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TV 광고 중에 피닉스 대학교(University of Phoenix) 광고가 많다. 어린 아이들을 돌보아야 되는 엄마들이나 직장인들이 온라인으로 교육 받아 학사, 석사는 물론 박사 학위까지 받을 수 있어 장밋빛 장래가 펼쳐질 것 같은 인상을 주니까 귀가 솔깃해질 만도 한 광고들이다.
그러나 광고 중 어디에도 피닉스 대학교가 학생들을 교육시켜 사회의 유용한 일꾼들이 되게 함으로써 돈을 버는 것 즉 주주들에게 투자에 대한 이윤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는 영리 대학교(for profit university)라는 인상은 눈 씻고 보려고 해도 없다.
미국 독립 전후해서 존재해왔기 때문에 건물에 담쟁이덩굴이 엉겨 붙었다고 해서 아이비리그라 불리는 동부의 여덟 개 명문 대학들은 분명 사립대학이지만 교육과 학문 연구를 통한 사회 발전과 아울러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동창이나 기업들로부터 모금을 열심히 하더라도 결코 영리 단체는 아니다. 더군다나 19세기 여러 주에서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 예산에서 운영비의 대부분을 지원받기에 토지 무상 대학(Land Grant University)라고 알려진 주립대학교, 그리고 2년제 초급대학이 공립 교육기관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영리 대학들로 광고를 많이 하는 학교들 중에는 피닉스 말고도 캐플란(Kaplan) 스트레여( Strayer) 그리고 ITT 등이 있다. 뉴욕 증시나 나스닥 등 주식 시장에 주를 상장하고 있는 관계로 수지 타산과 대차대조표가 중요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주립 또는 공립 대학들 보다 학비가 비싼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가정주부들이나 제대 군인들 그리고 특히 소수계의 젊은이들이 비싼 수업료를 자력으로 지불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미국 정부가 지불보증을 하는 학자금 융자의 필요가 등장한다.
영리 대학들은 학생 모집에 열을 올리게 되고 가난한 학생들이 학자금 융자를 받도록 도움을 주는 게 현실이다. 그런 과정에서 자기네 학교 학위를 취득하면 고수입을 올리게 된다는 식의 과장 내지 허위 내용과 입학하고 보라는 압력이 적지 않아 연방정부 조사기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영리 대학들은 얼마나 사회에 기여하는가? 여러 여건으로 비영리 사립대학이나 공립대학에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학위를 받을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또 일부 졸업생들이 성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또한 단점도 많다.
최근 어떤 연구기관은 영리 대학들이 학생들을 빚으로 몰아넣는다는 점과 아울러 엄청난 급성장을 보았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의 붕괴를 가져온 무자격자들에 대한 융자기관의 행태와 흡사하다고 혹평했다. 그 기관의 보고서에 의하면 4년제 영리 대학 학생들 중 22%만이 6년 이내에 학위를 받는다. 공립 대학생들은 55%가 6년 이내에 학위를 받고 비영리 사립 대학생들은 65%가 그리한다는 통계와 비교된다.
영리 대학들이라고 천편일률적으로 다 같은 것은 아니고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뉴욕의 시각예술학교는 학생 수가 3,300여명인데 67%나 6년 이내에 학위를 받는가 하면 학생 수가 무려 23만이 넘고 캠퍼스가 42개라서 미국에서 가장 큰 영리 대학교인 피닉스 대학교의 학생들은 9%만 그리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영리 대학들이 학생 모집에 있어서 허위나 과장 광고와 압력을 쓰지 못하도록 법 개혁을 모색 중으로 보도되고 있다. 법 개혁 중에는 연방 보조금을 급감시키는 안건도 들어 있어 영리 대학들의 연합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대 연방의회 로비도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런데 로비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워싱턴 포스트의 도날드 E. 그래함 회장도 포함돼 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방송국들 말고도 포스트 본사는 캐플런 대학교 등 캐플런 영리 교육기관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본사의 수입 중 반이 캐플런 쪽의 수입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포스트지가 본사와 캐플런의 관계를 밝히면서 영리 대학들에 대한 연방 규제를 반대하는 사설을 쓴 것이 이해가 된다. 독자들은 포스트가 영리 대학들에 대한 기사 취급에 있어서 몸을 도사린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아전인수의 경우인가?
남선우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