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7월 하순이었다. 유엔주재 한국 대사인 박인국 대사와 한국 외대의 박철 총장을 모시고 뉴욕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한 대사는 한국인으로서, 반 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유엔에서 일하는데 대해 굉장한 자긍심과 감사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반 총장 이후에 앞으로 100년 안에 다시 한국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 이후 아시아계에서 사무총장을 하려면 최소한 몇 십 년을 기다려야 하고, 아시아계 차례가 올 때는 분명히 일본이나 중국에서 자기 나라 출신의 사무총장을 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식사를 하면서 우리의 화제는 어떻게 하면, 한국계 출신의 학생들을 유엔 등 세계적인 국제 기관에 많이 진출 시킬까 하는데로 이어졌다. 유엔에도 영어가 자유로운 인도계와 필리핀계가 많이 자리 잡고 있고 한국계 직원도 이미 많이 늘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계 학생들의 진출이 쉽지 않다고 한다.
46개국의 외국어 학과를 가지고 있고, 졸업하기 전 한 학기를 꼭 외국에서 학점을 이수하게 하면서 국제기관에서 인턴을 하도록 주선하는 박 총장은 한국의 취업난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한국에는 취업난 때문에 졸업이 무서워 휴학하는 학생이 많고, 취업이 안 되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도 많다. 취업을 하려면 성적도 좋아야 하지만, 인터뷰도 잘 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뷰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원도 생겨났다.
취업면접을 할 때 외모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취업준비를 하려고 성형수술을 하는 학생도 많다. 여러 경쟁 대학들이, 본교 졸업생들에게 좀 더 나은 취업기회를 주려고 ‘성적 부풀리기’에 들어간 지금 이젠 성적과 외모도 거의 평균점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플러스 알파’의 요인을 만들려고 외국에서의 인턴 경험 및 외국대학에서의 학점 이수를 추구 하는데, 이것도 이젠 많은 일류대학들이 시행하고자 하고 있어, 앞으론 별로 효력이 없어지리라고 한다.
이때 박 대사가 앞으로의 취업전선에서 ‘플러스 알파’의 조건은 세계적인 구호기관이나 저 개발 국가에서의 자원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엔과 같이 아프리카와 동남 아시아의 저개발국에 대한 지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구에서는, 영어 실력이나 명문대학 졸업이라는 배경보다는, 글로벌 인재로서 꼭 필요한 희생정신과 덕성이 더 요구 되리라고 한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오래된 일이지만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희생과 봉사가 요구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필요로 하는 시대정신이라는 것이다.
요즘에도 미국의 많은 명문대 졸업생들은 경영대학원이나 의대나 법대에 진학하기 전 대 도시의 슬럼가나 저개발국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다른 사람들 보다 더 좋은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자기들의 소중한 젊은 한때를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헌신 한다는 것이다.
박 대사에 의하면, 유엔에서 얼마 전 남자 직원 한명을 채용했다. 경영 대학원을 졸업한 후 캄보디아에서 2년간 자원봉사를 한 남학생이었는데 그가 얼마나 성숙한 인격을 지녔는지 그와 이야기 하다보면 꼭 어느 성자와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감동을 준다고 한다. 환경이 어렵고 문명이 뒤떨어진 저개발국가에서의 2년간의 ‘희생’과 봉사가 그 학생으로 하여금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도 우리보다 못한 지구촌의 수많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살려는 삶의 목표를 정하게 했고, 그의 앞으로의 꿈은 아프리카에 진출해 불쌍한 그곳 사람들의 복지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성탄을 맞이할 때마다 느끼는 심정이지만 즐거운 크리스마스 캐롤과 호화로운 쇼 윈도우의 장식과, 텔레비전에서 우리의 눈길을 유혹하는 수많은 광고들은, 우리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러나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희생’이다. 헐벗고, 병들고, 가난한 자들 편에 스셨던 그리스도는 자기 생명까지도 인류를 위해 주시기 위해서 유대땅 베들레헴의 초라한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다.
이러한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음미하며, 금년의 크리스마스가 우리 모두에게 좀 더 의미 있는 성탄절이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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