 융자받기가 까다로워지고 융자심사 시간 또한 길어지게 되었다. 올 한해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콘도나 코압 융자였다. 주택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가장 빠르게 타격을 입는 것이 콘도나 코압이다. 왜냐하면 비슷한 유닛의 이웃에서 쇼세일이나 차압이 생기면
본인 주택의 감정에도 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콘도와 코압의 예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엄청나게 까다로운 융자 질의서를 요구하고 관리비나 세입자 현황까지 꼼꼼히 점검한 후에 그 안정성을 검토하고 융자 여부를 결정해주고 있다. 높아진 융자 가이드라인의 완화는 우선 주택시장의 안정이 우선되고 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국면에 접어들 때 가능하다. 아마 내년도에도 올해에 적용되는 까다로운 가이드라인이 지속될 전망이 많다.
앞서 언급한 것들 이외에도 올 한해동안 모기지 시장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침체되지 말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앞서가는 한인사회가 되길 바란다. 한해 동안 이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인사를 덧붙인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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