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고등학교 동창회엘 갔다가 아주 좋은 연설을 들었다. 미국 유전학계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날린다는 C 박사의 장수 비결에 관한 연설이었다. 처음에는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박사가 1953년에 유전인자(DNA)의 이중 나선 구조(double helix) 모델을 만들어 노벨의학상을 받았던 것하며 그로부터 50년 후에 인체의 구조 전반을 밝힌 Human Genome 연구 결과 발표 등 천연색 슬라이드가 배경으로 보이기는 했지만 너무 딱딱한 학술 강연 같은 인상이었다.
그러나 금년으로 50년이 된 인공 수정(IVF: in vitro fertilization)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저능아 아니면 지체 장애아로 태어날 확률이 크다는 것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면서부터 C 박사의 연설은 점점 재미있어졌다. C 박사는 그러면서 (무병) 장수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왓슨과 크릭 박사와 함께 연구에 참여했던 여자가 있었던 바 그가 요절하는 바람에 노벨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노벨상은 살아있는 인물들에게만 수여되기 때문이죠.”
살아있지 않고서는 인생만사가 무의미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C 박사는 미국 내과 및 가족의학 학술지에 실린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한 페이지짜리 인쇄물을 청중에게 배부시켰다.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남자가 75.2세이고 여자가 80.4세인 바 대부분의 유전학자들은 수명의 30%는 유전인자에 따른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수명의 70%는 사람이 조절할 수 있는 환경과 인간 활동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다. 다음에 열거하는 행동들에 따라 우리의 생명이 연장될 수도 있고 단축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우선 매일 81 밀리그램 크기의 베이비 아스피린을 한 알을 먹으면 5년을 더 살 수 있다. 결혼한 남자는 5년을 더 살게 된다는데 재미있는 대조는 여자의 경우에는 결혼을 했건 미혼이건 간에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C 박사는 “동창생 여러분들, 오늘부터 댁으로 돌아가셔서 사모님들을 잘 모십시오”라는 반진반농의 재담을 첨가했다. 그리고 정신을 자극시키는 수수께끼나 게임을 정규적으로 하면 5년을 더 산다니까 요즘 딸이 사준 I-PAD의 각종 게임에 열중하느라고 시간을 많이 낭비하는 나에게 아내가 잔소리를 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매일 과일과 채소를 다섯 번 먹으면 수명이 3년을 보탤 수 있단다. 호두나 아몬드 등 견과류를 정규적으로 섭취하면 2년이 수명에 추가 되는데 이빨 사이에 끼는 음식 조각들을 치실로 매일 제거시키는 일(dental flossing)이 2년이나 그렇게 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그리고 교회에 다니는 것 즉 종교 생활이 수명에 1년을 더한다는 내용은 조금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이다.
평균 수명을 깎아 내리는 행동들을 열거해 본다. 우선 하루에 6시간 내지 8시간의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수명을 1년 단축시킨단다. 또 건강에 좋다고 골프들을 많이 치지만 자외선 차단 크림을 얼굴이나 팔뚝에 바르지 않는다면 피부암에 걸릴 염려가 있어 평균적으로 2년 반을 덜 살게 될 터이니 조심하라는 게 C 박사의 당부였다.
살이 천천히 찌는 현상도 적신호인지 생명이 5년 단축된단다.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면 역시 5년을 덜 살게 되며 난삽한 성행위도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균 수명을 15년까지도 줄일 수 있는 두 가지 행위는 담배를 피우는 것과 혈관을 통한 마약 사용이라니까 독자들 중 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분이 있다면 큰 결심으로 단번에 절연(cold turkey) 하도록 권면한다.
C 박사는 잘 만하면 인간들이 120세까지 살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결론을 지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근본 목적은 완전한 인간들이 지상 낙원에서 영원히 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반역으로 실낙원을 했고 그들의 후손들인 우리 모두가 죄와 사망의 노예가 된 것이 인간 역사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속물로 지상에 보내 주셨기 때문에 그 분의 희생을 통해 영생이 가능해졌다(요한 3:16). 주기도문에 따라 하나님의 왕국이 하늘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를 통치하는 날이 오면 지상 전체가 복낙원이 되어 하나님께 순종하는 모든 인간들이 영원한 생명을 즐기게 되며 무덤 속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부활되는 것을 영접하여 생명의 길에 동참할 것이다(요한 5:28~29, 계시록 21:4). 모든 악과 고난이 근절되고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도 이루어지는 것만이 장수 정도가 아니라 영생의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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