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 한인교회협의회가 주최한 나라와 민족과 남북통일을 위한 ‘미스바 구국 기도회’가 올 네이션스교회에서 열렸다. 떠나온 조국 대한민국이 6.25 이후 가장 위협적인 무력침공을 받아 평화로운 연평도 마을이 불에 타고 민간인 희생자까지 나오면서 온 나라와 국제사회까지 한반도에 전운이 감도는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 마련된 당연하게 요구되는 기도 모임이었다. 어쩌면 교회와 성도들이 책임을 모면 할 수 없는 신앙과 이 시대 교회의 사명을 스스로 돌아보는 성숙한 모습을 기대하시는 우리 주님 앞에 무릎 꿇는 화해의 자리라 생각되었다.
이 날 말씀을 준비하신 이원상 목사님은 “여호와여 우리 땅을 고쳐 주소서” 역대하 7장을 본문으로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어떤 정치나 이념적인 목적으로 누구를 규탄 하는 자리가 아니며 8천만 한민족의 염원인 통일과 수백만의 순교적 피 흘린 희생을 돌아보시는 긍휼을 간구하는 말씀을 전했다.
이날 순서에 따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의 권력자들이 무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힌반도에 평화적 통일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슬픔을 당한 가족들과 연평도 주민들의 생업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위정자들을 위해, 우리 교회들과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도록, 이민교회와 사회가 한 마음으로 놀라운 이민 역사를 세워갈 수 있도록, 국군 포로와 납북 인사들의 조속히 귀환 되도록, 함께 기도했다.
나는 집에 돌아오면서 이 기도자리에 감히 동참할 수 있었음을 감사드렸으며 한편 슬픈 마음에 분노도 들었다. 워싱턴 지역에 300여 한인교회와 수만에 이르는 성도들, 새벽마다 조국을 위해 기도하던 성도들은 이 시간 어디서 무었을 하고 있는가? 조국의 안전은 바로 나의 안전이요, 내 집에 불이 붙었는데 뒤에서 구경만 할 것인가? 기도는 언제? 무엇을 위해? 누구만을 위해 할 것인가? 기독교의 나라사랑은 기도로 시작되었다.
미스바 구국 기도는 온 백성이 통회하는 의식으로 물을 길어 여호와 앞에 붓고 그날에 금식하고 회개 하였으나 우리는 금식은커녕, 그 날 중에 한 시간을 조국을 위해 기도하기를 사양한다면 자신의 안전까지도 포기할 것인가?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만약 저녁 식사가 늦어졌다면 숟가락을 내려놓고 달려오는 최소한의 성의와 관심, 휴식을 위한 TV 시청을 반납하고 이런 저런 일상의 분주함을 떠나, 조국의 위기 앞에서 나의 회개와 간구가 요구되는 그 자리를 비워놓는 나태한 어리석음은 하나님께도 나 자신에게도 얼마나 큰 손실인가?
오직 내 자신, 오직 내 교회만이 중심이 되는 유아적인 신앙자세는 우주적이고 역사를 지배해야 할 교회와 성도들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십자가의 복음은 내가 중심이 아닌 내 이웃을 위한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핵심을 간과하면 신앙의 기본마저 그 안전성을 잃게 된다는 사실이다.
오늘, 우리는 역사의 마지막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성경에 예언된 말씀을 세상이 성취하며 정치, 경제, 과학, 문화, 사회, 자연계가 입증하고 있다. 이제 우리 성도들은 세상과 구별된 경건한 삶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마땅히 감당하기 위하여 믿음의 모든 장애 요소들을 과감히 제거하는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워싱턴 지역 교계의 중요한 7개 단체가 협력했고 여덟 분의 기도 인도자가 순서를 맡았는데 막상 기도할 중보 기도자들을 위한 빈자리가 너무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300여 교회에서 한명의 성도들만이라도, 300여 교회의 목회자들이 다른 바쁜 일정이나 개별 교회 프로그램을 조금 미루기도 하면서까지 교회 협의회가 주최하는 구국 기도회에 동참할 수 있었다면 바로 그 모습이 한인교회들을 향한 우리 주님의 심정이 아닐까?
성도들에게 주님 앞에서 복음 안에서 하나 되는 본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함이 없다면 교회간의 협력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부흥이 앞선 교회는 부흥이 늦어진 교회들을, 선배 목사님들은 후배 목사님들을 위해 더욱 기도하고 격려하며 협력하는 진정한 경건이 워싱턴 교계에 활력이 되기를 기도 한다. 세계 복음화에 앞서 워싱턴 지역 복음화의 풍성한 결실이 주님 앞에 드려질 것이다. 한 평신도의 슬프고 노여웠던 마음을 누군가 공감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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