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30일 한국과 미국의 무역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Korea-U.S. Free Trade Agreement, ‘KORUS’ FTA)에 가서명하였다. 3년이 지나도록 국회 비준상정도 못하고 기다리다가 그간 추가협상은 없다고 한 김종훈 한국 외교통상부 통상교섭 본부장의 말에도 불구하고 금년 11월 30일부터 12월3일까지 마지막 추가협상을 통하여 합의를 도출하였다.
한국에서는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의원들도 김종훈 통상본부장에게 미국에게 너무 양보하였다며 사과를 하라고 하고 크게 꾸짖은 것을 언론이 크게 보도하였다. 추가협상에서 미국에 더 주고 덜 받았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추가협상 결과는 미국에게 유리하고 한국에게 불리한 것인가?
한마디로 말한다면 미국보다 한국에게 더 유리한 FTA다. 그러므로 김종훈 통상본부장을 꾸짖을 것이 아니고 칭찬을 해야 한다. 그간 추가협상이 있을 수 없다고 한 것은 조금이라도 덜 양보하려는 협상전술로 좋게 보아야 한다.
그리고 FTA로 양국의 관세가 없어지면 현재 적용되는 미국의 낮은 관세와 한국의 높은 관세가 없어지니까 미국이 더 덕을 본다는 것은 너무나 모르고 하는 억지이다.
미국 시장의 크기와 한국의 시장 크기를 우선 비교하여 보아야 한다. 미국의 인구 3억은 한국 인구 5,000만의 6배이다. 그리고 미국의 국내 총생산량 (GDP)은 2010년 1분기에 14.58조달러($14.58 trillion)였고 한국의 GDP는 9,044억달러($904.4 billion)였다. GDP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시장의 규모는 한국시장의 16배이다.
이번 재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협상 대상이었던 자동차의 관세를 보자. 미국의 승용차 관세는 2.5%이고 한국의 승용차 관세는 8%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승용차 무관세는 40%(2.5%×16)의 관세가 없어지는 효과나 마찬가지이다. 즉 한국 승용차는 5배의 무관세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화물 자동차의 미국 관세는 25%이다. 이 관세가 없어지면 앞으로 한국산 화물 자동차가 미국 수출될 때 일본이나 구라파의 화물 자동차보다 훨씬 가격상 우위에 있게 된다. 2009년에 한국은 44만9,000대를 미국에 수출했으나 미국산 수입은 고작 6,000대였음을 보아 자동차에 한해서도 누가 더 상대방 시장에 의존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의 대외무역 의존도는 19.5%인 반면 한국의 대외무역 의존도는 70%이다. 한국의 경제는 해외시장 없이는 설자리가 없다. 그만큼 미국시장이 한국에 주는 혜택이 한국시장이 미국에 주는 혜택보다 훨씬 크다. 한국 상품이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1998년 4.6%에서 2009년 2.5%로 절반가량 줄었다.
그 반면 중국 상품의 미국시장 수입시장 점유율은 2009년에 19%나 된다.
한국이 끝까지 추가협상을 거절하여 한미 FTA가 미 상원과 하원의 비준을 못 받아 무효가 되면 벌써 미국 소비품 수입시장을 중국에 오래 전 부터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입는 피해는 더 크게 된다.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 모두가 그 이전보다 경제적 이익을 더 얻게 되는 소위 윈-윈(Win-Win) 협정으로 보아야 한다. 한미 FTA로 한국 상품이 미국시장에 많이 팔리면 한국산은 소비재가 다수이므로 미국산이 아니라 중국산이나 일본산을 대체하는 경우가 더 많게 된다.
그리고 미국상품의 한국 진출도 미국산은 소비재보다는 원자재나 공산품으로 역시 한국산과의 경쟁보다는 일본과 구라판 산과의 경쟁이라고 보아야 된다. 쉬운 예로 미국 쇠고기는 한우와 경쟁한다기보다는 호주나 뉴질랜드 쇠고기와의 경쟁이 더 심하다.
공화당 정권이 끝낸 협정을 민주당 정권이 추가 협상하였으니 미 의회의 비준이 그 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하루 속히 양국 의회가 비준하고 관계 법률이 통과되어 한미 FTA가 발효됨으로 양국의 경제 발전에 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우리 재미 한인들도 양국의 의원들에게 한미 FTA를 조속히 비준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본다.
이청광
퍼시픽스테이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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