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사람은 불안한 동물이다. 여기서 동물이라 함은 다른 동물과 생태학 및 생리학 혹은 생물학적으로 거의 같은 면을 갖고 있기에 그렇다. 그렇다고 사람을 비하하여 말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사람은 다른 동물과 정신적, 영적, 사회적 측면 등에서 다른 것이 많다. 사람은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으며 문명을 이룩해 놓았다. 이 같은 것은 다른 동물들에겐 없다. 사람에게서 불안을 빼내어 버린다면 그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천사가 되어 버릴 것이다.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천사가 존재한다면, 그 천사에겐 분명 불안 같은 것은 없으리라. 어쩌면 사람이, 사람이 될 수 있는 존재가치 중 하나는 사람에게 있는 불안 요소가 있기에 그럴는지도 모른다.
어디, 사람에게서 불안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가 있겠는가. 불안을 극복하며 살아갈 때 사람은 행복을 느끼며 존재가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천사에게도 불안 같은 것은 없겠지만 죽은 사람에게도 불안 같은 것은 없다.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 그것도 정신병자가 아닌 정상적인 사람에게만 불안은 잠재하며 활동한다. 사람이 불안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잠 잘 때이다. 그러나 악몽을 꾸면 꿈속에서조차 불안을 맛보아야 한다. 그래도 잠자는 시간만큼은 불안하지가 않는 것은 잠자는 사람은 죽은 사람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안이 가중되면 사람은 잠도 제대로 못 잔다. 빚 독촉을 받는 사람들은 자나 깨나 돈 걱정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하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이 술과 마약과 흡연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불안 때문일 것이다. 알코올, 코케인, 니코틴 성분이 뇌기능을 마비시켜 불안한 감정을 완화시켜 준다. 흡연과 음주가 얼마나 나쁜지 알면서도 금연, 금주하지 못하는 것은 습관성도 있지만 담배를 피워 물면 혹은 술을 마시면 그만큼 불안이 해소 되고 정신적으로 안정되기에 그럴 수도 있다. 술의 경우, 술을 많이 마시면 아예 뇌기능을 정지시켜 블랙홀 상태로 빠지게 한다. 블랙홀 상태는 몽유병환자처럼 행동을 하게 한다. 이런 상태는 살아 숨을 쉬고 있다 해도 살아있는 상태가 아니다. 불안한 상태는 없어진다 해도 술에서 깨어나면 다시 불안은 고개를 들고 전 보다 더 불안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불안을 이기려고 마시다보면 술중독자가 된다.
이토록 불안한 동물, 즉 인간은 무엇인가. 왜 사람은 불안을 떨쳐버릴 수가 없을까. 그 방법은 여러 가지로 있을 수 있겠다. 종교와 예술을 통해, 과학과 학문을 통해, 또한 비즈니스 등을 통해 자기 성취를 이룩할 때 불안 요소는 없어지지 않을까. 그래도 남는 것은 죽음과 사후에 대한 불안 등이다. 불안한 동물인 사람. 동서고금을 비롯해 수많은 철학자, 신학자, 종교학자, 인문학자, 과학자등이 사람으로 태어난 자신을 인식하고 도대체 사람이란 무엇인가 고민, 고민하다 많은 저술들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다. 떠난 사람들의 저술을 근간으로 지금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뿌리인 사람의 정체를 알아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고등종교의 하나인 기독교신학 가운데 ‘인간론’이란 것이 있는데 그 분야의 저술들만 해도 수십 수백만 권이 넘을 것이다. 성경, 불경, 노자의 도덕경, 장자의 내편·외편·잡편 등등 수억 권의 책들이 인간과 인간사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의 사는 길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편들을 담아두고 있다.
인류 탄생 이래 수없이 회자 되어 온 인간. 사람 속에 잠재되어 우리를 떨게 하는 불안 요소들. 진정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이 물음에 답을 찾지 못하여 극단을 취하는 사람들이 곧 자살하는 사람들이다. 생명을 끊음으로 인해 불안에서 해방되려고 하는 그들의 심리지만, 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잠재해 있다. 불안에서 해방되려 하지 말고 불안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더 불안해지지 않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불안한 존재로 태어났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러나 사람이 다른 동물하고 다른 것은 불안을 극복할 수 있게도 태어났음이다. 사람은 불안한 동물이지만 불안을 껴안고 불안을 극복할 수도 있는 동물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